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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윤정 “강유석만 외향인, 초반엔 ‘밥 먹자’ 하면 다들 ‘다음에 보자’고”

입력 : 2025-05-19 12:30:00 수정 : 2025-05-19 22:2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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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종영 인터뷰
"초반엔 어색했던 동기들, 한 달 만에 ‘날아다녔죠’"
"인기 체감? 그럴수록 실수하고 싶지 않아요"
고윤정은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종영을 앞둔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MAA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오이영은 빚을 갚겠다는 목표로 종로 율제병원에 발을 들인 이후 극적인 변화를 겪는다. 무뚝뚝한 말투와 적나라한 표정으로 사회생활은 낙제점이지만 진심으로 환자를 대하며 마음의 벽을 점차 허문다. 이야기의 끝에서 오이영은 의사로서 기술은 부족할지 몰라도 동료들과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정도의 슬기로움은 갖추게 된다. 극이 진행되면서 오이영이 점차 슬기로워지는 것이다.

 

고윤정도 오이영과 닮았다. 생각지도 못한 직업을 갖게 되면서 처음에는 미숙했을지 모르나 연차가 쌓일수록 슬기로운 배우가 되어간다. ‘언슬전’은 고윤정의 슬기로움이 어느 때보다 빛난 작품이다. 설득력이 부족할 수 있는 서사도 입체적이고 디테일한 표현력으로 극에 몰입을 부여했다. 디즈니+ ‘무빙’이 고윤정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작품이라면 ‘언슬전’은 미모만큼이나 눈부신 연기력을 증명한 작품이다.

 

고윤정은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종영을 앞둔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화려하고 도도해 보이는 미모와 다르게 고윤정은 실제로 털털한 성격을 가졌다. 예능에서 돋보이는 꾸밈없는 말투와 시원한 성격은 고윤정의 반전 매력이다. 툭툭 내뱉는 시크한 말투의 오이영과 닮았다는 반응이 많았던 이유다. 

 

고윤정은 “대본은 오디션 이후에도 수정이 많이 됐다. 작가님이 배우를 먼저 만나고 픽스가 되면 그 배우에 맞춰서 (대본을) 써주시는 것 같다. 그래서 각자 캐릭터랑 싱크로율도 높았고 그 상태에서 촬영을 들어가니 편하고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영혼 없고 시니컬한 성격의 오이영은 매사에 의욕이 없는 인물이지만 구도원(정준원)을 만나고 바뀐다. 위기에 처할 때마다 구해주는 구도원에게 반한 오이영은 일할 때와는 다르게 앞뒤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현한다.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에서 오이영을 연기한 배우 고윤정. 사진=tvN

 

고윤정은 “초반에는 일할 땐 의욕이 없고 연애할 땐 의욕이 있다고 비쳤을 수도 있는데 사실 이영이한테는 계기가 필요한 것 같았다. 일할 때는 큰 계기가 없이 빚을 갚겠다는 목적 하나밖에 없어서 의욕 없이 겨우 해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랬던 이영이가 구도원에게는 4년 차 치프의 멋있는 모습과 너무 힘들 때 구제해 주고 위로해 주는 모습에 꽂혔다. 구도원에게 저돌적으로 의욕이 앞서 있는 모습이었는데 그런 면은 나와 비슷한 것 같다. 저도 하나에 꽂히면 앞뒤 안 보고 올인하는 편”이라고 캐릭터와 닮은 점을 언급했다. 

 

히어로처럼 수술을 안정감 있게 이끌고 위기에 처한 오이영을 돕는 구도원의 든든한 모습은 러브라인의 가장 큰 설렘 포인트였다. 현실의 고윤정도 마찬가지다. 고윤정은 “구도원 인간 자체를 봤을 때 이상적인 사람이고 저 또한 그런 사람이라면 너무 좋다. 선배로서도 존경스럽고 제가 남자라면 형으로서 모시고 싶은 형이다. 그런 어른다운 어른이 없으니까 저였어도 사랑에 빠졌을 것 같은 다정함이 있다”고 웃었다. 

 

정준원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서는 “진짜 구도원 그 자체였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어 “정준원 오빠랑 여덟 살 차이가 나는데 나중이 돼서여 알았을 정도로 저희 1년 차들이랑도 정말 잘 놀았다. 실없는 농담도 잘한다. 진짜 구도원 같다”고 전했다. 

 

사진=MAA

 

오이영과 구도원이 본격적으로 이어지기 전까지의 서사부터 연애가 시작된 이후의 로맨틱한 코미디까지 두 배우의 호흡은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고윤정은 “간질간질하고 서로 마음을 확인하고자 하는 8부까지는 (연기를) 열심히 준비해서 갔다”며 “그 이후부터 거의 코미디로 갈 때는 계속 웃으면서 촬영했다. 아무리 바빠도 연기를 일단 너무 잘하는 선배님이고 아이디어도 많다. 그리고 연기를 하면 잘 받아주는 배우여서 (촬영이) 웃다가 끝났다”고 정준원에게 감사를 전했다.

