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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10-08 13:30:00, 수정 2019-10-08 18:09:35

    [스타★톡톡] 배우 신승호를 성장하게 한 세 번의 ‘열여덟’

    •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열여덟의 순간’으로 당당하게 주연 배우로 발돋움한 신승호. ‘열여덟의 순간’ 종영 후 스포츠월드와 만난 신승호에게는 TV 드라마 첫 주연 데뷔작을 성공적으로 마친 배우의 뿌듯함이 엿보였다. 그는 “앞으로 본격적인 연기자 활동의 시작이 된 작품이라 더 애착이 간다”면서도 “함께했던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분들과 헤어진다는 건 너무 아쉽다. 최고의 팀이었던 분들과 더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웹드라마 ‘에이틴’으로 10대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은 신승호는 이후 넷플릭스 오리지널 ‘좋아하면 울리는’과 JTBC ‘열여덟의 순간’에 연이어 출연했다. 그러나 세 작품 모두 ‘열여덟’이라는 공통점을 가질 뿐 ‘에이틴’의 남시우도, ‘좋아하면 울리는’의 일식이도, ‘열여덟’의 마휘영까지 매 작품 다른 열여덟을 완성해냈다. 

      그에게 왜 마휘영 캐릭터를 제안받았을까 묻자 그는 “구체적으로 들은 건 없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을 해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에게서 이유를 찾는 건 말이 안 된다. 출연작도 ‘에이틴’ 하나뿐인 ‘생신인’”이라며 “연기력이 뛰어나고 가진 게 많아서 잘해낸 건 아니다. 아마 작가, 감독님이 기획하신 이야기 속 휘영이 캐릭터와 내게 보이는 이미지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겸손한 답변을 내놨다. 

       

      그렇다면 그에게 ‘열여덟’은 어떤 의미일까. 그가 밝힌 ‘신승호의 열여덟’은 운동 말고는 없었다. 11년 동안 계속해온 축구 선수 생활의 일부일 뿐이다. 긴 시간이 지나 이제 더는 열여덟이 아닌 지금, 이토록 많은 ‘열여덟의 순간’들이 펼쳐질지 그는 과연 예상이나 했을까.

       

      ‘열여덟의 순간’ 속 마휘영은 가장 완벽하고도 미숙한 학생이었다. 모두에게 신뢰받는 아이지만 내면엔 콤플렉스로 인한 어둠이 자리 잡은 인물이다. 신승호는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속 엄석대에서 힌트를 얻었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바로 엄석대를 떠올렸고, 신기하게도 시청자도 마휘영에게 ‘마석대’라는 별명을 붙였다.

      “정해진 틀 안에서 여러 생각을 했어요. 어떻게 보면 웬만한 선생님들보다 권력자의 위치에 있지만, 학교가 손바닥 안에 있다고 티 나게 나쁜 짓을 하는 친구도 아니죠. 영리하게 친구들의 신뢰를 받는 친구였기 때문에 준우가 왔을 때도 전혀 흔들림 없었어요. ‘너 따위가 어쩔 건데’하는 생각이었죠.”

       

      그가 가장 중요한 건 아무리 나쁜 행동을 해도 ‘아직은 미숙한 청춘’이라는 점이다. 신승호는 “고등학생이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압박감과 콤플렉스를 표현하고자 했다. 악랄한 성인처럼 비치지 않게 그 경계를 계속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언급했다. 

       

      ‘열여덟’ 속 마휘영은 ‘천상천하 유아독존’ 그 자체였다. 그저 ‘반장’이라는 감투를 쓴 학생이 아니라 담임 선생님보다 더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다. 교탁에 서서 공지사항을 알리고 ‘얘들아’ 한 마디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안정시킬 수 있었다. 특유의 톤이 ‘마석대’라고 불릴 법한 그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를 위해 신승호는 “대사의 어미나 어조를 휘영이의 성향에 맞춰 설정하기도 했고, 자신의 성향에 맞게 풀어낸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휘영이는 절대 권력자였어요. 누가 와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만했죠. 그렇지만 누군가를 깔보고 기분 나쁘게 만들지는 않아요. 항상 여유 있는 모습으로 편안하게 보여야 했고, 웬만한 친구들의 반대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뻔뻔함도 필요했죠.”

      신승호는 배우로 데뷔하기 전 슈퍼모델으로 데뷔했고, 학창시절에는 축구 선수로 활동했다. 훈련의 연속이었던 선수 시절 탓에 또래보다 학창시절의 추억이 부족하다. 그에게 모범생 마휘영을 연기한 솔직한 소감을 물었다. 그는 “솔직히 조금 답답했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희로애락이 펼쳐질 법한 ‘교실’이라는 공간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펜을 놓지 않고 공부만 하는 인물이었기 때문. 그는 “나는 가만히 못 있고 함께 어울리기 좋아하는 사람이다. 휘영이와 정반대의 성격이라 더 재밌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래도 답답한 건 사실이었다”고 했다. 

