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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 무산에 잠시 '현타'도...아픔 이겨낸 오현규, 9월처럼 득점포 재가동 약속

입력 : 2025-10-13 23:59:00 수정 : 2025-10-13 18: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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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규가 12일 파라과이전 대비 훈련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어떤 세리머니 할지 지켜봐 주세요.”

 

 한국 축구대표팀의 공격수 오현규(헹크)가 축구화 끈을 다시 질끈 맸다.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르는 한국과 파라과이의 평가전을 앞둔 오현규는 “승리할 자신이 있다. 내가 어떤 세리머니를 할지 지켜봐 달라”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사실 오현규는 최근 힘든 시간을 보냈다. 무산된 이적, 악몽 같은 한 달이었다. 지난 8월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의 오퍼를 받고, 독일로 넘어가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다. 유럽 진출 2년 반 만에 빅리그에 입성할 기회였다. 그러나 구단 간 합의 불발로 이적이 무산됐다. 과거 십자인대 부상을 당했던 이력이 문제였다. 마음을 다잡을 틈도 없이 A매치를 위해 미국으로 향했다. 무력시위에 나섰다. 멕시코전에서 골을 넣은 뒤 왼쪽 스타킹을 걷어 올리고 무릎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보였다. 무릎에 문제가 없다는 분노의 메시지였다.

오현규가 12일 파라과이전 대비 훈련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지만, 허탈감은 가시지 않았다. 벨기에 집으로 돌아오니 급하게 독일로 떠나느라 미처 정리하지 못한 옷가지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오현규는 “사실 지난달 미국 원정을 다녀와서 몇 주는 힘들었다”며 “이적 상황이 급하게 돌아가면서 짐을 완전히 내팽개치고 나왔다. 돌아갔을 땐 현실을 깨달았다. 꿈인가 싶었다”고 토로했다.

 

 자괴감은 파도처럼 밀려들었고, 붕 뜬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 주저앉아있을 수는 없는 법. 축구화를 신고 그라운드를 뛰며 마음을 다잡았다. 지난달 말 소속팀 헹크 유니폼을 입고 2경기 연속 결승골을 터뜨리는 등 맹활약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브라질전을 치렀고, 다시 파라과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오현규는 “내 목표는 분명하기 때문에 다시 좋은 기회가 올 거라 믿는다”며 “지금은 다 털어내서 멘털적으로 깔끔하다”고 미소 지었다.

오현규가 12일 파라과이전 대비 훈련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확실한 2옵션이 돼야 한다. 현재 한국 축구대표팀은 손흥민(LAFC)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내세우는 전략을 공격 1옵션으로 준비하고 있다. 단숨에 손흥민을 넘어설 순 없다. 이는 오현규 역시 잘 알고 있다. 긍정적인 부분은 대표팀이 내세우고 있는 스리백 전술과 잘 맞는다. 오현규를 위한 약속된 플레이도 있다. 그는 “역습 상황을 좋아한다. 뒷공간을 노리는 역습이나 1대1에 장점이 있다”며 “감독님도 이 부분을 살려주시려고 개인적인 조언이나 플레이를 만들어주시려고 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증명의 시간이다. 오현규는 “파라과이는 터프하고 좋은 선수가 많은 남미의 강호”라면서도 “(파라과이처럼 수비가 강한) 상대로도 골을 많이 넣었기에 승리할 자신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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