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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비하인드] “볼수록 놀랍다” 김헌곤을 웃게 하는 후배들

입력 : 2025-10-14 13:57:59 수정 : 2025-10-14 14: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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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혜진 기자

 

‘서로가 서로에게!’

 

외야수 김헌곤은 ‘삼성 왕조’ 마지막 우승 멤버다. 2014년 정상에 올랐다. 정규리그 1위에 오른 데 이어 넥센(키움 전신)과의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까지 제패, 통합우승을 일궜다. 개인적으로는 생애 첫 우승반지를 끼는 순간이었다. 당시 김헌곤은 입단 4년차, 유망주로서 막 경험을 쌓아나갈 때였다. 김헌곤은 “그때만 하더라도 뒤에서 형들을 따라다니기 바빴다”면서 “형들이 어떤 상황을 만들어주면, 우리는 그냥 얹혀서 가면 되는 분위기였다”고 회상했다.

 

그로부터 11년이 지났다. 강산이 한 번 바뀐 시간이다. 김헌곤은 여전히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다. 우승 멤버 가운데선 유일하다. 다만, 위치가 사뭇 달라졌다. 어엿한 베테랑이 됐다. 과거 선배가 그랬던 것처럼 후배들을 이끈다.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김헌곤에게 조언을 구하는 이들이 많다는 후문이다. 김헌곤은 “나이로 보나, 상황으로 보나 예전처럼 쫓아갈 수만은 없지 않나.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후배들을 향한 시선에 애정이 가득 담겼다. 특히 포스트시즌(PS)과 같은 큰 무대에서도 거침없이 자신의 플레이를 해내는 후배들의 활약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감탄이 흘러나온다. 김헌곤은 “압박감 속에서도 한 편으로는 즐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보면 볼수록 놀라운 것 같다. 어떨 때는 신기하기도 하다”고 운을 뗀 뒤 “나라면 과연 저 나이 때 저런 플레이를 할 수 있을까 싶다. 내가 배우고 느끼는 부분도 많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힘을 얻기도 한다. 사실 김헌곤은 올 시즌 부침이 있었다. 허리 부상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반전을 꾀하고자 배트부터 장갑까지 안 바꿔본 게 없다. 이를 지켜본 투수 이재익은 “도구 말고 마음을 바꿔보는 건 어떠냐”고 건넸다. 머릿속 전구가 반짝 켜졌다. 때로는 자존감을 채워주기도 한다. 내야수 이재현에게 “형이 벌써 (프로) 15년차”라고 넋두리하자, “15년이나 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나. 자신을 믿고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존중을 표했다.

 

응원이 통했던 것일까. 김헌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을야구서 강렬한 임팩트를 자랑 중이다. NC와의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서 허를 찌르는 3루 도루로 쐐기 득점을 만들어냈다. SSG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에선 쾌조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하루하루 정신없는 가운데서도 몇몇 동료들이 눈에 밟힌다. 백정현, 최지광, 박승규, 이재희 등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한 얼굴들이다. 김헌곤은 “누구랄 것 없이 한 명 한 명 생각이 난다”고 귀띔했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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