       

      가정환경도 마찬가지였다. 폭력적인 아버지와 자신만을 바라보는 어머니가 공감되지 않았다. 그래도 공감대를 형성하려 자신의 선수 생활을 떠올렸다고. “축구 선수로 어릴 때부터 경쟁하는 게 당연히 삶의 일부가 돼버렸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의 압박감, 불안함, 초조함을 떠올렸다”면서 “어둡고 숨 막히는 부모님의 간섭은 무서운 호랑이 감독님을 생각했다”고 비화를 전했다. 

       

      아버지의 폭력적 성향에 당하기만 했던 휘영이가 13회 아버지에게 반기를 들었다. 어머니에게 손찌검하려는 아버지를 밀치며 어머니를 보호한 그 장면은 인물의 변화에 박차를 가하게 했다. 그 장면에서 유독 몰입이 잘 됐다고 밝힌 신승호는 “정말 그 상황에 나도 모르게 쏙 들어갔었다. 선배님들이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진심으로 연기해 주셨다. 연기를 떠나서 진심으로 감정을 토해내다 보니 그런 표정과 눈빛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열여덟’에서 준우와 알콩달콩한 사랑을 펼쳤지만, 수빈이는 ‘모범생’이기만 한 휘영이의 유일한 해방구였다. 그렇지만 신승호는 내심 준우와 수빈이의 사랑이 빨리 이뤄지길 바랐다. 두 사람이 처한 환경이, 준우가 처한 문제들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신승호에게 ‘휘영이는 수빈이를 정말 좋아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자 그는 “수빈이는 좋아하고 의지하는 친구였다. 휘영이는 그 누구에게도 순수한 모습을 꺼내지 않는다. 기태도, 준우도, 선생님도 아닌 수빈이 앞에서만 ‘마휘영 어린이’의 모습을 내보인다”고 했다. 작품 속에서 세세하게 다뤄지지 않았지만 캐릭터를 만들어 가면서 심나연 감독과 함께 상의했던 내용이었다. “어릴 때부터 알아오다 중학생쯤 수빈이가 여자로 다가온 설정이었어요. 생각해보면 좋아는 하지만 그 방법이 틀렸던 것 같기도 해요. 너무 오랜 친구 사이였고, 혼자 좋아하는 감정이 생기다 보니 마음을 다루는 방법이 서툴렀던 게 아닐까요.”

       

      고등학교를 자퇴하며 홀로서기에 나선 마휘영. 지나치리만큼 ‘모범생’의 길을 걸었던 그이기에 ‘자퇴’는 예상밖의 전개였다. 이에 신승호는 “충분히 설득됐고, 전혀 아깝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휘영이가 본인의 잘못을 깨닫고 뉘우치고, 본인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과정이 잘못된 걸 알고 있었지만 계속 견뎌왔고, 묵인하고 참아왔다. 불행하게 커오다가 ‘안 되겠다’ 싶은 생각을 어른이 되기 전에 깨달은 거니까. 목숨보다 소중하게 여긴 성적과 성공을 미련 없이 내려놓을 수 있었을 거 같다”고 설명했다. ‘용기로 똘똘 뭉친’ 상황이라 포기할 수 있었을 거라 짐작했다. 이제 어려움을 헤쳐나가고 성장하는 일만 남았을 거라며 희망찬 미래를 예고했다. 

       

      1년여 전 ‘에이틴’ 종영 인터뷰를 통해 만난 신승호는 ‘청춘물’을 향한 갈망을 보였다. 1년이 지난 후 같은 질문을 던지자 그는 “여전히 교복을 입고 싶다. 그렇지만 더 현실적으로 판단해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막 시작하는 배우로서 최대한 많은 작품 속 다양한 캐릭터를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계속 학생 역할만 하다 보면 다른 역할을 만날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고 제한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진중하게 답했다. 

       

      끝으로 그는 “이렇게 한 작품, 한 작품 마치고 활동을 하면서 인지도도 쌓여갈 거다. 그러면서 내가 조금 더 책임감 있게 행동하면 좋겠다. 아직도 ‘배우’라는 단어조차 쑥스럽고 부끄럽다. 연기하는 사람으로서 더 좋은 사람, 더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제 다시 시작할 준비를 해야겠다”라며 더 밝은 미래를 그렸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킹콩 by 스타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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