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는 1999피스가 맞춰진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다.”
한국 농구의 미래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여자농구 레전드’ 하은주 해설위원이 2026 KBL 유스 코치아카데미 4기 특별 강사로 변신했다. 코트 위에서 선수로 쌓은 경험에 이론을 더했다. 스포츠 심리학 박사로서 지난 26일 단대부중·고 체육관에서 유소년 클럽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마음을 여는 코칭’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농구 유소년 지도자 교육에서 ‘심리’는 빼놓을 수 없는 항목이지만, 중점이 되는 실기에 밀리는 현실이다. 수업을 들은 지도자들 역시 시작 전엔 다소 낯선 눈치였다. 하지만 분명 유익한 시간이었다. 지도자들은 그동안 선수를 대했던 방식을 돌아보는 동시에 앞으로 어떤 눈높이에서 유소년을 가르쳐야 할지 힌트를 얻었다.
실제로 수업 후 지도자들은 손을 번쩍 들고 하 위원을 바라봤다. TOP 농구교실(정관장)의 김시완 대표는 솔직한 고민을 털어놨다. 김 대표는 “소극적인 학생이 아닌, 지도자에게 특히나 잘 보이려고 튀는 학생은 어떻게 지도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었다.
진심을 꾹꾹 눌러 담은 답변이 돌아왔다. 하 위원은 “요즘 ‘나만 바라봐’ 유형의 아이들이 정말 많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들이 모두 모인 상황에서 지도자의 기준을 알려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1번 유아, 2번 유아, 3번 유아까지. 나는 이 세 가지를 하는 사람에게 칭찬해줄 거야’라고 말하면 된다. 이후 그 기준에 부합하는 아이들을 체크하고 칭찬해주시면 된다”고 답했다.
수업 후 만난 하 위원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그만큼 수업에 대한 열정이 뜨거웠다는 의미다. 그는 “다음엔 더 많은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다”며 “지도자 교육은 보통 실기 쪽에 치중된 경우가 대부분인데, 심리적인 부분을 한 번 터치라도 할 수 있어 기쁘다. 심리학적인 접근을 위해 세션을 따로 마련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스포츠 심리가 중요한 이유, 퍼즐을 완성할 마지막 조각이 될 수 있기 때문. 하 위원은 “2000피스의 퍼즐을 맞출 때 마지막 한 조각이 맞춰지지 않는다면 완성됐다고 말할 수 없다. 스포츠에서 1999피스가 훈련과 연습이라면, 심리는 이 한 피스”라며 “물론 이 한 피스가 전부라고 말할 수 없다. 실력이 안 되는데 심리적인 부분만 나아진다고 해서 좋은 선수가 될 수 없다. 대신 기량이 좋은데 특정 상황에서 불안과 같은 감정이 일어난다면, 심리적인 치료를 통해 나아갈 수 있다”고 필요성을 설명했다.
유소년 농구 현장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어린 선수에게 호통치는 감독의 목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다. 엘리트나 클럽 모두 그렇다. 유소년 세계에서도 스포츠는 냉정하다. 승패가 명확히 갈린다. 지도자들에겐 특히나 결과가 더 야속하게 느껴진다. 일반적으로 엘리트에서 계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기준은 성적이기 때문이다.
하 위원은 “호통을 치는 게 사실 가장 빠른 방법이다. 오래 인내하면서 가르치면 좋은 선수가 되겠지만, 우리나라 엘리트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성적이 나지 않으면 지도자가 잘린다”며 “지도자들도 처음엔 잘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출발할 텐데, 결과가 중요하다 보니 쉽지 않을 것”이라고 고충을 헤아렸다.
이어 “화를 내면 효과가 빠르다. 하프타임에 강하게 얘기하면, 후반에 아이들이 확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장면을 눈으로 직접 보면 지도자는 다음에도 그 방법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시간이 흐른 뒤 여유를 갖고 가르치려고 하더라도, 큰 자극에 반응하던 아이들이라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그러면 지도자는 다시 화내는 방법을 택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하 위원은 한국과 다른 지도 문화에 놀랐던 순간을 기억한다. 그는 “2000년대 초반 일본에서 여자 농구 지도법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당시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잘하고 있음에도, 티칭과 코칭의 퀄리티 차이가 크다 보니 비교가 됐었다. 일본은 그때의 노력이 지금 빛을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도 환경 자체가 다르다는 설명이다. 하 위원은 “화를 내기보단 정확히 설명하고 기다려준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학교 선생님이 코치를 하는 경우가 많다. 잘리지 않으니 성적보다 잘 가르치는 게 중요한 것”이라며 “일본은 지도자 교육도 많이 한다. 형식적인 게 아니다. 지도자들이 직접 돈을 내고 듣기도 한다. 투자한 만큼 더 배우려는 의지, 배운 것을 활용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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