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끝나면 어깨나 손목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어난다. 전 부치기, 상차림, 설거지, 운전 등 명절 기간 반복적인 동작과 무리한 자세가 누적돼 생기는 이른바 ‘명절증후군’ 때문이다. 통증이 일시적이라면 단순 근육 피로로 지나갈 수 있지만, 며칠이 지나도 통증이 가시지 않거나 팔을 들어올릴 때 뻐근하다면 힘줄 손상 신호일 수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명절 직후에는 어깨나 손목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평소보다 눈에 띄게 늘어난다. 특히 40~60대 여성의 내원이 많아, 반복되는 가사노동과 음식 준비로 인한 근육 피로 누적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수원S서울병원 정형외과 김경훈 원장은 “명절증후군은 단순 근육통이 아닌 회전근 개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초기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며 “가벼운 통증이라도 방치하면 염증이 악화돼 힘줄이 파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회전근 개 손상, ‘명절 후 통증’의 주범
회전근 개는 어깨를 감싸는 4개의 근육과 힘줄로 구성돼 팔을 들고 돌리는 역할을 한다. 명절철에는 상을 차리거나 설거지를 하며 팔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되는데, 이때 과도한 부담이 가해지면 근육과 힘줄에 미세 손상이 생긴다.
김경훈 원장은 “초기에는 단순 근육통처럼 느껴져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반복되면 만성 염증이나 파열로 진행될 수 있다”며 “팔을 들어올릴 때 통증이 심하거나, 야간에 통증이 악화되는 경우 회전근 개 손상을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회전근 개 손상이 진행되면 팔을 들어올리거나 옷을 입는 동작이 어렵고, 방치할 경우 어깨 관절이 굳는 ‘유착성 관절낭염(오십견)’으로 악화될 수 있다.
◆ 손목 통증도 방심은 금물
명절철에는 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많다. 주로 손가락을 많이 사용하는 주부나 장시간 운전을 한 직장인에게 흔히 나타난다. 손목 힘줄을 감싸는 막(건초)에 염증이 생기는 드퀘르뱅 증후군이 대표적이다.
이 질환은 손목을 굽히거나 비틀 때 통증이 심해지고, 손목이 붓거나 열감을 동반하기도 한다.
김경훈 원장은 “손목 통증은 단순 피로로 여겨 방치하기 쉽지만, 염증이 만성화되면 손가락 감각 저하나 근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통증이 지속되면 손목 보호대 착용과 물리치료,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회복과 예방, 생활습관에서 시작
명절 후 손목·어깨 통증을 예방하려면 반복 동작을 줄이고 휴식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거운 냄비나 접시를 들 때는 한 손보다 양손을 사용하고, 팔을 머리 위로 오래 들고 있는 동작은 피한다. 설거지나 음식 조리 중에는 1시간마다 5분 이상 스트레칭을 해 어깨와 팔 근육의 긴장을 완화한다.
김경훈 원장은 “어깨나 손목 통증을 단순 피로로 여기고 방치하면 만성 통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명절이 끝난 뒤 통증이 단순 피로라고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회전근개나 손목 힘줄의 미세 손상은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화되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명절 후 통증이 1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팔을 움직일 때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조기에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하며, 조기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은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회복할 수 있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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