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를 할 줄 아는 선수입니다.”
불도저 같은 기세로 나아간다. 신인 선수마저 뜻밖의 활약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 정도다.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이 7연승과 함께 웃었다, 2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과의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3라운드 원정 경기를 19점 차 리드(67-48)로 승리했다. 이로써, 2라운드 전승에 이어 또 한 번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데 성공한 삼성생명이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하상윤 삼성생명 감독은 “경기 전 리바운드 디펜스를 주문했는데, 잘 수행해줬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선수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다만, 모든 게 계획대로 흘러간 것만은 아니었다. 1쿼터 초반 4분 59초 만에 주축 포워드 이해란이 종아리 통증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하 감독은 “종아리가 조금 올라왔다고 하더라. 트레이닝 파트 조언을 받아 선수 보호 차원에서 일찍 휴식을 결정했다. 아직 정확한 상태는 모르지만, 엄청 큰 부상은 아닌 듯싶다. 그래도 다시 확인하고, 경과를 지켜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계획 밖의 이탈, 그럼에도 삼성생명이 압승을 거둘 수 있었던 건 신인 포워드 최예슬 덕분이었다. 이날 이해란의 공백을 메꾸면서 팀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최종 23분 31초를 뛰어 6점·9리바운드·1어시스트를 기록한 것. 팀 내 최다 리바운드였다. 이를 두고 크게 미소 지은 사령탑은 “오늘 리바운드 9개에 턴오버는 한 차례도 없었다”면서 “농구를 할 줄 아는 선수다. 앞으로 이해란을 필두로 젊은 선수들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더 성장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선수 본인 역시 이해란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경기 종료 후 최예슬은 “공·수 모두 팀에 공헌하는 선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리바운드에서도 큰 영향력을 뽐내고 싶다“고 말한 뒤 “팀 동료인 (이)해란 언니가 그런 유형”이라고 손꼽았다.
2006년생 어린 나이, 코트 위 영향력은 어느 베테랑못지 않았다. 말 그대로 꿈만 같은 활약을 펼친 하루였다. 최예슬은 “조금이라도 팀 승리에 도움이 된 것 같아 다행이고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고교 무대를 밟았다. 프로 입성 후 매 순간 방심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몸 싸움 수준이 다르다”고 콕 집은 그는 “프로에서는 잠깐만 멍을 때리면 수비를 놓치고 실점으로 이어진다. 고교 농구랑 가장 다른 부분”이라고 했다.
프로 선수가 된 후 첫 수훈선수 인터뷰, 그렇기에 떨리는 목소리로 가족을 향한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최예슬은 “그동안 내 뒷바라지를 하면서 많이 고생했다. 이제 프로에 온 만큼 더 열심히 하겠다고 꼭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부천=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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