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돌아온 축제, 그 열기만큼이나 풍성했다.
‘2024∼2025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펼쳐진 19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은 추운 겨울을 녹일만큼 열기로 가득찼다. 2016~2017 올스타전 이후 8년 만에 부산에서 열린 만큼 9000명이 넘는 관중이 사직체육관을 찾았다. 최종 관중은 9053명으로 올스타전 관중이 9000명을 넘어선 것은 2019∼2020 올스타전 이후 5년 만이다.
이번 올스타전은 팀 크블몽과 팀 공아지의 맞대결로 펼쳐졌다. 4쿼터 접전 끝에 웃은 건 크블몽이었다. 16점 차 우위로 경기를 매조진 것. 142-126 승리(37-36, 41-31, 37-35, 27-24)를 거뒀다. 자밀 워니(SK)는 홀로 41점을 올리면서 팀 승리에 크게 공헌했다. 공아지는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이 지난 2022년 출범 25주년 기념 농구팬 대상 네이밍 공모전을 통해 선정한 ‘KBL 프렌즈’ 5종 캐릭터(농곰이, 바스래빗, 블린)’의 이름이다. 지난 시즌부터 캐릭터 이름으로 올스타 팀을 선정하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수많은 팬들로 북적였다. 그리고 이들의 시선을 끈 이벤트는 선수 그림전이었다. 올스타 출전 선수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전시한 것. 한국가스공사의 가드 김낙현은 깔끔한 자화상 캐리커처로 독보적인 그림 실력을 자랑했다. 또한 삼성의 장신 포워드 이원석은 인기 애니메이션 주인공 도라에몽을, 워니는 스폰지밥을 그려 제출하는 등 현장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본 경기에 돌입하면서 현장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선수단 입장과 함께 펼쳐진 댄스 퍼레이드. 숀 롱(현대모비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행하고 있는 ‘옴브리뉴 챌린지’ 퍼포먼스를 펼쳐 포문을 열었다. 샘조세프 벨란겔(한국가스공사)은 천사 날개를 단 채로 글로벌 히트곡인 로제의 ‘아파트(APT.)’에 맞춰 춤을 췄다. ‘뉴진스’의 멤버 하니로 변신한 변준형(정관장)은 ‘푸른 산호초’ 퍼포먼스로 시선을 끌었다. 사령탑들이 화룡점정을 찍었다. 전희철, 조동현 감독 모두 선글라스를 쓰고 춤을 추는 등 올스타전의 열기를 한껏 북돋웠다. 두 감독은 경기 도중에도 심판으로 변신해 재치 있는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별들의 전쟁이 펼쳐졌다. 정규리그 2라운드 종료 기준 1, 2위를 차지했던 SK의 전희철, 현대모비스의 조동현 두 사령탑이 각각 크블몽팀, 공아지팀 지휘봉을 잡았다. 올스타 선수 24명 가운데 20명은 팬 70%, 선수단 30%로 이뤄진 투표를 통해 뽑혔다. 여기에 감독들이 4명을 추가로 선발한 뒤 드래프트를 진행해 팀 구성을 최종 확정했다. 이에 크블몽 팀에서는 유기상(LG), 허웅(KCC) 허훈(KT), 안영준(SK), 워니가, 공아지 팀에서는 변준형, 이원석, 이선 알바노(DB), 이우석, 숀 롱(이상 현대모비스)이 베스트5 선정의 영예를 누렸다.
선수들의 번뜩이는 활약은 경기 돌입 후 더 빛났다. 크블몽 팀이 우위를 점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전반 1, 2쿼터에만 3점 슛 4개를 성공시킨 ‘슈퍼스타’ 가드 허웅은 상대 공아지 팀의 림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이에 워니도 특유의 돌파력을 활용해 코트 위를 누볐다.
눈에는 눈, 3점 슛에는 3점 슛이다. 공아지 팀에서는 이우석이 맞불을 놓았다. 하프타임 종료 시점에만 무려 6개의 3점 슛을 넣은 그의 활약에 사직실내체육관은 열광으로 가득했다. 후반에는 워니와 숀 롱이 빛났다. 둘은 각각 27점, 20점을 올리면서 득점력을 맘껏 뽐냈다. 화력전 끝에 이날 최고 수훈선수는 41점·19리바운드 더블더블 활약을 펼친 워니, 기자단 투표 결과(77표 중 66표)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한편, 이날 올스타전 도중 진행된 3점 슛과 덩크 콘테스트는 삼성 한 팀에서 독차지했다. 3점 슛 결선에 진출한 최성모가 이근휘, 허훈, 양준석을 제치고 3점 슛 콘테스트 우승자로 우뚝 섰다. 이어 열린 덩크 슛 콘테스트에서는 조준희가 이광진, 손준, 박정웅을 접전 끝에 꺾고 우승의 영예를 누렸다. 이 밖에도 덩크 콘테스트 퍼포먼스상에는 박정웅이, 올스타전 베스트 엔터테이너상은 이우석이 수상했다.
사직=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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