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궈 가자는 취지로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아기와 함께 가정을 키워나가려는 부부도 많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생각보다 많은 부부가 '난임'이라는 벽 앞에서 고민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부부가 1년 이상 피임 없이 정상적인 성생활을 했음에도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난임으로 정의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 난임·불임 환자 수는 약 38만 명이다. 7쌍의 부부 중 1쌍이 아이를 갖고 싶어도 갖지 못한다.
김재욱 민트병원 정맥류센터 원장(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전문의)은 “난임의 원인은 다양하다. 여성이 난임인 경우가 많다는 인식이 있지만 여성과 남성이 각각 절반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여성의 경우 배란 장애, 난관 폐쇄를 비롯해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증 등의 자궁질환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남성 남임, 남성 불임 원인 1순위는 정계정맥류라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첫째 자녀를 낳은 뒤 둘째 자녀가 잘 생기지 않는 2차성 난임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정계정맥류는 전체 남성의 약 15%에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음낭정맥이 역류로 인해 혈액이 한 곳에 고이고 고환 주변으로 울퉁불퉁한 혈관이 튀어나온다. 쉽게 말해 음낭에 발생하는 하지정맥류다.
이를 방치할 경우 외관상의 문제는 물론 통증을 동반하기도 하며, 고환의 온도가 올라가 정자 활동성이 낮아질 수 있다. 이것이 난임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다만, 모든 정계정맥류가 난임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진행 상태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한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다행히 정계정맥류의 치료는 비교적 간단하고 완치율도 높은 편이다. 특히 최근에는 의학기술의 발달로 피부를 절개하고 혈관을 결찰하는 수술 대신 혈관 내로 진입하는 인터벤션 치료를 통해 비전신마취 치료가 가능하다. ‘정계정맥류 색전술’은 팔에 국소마취를 한 후 혈관 안으로 카테터를 진입시켜 백금실과 경화제로 문제 혈관을 막는 방법이다.
재발률 또한 5% 미만으로 미세현미경수술과 비슷하거나 더 낮다. 혈관 안으로만 진입하므로 수술을 통한 감염, 음낭수종 등의 부작용도 없으며 회복이 빨라 바로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하다
정계정맥류 색전술은 지난 1980년 독일을 중심으로 시행되어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는 1차 치료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인터벤션을 전공한 영상의학과가 있는 병원에서 치료 받을 수 있다.
김재욱 원장은 “20분의 시술 시간과 당일 퇴원으로 바쁜 직장인·학생·군인들까지 부담 없이 치료받을 수 있다는 것이 이점”이라며 “난임 또는 불임으로 고민 중이라면 수술을 두려워 말고 적극적으로 검사와 치료를 받아볼 것”을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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