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때 체험수업에서 우연히 잡은 활에 완전히 매료됐다. 함께 수업을 듣던 친구의 권유로 양궁 클럽의 문을 열었다. 가파른 성장세를 자랑했다. 또래를 제치고 언니들을 넘어 국가대표가 됐다. 처음 나선 국제종합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4세 여중생’ 강연서(성사중)가 생애 첫 아시안게임(AG)에서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
강연서는 박예린(한국체대), 박정윤(창원시청)과 함께 30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끝난 2026 아이치·나고야 AG 컴파운드 여자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대만을 229-228로 꺾었다. 한국은 2022 항저우 대회(2023년 개최)에 이어 2회 연속 이 종목 동메달을 수확했다.
앳된 얼굴로 눈을 반짝였다. 강연서는 “언니들이랑 매일 야간에 나와서 활을 쐈다. 동메달이라도 언니들과 노력해서, 최선을 다해서 딴 것”이라며 “우리 나름의 목표 점수를 이룬 것 같아 좋다. 모두 AG가 처음이었는데 같이 잘해준 덕분에 생각보다 더 값진 동메달을 얻었다”고 미소 지었다.
막내는 용감했다. 2011년생 강연서는 지난 4월 국가대표로 선발되면서 역대 최연소 양궁 국가대표가 됐다. 2020 도쿄 올림픽 2관왕 김제덕(예천군청)보다 3년이나 빠른 기록이다.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생애 첫 AG에서도 주눅 들지 않았다. 이날 76점을 쏘며 제 몫을 든든히 해냈다. 결국 이번 대회 최연소 메달리스트로 우뚝 섰다. 그는 “사람들이 최연소라며 너무 어리게 보는 것 같은데, 나도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하며 AG를 준비했다”고 당차게 말했다.
말뿐인 자신감이 아니었다. 메달이 걸린 승부처에서 오히려 막내가 가장 굳건했다. 한국은 대만을 상대로 리드를 챙기다가 3엔드서 급격히 흔들렸다. 이때 세 선수 가운데 강연서만 한 차례 10점을 쏘며 버텼다. 4엔드를 앞두고 동점(173-173)이 됐지만, 마지막 엔드에서 대만이 8점을 쏘면서 한국이 웃었다. 강연서는 “마지막에 쏜 대만 선수가 잘한다. 10점을 쏠 것 같았다. 그래도 희망을 잃지 말자고 생각했다”며 “뒤에서 언니랑 손잡고 기도했다. 마지막 발에 8점을 쏘더라. 감사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선수 강연서의 출발점엔 친구가 있었다. 체험수업을 함께한 문이수 양이다. ‘같이 클럽에서 배우자’는 한마디에 선수의 길이 열렸다. 강연서는 “이수야, 나 양궁 할 수 있게 해줘서 정말 고마워. 항상 응원해주고 도와주는 것도 정말 고맙다”고 미소 지었다. 그의 시선은 1일 개인전으로 향한다. “꼭 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다.
아이치=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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