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의 손자, 발걸음이 사뿐하다.
외야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경쾌한 출발을 알렸다. 2025시즌 미국 메이저리그(MLB) 개막 후 첫 시리즈서 3경기 연속 출루는 물론, 첫 장타까지 신고하며 두터운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정후는 31일(한국 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25 MLB 정규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 경기에 3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2루타 1개)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신시내티를 6-3으로 제압했고, 더불어 개막 후 첫 3연전에서 귀중한 위닝시리즈(2승1패)를 챙겼다.
지난해 빅리그 데뷔 시즌을 불운의 어깨 부상으로 조기 마감했다. 단 37경기만 소화,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절치부심과 함께 새 시즌을 맞이한 가운데 ‘건강한’ 이정후를 향해 많은 시선이 쏠린다.
MLB닷컴 역시 개막 전 이정후를 샌프란시스코의 키 플레이어로 선정한 바 있다. 팀의 포스트시즌(PS) 진출을 위한 중요 변수(X-팩터)로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란 평가를 내렸다.

어깨가 무겁다. 신입 이적생 윌리 아다메스와 함께 샌프란시스코 타선의 활력소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MLB닷컴은 그의 직전 시즌 낮은 헛스윙 비율(9.6%)과 삼진 비율(8.2%) 등 여러 지표를 콕 집어 “두 번째 시즌을 맞아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대에 부응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외야로 시원하게 뻗어나간 타구가 반갑다. 신시내티와의 3번째 만남서 시즌 첫 장타를 뽑아 2루까지 내달린 것. 이정후는 이날 6회 초 상대 선발 닉 마르티네즈와의 세 번째 대결에서 1타점 적시타를 쳤다.
앞선 두 타석은 1회 초 삼진, 4회 초 1루수 직선타로 물러났지만, 이번엔 타점까지 올렸다. 2사 2루 상황 마르티네즈가 3구째 던진 시속 141.1㎞ 커터를 밀어쳐 좌익수 방면으로 보냈다.
전력질주 면모도 돋보였다. 8회 초 좌완 테일러 로저스의 147.6㎞ 싱커를 쳐 2루수 내야안타를 기록,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이로써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300(10타수 3안타)로 올랐고, OPS(출루율+장타율)도 0.817로 상승했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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