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의 매력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프로농구 SK 신인 가드 김태훈이 데뷔 첫해 각오를 되새겼다.
선두 SK는 접전 끝에 KT를 꺾고 4연승째를 올렸다. 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KT와의 2024~2025 KCC 프로농구 3라운드 홈경기를 67-61로 승리했다. 결과는 승전고였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1쿼터 열세(15-20)부터 시작해 3쿼터까지 1점 차 리드(47-48)를 내준 채 아슬아슬 승부를 이어갔다. 4쿼터 자밀 워니, 김선형, 오세근 등 베테랑들의 활약이 있었기에 거둔 신승이었다.
여기에 김태훈의 활약도 빛났다. 지난해 열린 2024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서 1라운드 8순위로 SK의 선택을 받은 기대주다. 오재현이 무릎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상황, 출전 기회를 잡았다. 이날 KT전에서는 상대 팀의 에이스 허훈 봉쇄 중책도 맡았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전희철 감독은 “김태훈과 최원혁을 활용해 허훈을 막겠다“고 밝혔다.
이 판단은 주효했다. 이날 SK는 허훈에게 전반 10점을 내줬고, 후반 돌입 후에는 실점 없이 막았다. 총 12분27초를 뛴 김태훈은 주어진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경기 후 취재진 인터뷰에 참석한 김선형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함께 수훈선수로 선정된 옆 자리의 김태훈을 향해 “오늘 팀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을 정도다.
남자프로농구 최고의 가드를 상대했다. 대학 시절부터 뛰어난 수비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오늘만큼 고된 하루는 없었다. 김태훈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힘들었다. 체력을 더 길러야 할 것 같다”며 “나 혼자 수비를 한 게 아니라, 동료 형들이 도와줬기 때문에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뭘 더해야지’ 이런 생각보다는 조금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리그 최정상에 있는 선수들 상대로 꼭 다 막아보고, 또 내 수비 능력을 좋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일단은 공격보다 수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올 시즌 데뷔 후 6경기서 총 4점을 올렸다. 이에 김태훈은 “욕심이 없는 건 아니다. 다만, 수비할 때 흥미를 더 느낀다. 지금은 내게 주어진 역할인 수비로 팀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게 최원혁과 힘을 합쳐 오재현의 공백을 메꿔야 하는 상황이다. 부족한 힘이나마 보태고 싶은 마음뿐이다. 팀 동료들도 그를 돕고 있다. 룸메이트인 최원혁부터, 베테랑 김성현까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을 건네고 있다. 김태훈은 “(오)재현이 형과 (최)원혁이 형만큼 당장 잘하거나 팀에 확 녹아들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면 나만의 매력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그 생각만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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