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로피의 주인을 가릴 시간이 왔다.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가 마지막 여정인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만 남겨두고 있다. 2년 전 최고의 무대서 맞붙었던 우리은행과 BNK가 다시 왕좌를 놓고 다툰다. 우리은행은 전력이 약화됐지만, 2년 전 3승을 휩쓸며 부산에서 축포를 쏘았던 순간을 떠올린다. 우승을 위한 퍼즐을 모은 BNK는 복수의 칼날을 갈며 다른 결과를 예고한다.
치열한 혈투의 판세를 손대범(KBS), 김은혜, 하은주(이상 KBS N 스포츠), 김일두, 김연주(이상 MBC 스포츠플러스)까지 총 5인의 해설위원들에게 물었다.

◆Joker
짧은 호흡으로 치러지는 단기전, 뻔한 상수 말고 변수가 필요하다. 시리즈의 향방을 뒤흔들 조커는 누가 될까. 위원들은 주전 의존도가 높은 BNK보다 우리은행에서 조커가 등장할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우리은행은 이민지, 심성영, 박혜미까지 고르게 나온 반면 BNK는 이소희에게 시선이 쏠렸다.
올 시즌 우리은행 신인 이민지는 김일두, 김연주 위원의 선택을 받았다. 김연주 위원은 “정규리그에서 보여줬던 포텐으로 베스트5까지 들어가는 기회는 만들었지만, 완벽하게 터지진 않은 것 같다”면서 “포지션별로 봤을 때 이민지가 BNK를 상대로 더 자신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심성영과 박혜미가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서 보여준 게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민지가 활약할 틈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성영과 박혜미는 한 표씩 받았다. 김은혜 위원은 “경험치는 무시할 수가 없다. 심성영이 정규리그 때는 자주 뛰지 못했는데도 PO서 활약했다. 그간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은 만큼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 두 팀 모두 외곽이 관건이다. 유기적으로 움직여 외곽 찬스를 얼마나 많이 만드느냐가 중요한데, 심성영의 역할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은주 위원은 “(박혜미의) 수비가 단점이라는 평이 많았는데, 우리은행에 가서 달라졌다“며 ”슛도 좋다. BNK가 박혜미를 두고 도움수비를 갈 순 없을 거다. 그럼 공간이 생기고, 틈을 김단비가 파고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대범 위원과 김연주 위원은 이소희의 공격력에 집중했다. 손대범 위원은 “이소희가 BNK에서 움직임이 가장 많고, 가장 공격적이기 때문에 우리은행을 많이 괴롭힐 것 같다”고 예상했다. 김연주 위원은 “이소희의 슛이 터지면 우리은행도 특유의 좁히고, 상대를 압박하는 수비가 잘되지 않았다”며 “2년 전에 우리은행에 졌던 경험이 있으니 만회하고 싶은 마음이 강할 것”이라고 봤다.

◆Trophy
트로피를 지키려는 자와 뺏으려는 자의 싸움이다. 우리은행은 3시즌 연속 우승을 노리고, BNK는 창단 첫 우승을 바라본다. 위원들의 예상에선 BNK가 웃었다. BNK가 4표, 우리은행이 1표를 차지했다.
BNK를 뽑은 위원들의 공통적인 이유는 주전 라인업이다. BNK는 5명 모두가 에이스급으로 이뤄져 있으나, 우리은행은 김단비밖에 없다는 평가다. 김은혜 위원은 “정규리그 전적이 3대3으로 팽팽했지만, BNK가 완전체가 아니었다. 완전체로 맞붙게 되는 상황에선 BNK가 더 우세하다”며 “5차전까지 갈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른 위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김일두 위원은 “박혜진이 중심을 잡는다. 이소희가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김소니아도 한층 성숙했다”며 “백업 자원이 부족한 건 마찬가지라 주전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데, 스쿼드를 보면 BNK가 낫다”고 말했다. 하은주 위원은 “BNK가 공격할 수 있는 선수들이 우리은행보다 많다. BNK는 누구나 다 드리블을 치고 돌파를 하거나 1대1로 해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유일하게 우리은행 우승을 선택했다. 손대범 위원은 “정배는 BNK가 맞지만, 우리은행도 KB국민은행을 꺾으면서 저력이 생겼다”며 “위성우 감독이 노련하게 경기 운영을 잘해왔기 때문에 압도적으로 밀리지는 않을 것 같다. 마지막까지 대등하게 가다가 조직력과 수비가 탄탄한 우리은행이 우승할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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