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에서 대상까지, 단 1년이면 충분했다.
유현조는 28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리는 2025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올 시즌 ‘퀸’ 왕관을 썼다. 부상으로 위메이드에서 제공하는 현금 2000만원도 품에 안는다.
시즌 최종전 대보 하우스디 챔피언십을 남겨두고 조기에 대상을 확정했다. 지난 2일 에쓰오일 챔피언십 공동 8위로 시즌 19번째 톱10을 써내면서 위메이드 대상포인트 681점을 적립했다. 경쟁자였던 홍정민(559점), 방신실(510점) 등을 따돌리고 기다리던 대상을 확정했다.
유현조는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될 줄 몰랐다. 열심히 하다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이 상을 받게 돼 정말 영광스럽다”는 벅찬 수상소감으로 운을 뗐다. 이어 “나 혼자만의 상이 아니다. 흔들릴 때마다 옆에서 응원해주고 믿어주신 분들이 만들어준 상”이라며 “이 대상으로 만족하지 않고, 내년 그리고 그 이후로도 단단한 마음과 성숙한 모습으로 성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인공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성적표다. 올해 29개 대회에 출전해 지난 9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1개의 트로피를 챙겼다. 준우승과 3위도 각 3번이나 기록하는 등 수시로 상위권 성적을 써냈다.
톱10 진입만 리그 최다 19번이다. 톱10 피니시율은 무려 65.52%로, 이 부문 2위 홍정민(44.44%)과도 널찍한 격차를 벌렸다. 유현조의 꾸준함, 시즌 평균타수 1위를 기록에도 드러난다. 69.9368타를 기록한 유현조는 2021년 장하나 이후 5년 만에 60타대 최저타수상 수상 기록까지 세웠다.
뜻깊은 이정표가 뒤따른다. 바로 신인왕 수상자가 1년 만에 대상을 수상하는 진기록이다. 지난해 KLPGA 투어에 데뷔한 유현조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을 제패해 투어 첫 승을 메이저 우승으로 물들이며 눈도장을 찍었고, 그해 신인왕을 품었다. 그리고 올해 2년 차 징크스를 지워버리고 대상 수상자로 거듭나는 기염을 토했다.
KLPGA 투어에서 신인왕 수상자가 다음해 대상을 탄 것은 역대 7번째다. 앞서 송보배(2004~2005년) 신지애(2006~2007년) 김효주(2013~2014년) 이정은6(2016~2017년) 최혜진(2018~2019년) 이예원(2022~2023년) 등 굵직한 이름들만 성공했던 대기록이다. 유현조는 “기록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기사를 통해 신인왕과 대상을 연달아 수상한 기록을 봤다. 모두 다 훌륭하신 분들의 뒤를 이어 더욱 영광스러운 자리”라고 활짝 웃었다.
길었던 시즌, 자신의 경기력을 돌아본 유현조는 “잘됐던 점은 쇼트 게임이다. 수치로도 그런 게 보였는데, 그 덕에 성적이 좀 나왔다”고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올해 경기력이 완벽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단점이 많았는데, 굳이 하나만 꼽자면 대회 마지막날에 잘 안 풀린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프레셔 있는 상황에서 더 침착하게 경기하는 게 필요하다”고 눈빛을 번뜩이기도 했다.
다음 시즌 목표는 단 하나, 다승왕이다. 유현조는 “올해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우승 횟수다. 내년에는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워서 다승왕에 도전해보겠다”는 당찬 각오를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올해 좋았던 날도 많았지만, 힘들었던 날도 많았다. 그때마다 좋아하는 책 구절을 떠올렸다.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을, 바꿀 수 있는 건 바꿀 수 있는 용기를. 이 둘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라는 글귀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도 이 글귀를 통해 힘을 얻고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는 진솔한 메시지도 함께 띄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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