 

촬영을 통해 배운 가장 큰 감정은 ‘함께하는 즐거움’이다. ‘무빙’을 통해 또래 배우들과의 시너지를 경험한 후 연기에 대한 시선이 한층 넓어졌다. 고윤정은 “사실 지금도 특별한 목적이나 목표는 없다”며 “그런데 ‘무빙’ 때 친구들이랑 학교 다니듯이 촬영을 하고 놀다가 온 것 같은데 결과물이 너무 좋았다. ‘모두가 즐기면 결과물도 좋을 수 있구나’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렇게 현장에서 즐겁게 촬영을 해 보니까 다음 현장도 기대되고 그다음도 좋은 친구들이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현장에서 친해지고 편안하게 서로 시너지를 주면서 즐겁게 다 같이 작품을 만드는 매력에 꽂혀 있다”고 연기할 때의 마음가짐을 전했다. 대학생 때까지 연기가 아닌 미술을 전공한 사실을 언급한 고윤정은 “그림은 혼자 그리고 내 능력치만큼만 결과물이 나온다. 저는 제 연기를 하고, 상대 배우가 있고, 감독님은 연출을 하고 모두 다 같이 으쌰으쌰 하면 이렇게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팀워크에 꽂혀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MAA

 

앞선 시리즈인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시즌2까지 많은 사랑을 받았다. ‘언슬전’의 시즌2가 나온다면 어떨까. 고윤정은 “반반인 것 같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는 것이다. 이어 “이번에 선배님들이 특별출연을 해주셔서 이익준(조정석), 김준완(정경호)이 여전히 잘 지내고 있다는 걸 보여주시니까 팬들도 되게 반가워하더라”라며 “그런 마음으로 오이영도 잘 살고 있다는 마음을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만약 시즌2를 하게 된다면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시즌2’가 되는 건데 그럼 그때도 슬기로워지지 못한 것 아닌가. 그것보단 저희는 이미 슬기로워졌고 시즌2의 또 다른 1년 차 주인공들이 하는 게 더 재밌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렇게라도 제작이 된다면 저는 여러 번이든 특별 출연할 의향이 있다”고 미소 지었다.

 

레지던트 1년 차 동료 표남경(신시아), 엄재일(강유석), 김사비(한예지)와는 이 시대의 MZ와 같은 관계 변화를 보여준다. 초반엔 죽어도 같이 밥을 안 먹을 정도로 살갑지 않은 사이지만 여러 에피소드를 거친 뒤 진정한 동료가 된다. 실제 배우들 간 사이도 마찬가지였다.

 

고윤정은 “실제로 저희가 다 내향인이고 강유석 오빠만 외향인이다. 오빠가 주말에 채팅방에서 ‘뭐해, 밥 먹자’ 하면 나머지 저희는 어색해서 ‘다음에 보자’ 그랬다”며 “극 초반 동기들처럼 거리감이 있고 어색하면서도 친해지고 싶은 눈빛이 눈치 게임처럼 서로 있었다”고 떠올렸다. 

 

사진=MAA

 

이어 “현장에서 한 달 정도 됐을 때 마침 극 중에서도 저희 동기들이 친해지는 타이밍이었다. 그때랑 실제 저희가 친해진 타이밍도 맞았다. 그 뒤에는 더 가속도가 붙었다. 재밌게 촬영을 해도 된다는 게 허용이 됐을 때부터는 저희끼리 날아다니면서 웃고 재밌게 촬영했다”고 전했다. 

 

‘무빙’으로 스타 덤에 오른 이후 고윤정은 현재 20대 여성 배우 중 눈에 띄는 워너비 스타다. 업계는 물론이고 광고계 러브콜 또한 쏟아지고 있다. 누군가에게 선망의 대상이 된다는 건 기쁜 일이지만 책임감도 주어진다. 고윤정은 “말씀해 주시면 그때서야 ‘아 그렇구나’라고 (인기) 체감을 하는 것 같다”면서도 “그럴수록 긴장도가 높아진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상식이나 제작발표회, 라이브 방송을 할 때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 이유가 이제 민폐 끼치거나 실수하고 싶지 않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복합적으로 긴장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며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있으면 ‘실수를 하면 안 되겠다’, ‘더 완벽한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마음도 생긴다. 그래서 너무 감사하지만 ‘이제 내가 정말 잘해야겠구나’ 생각이 든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한 부담이 압박감으로 다가오지는 않는지 묻자 “일할 때는 좋든 나쁘든 스트레스는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일을 성공적으로 해내고 좋은 결과물이 나왔을 때 오히려 더 좋은 에너지가 오는 것 같다”고 의연하게 답했다. 

 

7년 차 배우지만 고윤정은 스스로를 아직 ‘전공의 1년 차’ 배우라고 표현했다. 이제야 조금씩 자기 몫을 해나가는 시점이지만, 여전히 배울 것이 많다는 것이다. 고윤정은 “이제는 그래도 우왕좌왕하지 않고 제 일은 알아서 할 수 있는, 딱 1인분 정도는 하는 것 같다”면서도 “아직은 배울 점이 너무 많다. 전공의 1년 차 11개월 정도인 것 같다”고 재치있게 비유했다. 

 

사진=MAA

 

이어 “전공의들이 여러 과를 돌아다니면서 자신이 진짜 원하는 전공을 찾는 것처럼 저도 지금 다양한 장르를 경험해보며 뭐가 더 재밌고 내가 흥미를 느끼는지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고윤정이 생각하는 슬기로운 배우는 무엇일까. 그는 “기본적으로 연기는 당연히 잘해야겠지만 그뿐 아니라 현장에서 주변을 살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또 개인적으로 ‘이 배우랑 촬영하면 재밌어.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아’ 이런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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