
봄이 다가오면서 봄꽃 개화시기가 화제다. 기상정보업체 웨더아이에 따르면 개나리는 14일 제주에서 가장 먼저 꽃망울을 틔웠고, 부산 대구(15일), 광주 포항(16일) 순으로 샛노란 인사를 건넨다. 진달래는 제주 여수 부산 포항에서 16일부터 상춘객의 마음을 흔든다. 그리고 봄의 상징과도 같은 벚꽃은 제주에서 22일 시작해 부산(23일) 대구(24일) 포항(25일) 여수 전주(26일)에서 차례로 핑크빛 낭만에 돌입한다. 서울 기준으로는 개나리와 진달래가 22일, 벚꽃은 다음달 1일부터 꽃잎을 연다. 3~4월 반려동물과 함께 꽃놀이를 떠나기 좋은 여행지를 꾸렸다.
◆ 경주 벚꽃·겹볒꽃에 취하다… 반려가족 전용 호텔서 ‘호캉스’도
경북 경주시의 토박이 김예리씨는 “경주사람은 타 지역으로 벚꽃놀이를 갈 필요가 없다. 곳곳에 벚나무가 있어 봄기운을 가득 느낄 수 있다”며 추천 스폿으로 보문정, 불국사 앞뜰, 숲머리 선덕여왕길을 꼽았다. 김씨는 “3월말부터 4월초에는 벚꽃, 4월 중순부터 말까지는 겹벚꽃이 유명한 장소들이다. 사진도 예쁘게 나오는 곳”이라고 자랑했다.
그가 추천한 세 곳 모두 반려견 동반이 가능하다. 불국사의 경우 내부는 문화재법상 반려동물 출입이 안 되지만, 불국사 주차장에서 불국사까지 가는 길, 그리고 불국공원은 반려가족도 마음껏 발자국을 남길 수 있어 흐드러지는 벚꽃에 취할 수 있다.

당일치기가 아쉽다면 하루 혹은 며칠 묵으면 된다. 많지는 않지만 반려동물 동반 호텔과 펜션 등 숙소가 있다. 특히 보문관광단지 내 위치한 반려가족 전용호텔 키녹은 벚꽃여행을 떠나온 이들을 위해 ‘체리 블라썸 피크닉 패키지’도 최근 출시했다. 객실 1박, 피크닉 세트, 스니프 먹거리 박스, 펫파크 입장권 등으로 구성된 상품이다.
키녹 관계자는 “벚꽃 시즌이면 키녹 주변이 화사한 분홍빛으로 물든다. 인근에 보문정과 보문호수 산책길 등 벚꽃 명소도 많은데 모두 숙소에서 도보 이동이 가능해 반려견과 벚꽃비를 맞으며 걸을 수 있다”고 말했다. 키녹은 주중 여행객을 위한 얼리버드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 거제 동백꽃, 구례 산수유꽃, 태안튤립… 몸만 가면 되는 패키지여행
국내 최초 반려동물 전문 여행사 펫츠고 트래블은 ‘2025 꽃 투어 시리즈’ 기획전을 통해 남부 지방을 위주로 전국 9곳으로 꽃놀이를 떠날 수 있는 패키지를 운영 중이다. 경남 거제군으로 떠나는 1박2일 여행상품은 동백꽃 가득한 지심도와 유채꽃·수선화로 유명한 구조라 방문이 메인이다. 특히 동백꽃은 보통의 꽃과 달리 11월말 개화해 2~3월 만발해 요즘이 하이라이트다. 거제시도 해당 패키지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
역시 비교적 빨리 봉오리를 틔우는 산수유꽃을 즐길 수 있는 여행상품도 인기다. 산수유 마을로 유명한 전남 구례군, 100년 산수유 군락지로 알려진 백사마을이 있는 경기 이천시로 떠나는 패키지가 참가팀을 모집 중이다.


4월8일부터 5월6일까지 세계튤립박람회가 열리는 충남 태안군으로 떠나는 1박2일 여행상품도 있다.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일원에서 국내 최대규모인 270만 송이의 튤립에 댕댕이와 파묻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청산수목원을 방문해 수선화 등 다양한 꽃을 볼 수 있는 코스도 있다. 그밖에 전남 여수시와 목포시, 경북 안동시에서 벚꽃놀이를 하는 여행상품 등이 있다.
이태규 펫츠고 대표는 “봄 시즌이라 확실히 꽃놀이 여행을 떠나려는 반려가족이 많다”며 “반려동물 동반여행의 수요가 매년 커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그에 대응하기 위해 꽃놀이 여행상품도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늘렸다. 협조하는 지자체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펫츠고는 전용 반려가족 전용 관광버스를 운영하면서 동반 출입이 가능한 식당과 숙소 등도 포함해 ‘몸만 가면 되는’ 패키지 여행을 운영하는 업체다.
◆ 벚꽃 핀 수성못서 오리배, 제주 유채꽃과 견생샷… 댕댕여행지도 코스
대구 수성못은 매년 봄 연못 주변으로 개나리, 산수유꽃, 홍매화, 납매화, 벚꽃 등 다양한 꽃이 핀다. 반려견과 꽃향기 맡으며 산책은 기본, 강아지와 함께 오리배도 탈 수 있다. 인근 동네에서 거주하는 반려인 설진환 씨는 “지난해 봄, 우리 아이와 처음으로 오리배를 같이 탔다. 사람이 직접 발을 굴러야 해서 다리는 아팠지만 ‘레임’이 사진이 잘 나와서 대만족이었다”고 말했다.

3월의 제주 서귀포시 섭지코지는 유채꽃 명소로 첫손에 꼽힌다. 반려견과 함께 노랗게 만발한 유채꽃밭에 들어가 제주 바다와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서면 발로 찍어도 아름다운 인생샷, 견생샷을 건진다. 바다를 보며 함께 걸을 수 있는 산책로도 있어 한국에서 가장 일찍 찾아온 봄의 공기를 가득 들이마실 수 있다.
수성못과 섭지코지는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공개한 ‘댕댕여행지도’에 담긴 반려견과 함께 떠나기 좋은 여행지 10곳 중 일부로, 앞서 공개한 경주 보문관광단지, 태안 꽃지해수욕장도 포함되어 있다. 그밖에 오천그린광장(순천), 포천아트밸리와 한탄강 주상절리길(이상 포천), 계족산 황톳길(대전), 교도소 세트장(익산), 강아지숲(춘천)으로 반려가족의 발을 이끄는 지도다.
해당 여행지는 관광공사 선정 ‘펫 관광자원 100선’과 카카오내비의 최근 1년 길 안내 데이터를 활용해서 만들어졌다. 지도 내 여행지를 클릭하면 관광 정보와 더불어 요일별 방문 비율, 반려동물과 함께 가기 좋은 주변 인기 방문지도 볼 수 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