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블랙핑크 로제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K-팝 장르로는 처음으로 미국 대중음악계 최고 권위 그래미 어워즈 본상 후보에 대거 올라갔다.
시상식을 주최하는 레코딩 아카데미에 따르면 로제는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히트곡 ‘아파트(APT.)’로 본상에 해당하는 제너럴 필즈 후보에 올랐다. 그래미 어워즈 최고 영예인 송 오브 더 이어(올해의 노래)와 레코드 오브 더 이어(올해의 레코드), 그리고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등 3개 부문 후보에 지명됐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는 ‘골든(Golden)’이 올해의 노래 등 모두 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 시상식에서 K-팝 장르가 후보에 오른 것은 그룹 방탄소년단(BTS) 이후 처음이다. 방탄소년단은 3년 연속으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등의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특히 본상이랄 수 있는 올해의 노래와 올해의 레코드 부문이 있는 제너럴 필즈에 후보로 오른 것은 최초다.
이 밖에 하이브의 한-미 합작 걸그룹 캣츠아이는 신인상인 베스트 뉴 아티스트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으며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베스트 뮤지컬 시어터 앨범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그래미 어워즈는 가수, 프로듀서, 녹음 엔지니어, 평론가 등 음악 전문가 단체인 레코딩 아카데미가 1959년부터 매년 여는 미국 대중음악계 최고 권위 시상식이다. 상업적 성과보다 음악성에 무게를 둬 수상이 무척 까다롭고 후보로 지명만 돼도 큰 영예로 받아들여진다.
로제가 지난해 발매한 ‘아파트’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서 최고 3위를 기록하고 45주 연속 진입해, K-팝 최장 진입 기록을 세웠다. 로제는 지난 9월 K-팝 스타 최초로 미국 대중음악 시상식 2025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MTV VMA)에서 올해의 노래를 수상하기도 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대표 OST ‘골든’은 올해의 노래와 더불어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데이비드 게타 리믹스로 베스트 리믹스드 레코딩 후보로 지명됐다. 아울러 영화 사운드트랙에 수여하는 베스트 컴필레이션 사운드트랙 포 비주얼 미디어 후보에도 오르면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총 5개 부문에서 호명되는 성과를 냈다.
‘골든’은 K-팝 장르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서 통산 8주 1위,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100 통산 9주 1위를 동시에 석권했다. 노래에 참여한 이재 등은 한국계 미국인이고, 로제가 소속된 회사 더블랙레이블의 테디와 24 등이 작곡에 참여했다.
K-팝이 그래미 후보에 대거 이름을 올린 데 대해 주요 외신도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 미국 일간지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는 “다수의 아티스트가 주요 부문 후보에 올라 K-팝이 주류 팝 음악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며 “심사위원들이 K-팝을 팬덤 중심 현상이 아닌 예술적 가치로 평가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래미가 K-팝을 팝 음악의 중요한 부분으로 받아들였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K-팝이 지난 10년간 글로벌 현상이었음에도 그래미에서 외면받다가 올해는 달라졌다”며 “아파트와 골든의 후보 지명은 역사적이지만 전혀 놀랍지 않다”고 전했다. 영국 BBC는 “엄청난 성공을 거둔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는 그래미 어워즈의 빅4 부문 후보에 오른 최초의 K-팝 아이돌”이라고 했다.
레코딩 아카데미는 부문별 후보를 대상으로 오는 12월12일부터 내년 1월5일까지 최종 투표를 진행한다. 제68회 그래미 어워즈는 내년 2월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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