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 속에 연예인들이 자신의 신념을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다. 민주주의의 발전에 따라 소신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많은 스타들이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탄핵을 지지하고 체포 찬성 집회까지 참여한 연예인들이 있는 반면 일부는 체포 반대를 지지하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스타들의 소셜미디어(SNS)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을 비롯해 가수 이승환, 방송인 김나영, 배우 이엘, 김기천, 남윤수 등은 사태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가수 김윤아, 배우 고아성, 고민시, 김서형 등 일부 연예인들은 이후 윤 대통령 탄핵 집회에 직접 참여해 힘을 보태기도 했다.
특히 이승환은 지난달 13일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에서 라이브 무대를 선보이면서 자신의 소신을 강력하게 표현했다. 자신의 경북 구미 콘서트를 보수 우익단체가 반대한 이후에 안전을 이유로 구미시가 취소하자 손해배상소송을 예고하기도 했다.
‘선결제’ 문화로 탄핵 집회 참가자들을 멀리서나마 응원하는 모습도 생겼다. 가수 아이유, 그룹 뉴진스, 배우 김규리 등은 집회가 이루어졌던 서울 여의도 인근 식당과 카페 등에 다양한 먹거리를 선결제하며 집회자들의 끼니를 챙겼다.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 대통령에 책임을 묻는 연예인들의 목소리를 계속되고 있다. 밴드 뜨거운 감자 멤버인 김C는 윤 대통령 체포 찬성 집회에 참석했다. 그는 ‘내란 수괴 체포 구속 윤석열’이라는 문구가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관련 집회 참석을 인증했다.
그 반대 입장에 선 스타들도 있다. 가수 김흥국과 한국계 캐나다 가수 JK김동욱은 윤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다. 김흥국은 지난 2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근처에서 열린 윤 대통령 지지자 집회에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도 잘 하셨지만, 윤 대통령이 제일 잘하고 있다”고 목소리 냈다. JK김동욱은 자신의 SNS에 ‘대통령을 지키는 게 나라를 지키는 길이다. 공수처 후(WHO)(누구)?’라는 글을 남겼다.
그간 연예인들은 공인 혹은 그에 준하는 위치에 있다는 이유로 사회적 발언, 특히 정치적 발언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민주주의의 발전과 시민의식 변화에 따라 연예인들이 자신의 신념을 표현하는 모습이 늘어나고 있다. 더욱이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민주주의가 위협을 받자 어느 때보다 소신껏 입장을 피력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에서 공연했던 싱어송라이터 하림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연예인들도) 자연스럽게 의견을 표명해야 건강한 사회라고 본다”고 생각을 밝혔다. 가수 이채연은 자신의 정치 발언에 반감을 내비친 누리꾼을 향해 “정치 얘기할 위치가 아니라고? 정치 얘기할 수 있는 위치는 어떤 위치인데”라고 반문했다. “국민으로서, 시민으로서 알아서 하겠다. 연예인이니까 목소리 내는 거다”라고 소신을 이야기했다.
한편 비상계엄 사태는 지난달 3일 발생했다. 비상계엄을 선포로 국내외에 파장을 일으킨 윤 대통령은 이어진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직무정지 상태에 놓였다. 이후 위헌이자 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군경을 동원해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게 됐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3차례 출석요구에 불응하자 법원에 체포영장과 수색영장을 청구해 31일 발부받았다. 지난 3일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으나, 끝내 집행에 실패했다. 영장 기한은 6일까지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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