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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칙승부 vs 순리대로’…준PO 두 팀의 다른 선발 기용법

입력 : 2025-10-14 11:51:17 수정 : 2025-10-14 13: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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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SG랜더스 제공

‘변칙승부 vs 순리대로’

 

가을야구서 눈여겨봐야하는 것 중 하나는 사령탑들의 지략 대결이다. 단기전인 만큼 곳곳에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매 경기가 벼랑 끝 승부다. 어떻게 해서든 ‘승리’를 쟁취해야 한다. 순간순간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서 전체적인 흐름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프로야구 삼성과 SSG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에서도 마찬가지. 선발 로테이션만 보더라도 양 팀의 방향성이 분명히 드러난다. 삼성의 경우 변칙 운용을 이어가고 있다. 외인 원투펀치를 한 차례씩 구원투수로 기용했다. 지난 7일 NC와의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에선 헤르손 가라비토가, 11일 SSG와의 준PO 2차전에선 아리헬 후라도가 경기 후반 등판했다. 이로 인해 당초 준PO 3차전 선발투수로 예정됐던 후라도가 4차전으로 밀리기도 했다.

 

SSG는 정석대로 갔다. 준PO서 미치 화이트, 김건우, 드류 앤더슨, 김광현 순으로 가동했다. 3차전까지 선발투수들의 조기 강판이 이어졌다. 화이트는 2이닝 소화에 그쳤다. 투구 수 역시 59개로, 정규리그(경기 당 평균 90.2개)에 비하면 ⅔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불펜 등판은 없었다. 이숭용 SSG 감독은 “정답은 없지만, 느낀 것은 순리대로 가야한다는 것”이라면서 “선발 투수들은 아무래도 등판 일에 몸 컨디션이 맞춰져 있지 않나”라고 자신의 견해를 전했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기본적으로 두 팀은 불펜 뎁스 차이가 크다. SSG는 리그 최강을 자랑한다. 불펜진 평균자책점 3.36으로, 리그 1위다. 마무리 조병현을 비롯해 김민, 이로운, 노경은 등 확실한 필승카드를 가지고 있다. 지키는 야구가 가능하다. 반면, 삼성은 다소 약하다. 평균자책점 4.48로 리그 6위다. 올 시즌 19번의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마무리가 중간에 바뀌기도 했다. 핵심 불펜 자원들이 좋은 컨디션을 이어가고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떠올렸다.

 

때로는 지난 경험이 작용하기도 한다. 지난 시즌 SSG는 KT와 5위 타이브레이크를 치렀다. 승부수를 띄운 것이 악수가 됐다. 3-1로 앞선 8회 말 김광현을 불펜으로 기용했지만,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3점 홈런을 내주면서 3-4 역전패를 당했다. 이 감독은 당시를 떠올리며 “김광현을 내보내고 끝난 뒤 정말 많이 고민했다. 잠도 못 잤다”면서 “투수 운용에 정답이란 없지만, 순리대로 가야한다고 느꼈다. 페넌트레이스 때처럼, 하던 대로 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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