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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어폰 어 타임 …’속 음주·흡연, 척추엔 독 [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입력 : 2019-10-01 18:35:46 수정 : 2019-10-01 18: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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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트로(New-tro)’의 바람이 극장가에도 불고 있다.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단어인 뉴트로는 젊은 감각으로 변화된 복고를 새롭게 즐기려는 경향을 뜻한다.

기성세대에게는 예전의 추억을,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즐거움을 주는 문화 스타일로서 최근 큰 인기를 구가하는 중이다. 9월 개봉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경제적인 풍요로움과 함께 영화산업이 황금기를 이루던 격동의 1960년대 말 미국 LA의 모습을 뉴트로적인 감성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자생한방병원장

주인공 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은 한 때 잘 나가던 배우로, 친구이자 스턴트맨인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 분)와 함께 일하고 있다. 조연 배역을 전전하며 옛날의 영광을 좇는 릭과 묵묵히 그의 뒤치다꺼리를 해결하는 클리프의 만담이 관객들에게 소소한 웃음을 안긴다. 영화는 이렇다 할 큰 사건 없이 두 남자가 사는 이야기로 대부분의 시간을 채운다.

영화를 감상하면서 눈에 띄는 점은 릭과 클리프가 끊임없이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운다는 것이다. 극 초반 릭이 길가에 쏟아버리는 수십 개의 담배꽁초가 클로즈업되는 장면은 이를 더욱 부각시킨다.

술도 빠지는 법이 없다. 미팅을 하거나 손님을 맞을 때, 심지어 혼자 식사를 할 때도 탁상엔 항상 술이 놓여 있다. 계속되는 과음으로 인해 릭은 촬영 중 대사를 잊어버려 스탭들에게 망신을 당하기도 한다. 그 와중에도 그는 화를 내며 무의식적으로 술을 마신다.

당시 ‘술, 담배를 해야 멋쟁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만연했다고는 하나 기침을 연발하면서도 담배를 입에 문 채 술잔을 따르는 릭의 모습을 보니 건강이 심히 염려될 수밖에 없었다. 의학적인 관점에서 술과 담배는 심장병,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척추질환을 야기하는 질환 보증수표와 다름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음주와 흡연은 척추질환의 직접적인 원인 중에 하나다. 술은 뼈에서 칼슘을 빠져나가게 하는데다가 알코올이 체내에서 분해되는 과정에서 다량의 단백질을 소모하기 때문에 척추를 지탱하는 근육과 인대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요통을 자주 앓는 사람이 음주 이후 통증을 더 심하게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흡연을 하면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는 혈액 내 적혈구와 산소의 결합을 방해하고 뼈로 향하는 무기질의 흡수를 막아 척추의 퇴행을 가속화시킨다. 평소 음주 및 흡연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척추 건강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질병관리본부가 조사한 2018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21.7%)이 흡연을 하고 있으며 월간음주율(한 달에 1회 이상 술을 마신 사람의 비율)은 60.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와 흡연으로 발생한 질환 치료에 지출되는 건강보험 진료비의 규모만도 지난 2016년 기준 4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렇듯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자신의 몸을 망치는 일이기도 하지만 또한 국가차원에서도 큰 손실이기도 하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 다수의 음주·흡연 장면이 의도적으로 배치된 것도 마초적인 분위기가 유행했던 당시의 분위기를 풍자하고자 함이 아니었을까. 최근 뉴트로의 감성이 새로운 문화소비 방식으로 정착한 만큼 음주와 흡연을 줄이기 위한 건강 인식도 새롭게 뿌리내려야 할 때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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