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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3] SSG가 손꼽아 기다린 에이스, 궂은 날씨&실책에 울었다… 3이닝 3실점 조기강판

입력 : 2025-10-13 20:48:15 수정 : 2025-10-13 23: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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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드류 앤더슨이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해 1회말 투구 도중 폭우 중단으로 인해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드시 1승을 가져다 줄 것 같았던 비장의 ‘에이스’ 카드, 무위로 돌아가버렸다.

 

프로야구 SSG를 대표하는 ‘외인 에이스’ 드류 앤더슨이 자신의 KBO리그 포스트시즌(PS) 첫 등판을 짙은 아쉬움 속에 마무리했다.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2025 KBO 포스트시즌(PS)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3차전에 선발 등판한 그는 3이닝 3피안타 1볼넷 2탈삼진으로 3실점(2자책점)을 기록하고 이르게 마운드를 불펜에 넘기고 말았다.

 

SSG 구성원 모두의 기대를 어깨에 짊어졌던 앤더슨이다. 당초 그에게는 시리즈 1선발이라는 핵심 역할이 주어지는 게 불 보듯 뻔했다. 화려했던 정규시즌을 톺아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30경기 12승7패, 평균자책점 2.25(171⅔이닝 43자책점)를 기록했다. 특히 묵직한 패스트볼과 커브, 체인지업을 곁들여 타자를 돌려세운 245개의 탈삼진(리그 2위)이 그가 가진 능력을 증명했다. 단기전에서 1승을 확실하게 담보할 수 있는 투수라는데 이견이 없었다.

 

변수가 등장했다. 준PO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장염 증세를 호소했다. 제대로 된 식사조차 할 수 없었던 그는 체중이 3㎏ 가까이 빠지면서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었다. 이숭용 SSG 감독은 뼈를 깎는 심정으로 앤더슨의 등판을 미뤘다. 조금이라도 완벽한 상태에서 에이스를 등판시켜 꼭 1승 퍼즐을 챙기겠다는 계산이 담긴 선택이었다. 일리 있는 선택이었다. 더군다나 가을비로 앞선 2차전이 하루 밀리면서 앤더슨의 회복에는 ‘추가시간’까지 붙기도 했다.

 

해피엔딩이 되지 못했다. 그를 웃게 했던 비가 이번에는 그의 어깨를 다소 무겁게 짓눌렀다. 1회말 시작과 함께 갑작스런 폭우가 쏟아지면서 경기가 37분이나 중단됐다. 우천 속 쌀쌀해진 날씨 속에서 어깨가 식으면 안되는 어려운 미션이 주어졌다.

 

나름 훌륭하게 풀었다. 재개된 경기에서도 묵직한 구위를 뽐내며 2이닝을 여섯 타자로 지웠다. 최고 시속 151㎞의 패스트볼은 분명 위력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야수진의 아쉬운 수비 하나가 앤더슨을 본의 아니게 괴롭히고 말았다.

 

SSG 드류 앤더슨이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0-0이었던 3회말, 1아웃 이후 강민호에게 볼넷, 류지혁에게 안타를 맞아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1번 타자 김지찬의 땅볼에 선행주자 류지혁을 지우며 실점 없이 2아웃(1·3루)을 채웠다. 그리고 2번 타자 김성윤에게 2루 방면 땅볼 유도에 성공했다. 하지만 느린 타구 처리를 서두르던 2루수 안상현이 치명적인 송구 실책을 범했다. 공이 빠진 사이 2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으면서 생기지 말았어야 할 점수가 쌓이고 말았다. 기록은 내야안타 이후 송구 실책, 여러모로 아쉬움이 컸던 장면이었다.

 

흔들린 앤더슨은 후속 구자욱에게 1타점 적시타를 하나 더 얻어 맞았고, 결국 4회말 시작과 함께 전영준에게 공을 넘기고 경기를 마칠 수밖에 없었다.

 

믿었던 에이스가 무너진 SSG는 다시 불펜 가동에 나서야 할 처지가 됐다. 올해 최강의 모습을 보인 불펜진이었다고는 하지만, 1~3차전 내내 터프한 경기를 펼치는 강행군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SSG의 가을에 비상등이 켜지고 말았다.



대구=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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