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얼굴들이 시상식을 화려하게 비췄다.
길었던 프로축구의 한 시즌을 정리하는 ‘하나은행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이 29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개최됐다. 먼저 진행된 K리그2 시상식에 이어 K리그1 주요 수상자들이 무대에 올라 한 해동안 펼친 맹활약의 결실을 맺었다.
2024시즌 K리그1 최고의 별은 조현우였다. 그는 감독 8표, 주장 7표, 미디어 75표 등으로 환산점수 총점 63.36점, 고른 지지를 받으며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2013년 대구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이후 2020년 울산으로 이적해 쭉 울산에서 뛰고 있는 그는 올 시즌 전 경기 및 전 시간 출전해 내내 안정적인 선방으로 울산의 골문을 지켰다. 38경기에서 40실점을 내줬고, 클린시트 14회를 기록했으며, 라운드 MVP 2회, 라운드 베스트11도 11번이나 품었다. 울산은 조현우의 활약에 힘입어 리그 3연패의 쾌거를 달성했다. 조현우는 2018 러시아 월드컵, 2022 카타르 월드컵 등 월드컵 2회 연속 출전과 함께 최근에도 대표팀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는 등 대표팀에서도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울산은 2022년 이청용, 2023년 김영권에 이어 올해 조현우까지 3년 연속 MVP를 배출하게 됐다. 또한 골키퍼가 MVP를 차지한 것은 지난 2008년 이운재(수원) 이후 16년 만이다.
한편, 수원FC의 안데르손은 감독 3표, 주장 4표, 미디어 8표를 받아 환산 점수 20.26점으로 조현우에 이어 2위를 기록했고, 강원의 준우승을 이끈 양민혁은 환산 점수 16.38점으로 뒤를 이었다.
‘라이징 스타’ 양민혁은 MVP 대신 영플레이어상에 이름을 새겼다. 감독 11표, 주장 10표, 미디어 115표 등 사실상 몰표를 받는 기염을 토했다.
강원 유스 출신 양민혁은 올 시즌 준프로계약 선수로 K리그에 데뷔했다. 개막전부터 선발로 나서 전반 32초 만에 도움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전 경기(38경기)에 출전해 12골 6도움을 기록했다. 양민혁은 출전, 득점, 공격포인트 등 구단 최연소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며 강원의 떠오르는 신예로 거듭났고, 시즌 도중 정식 프로 선수로 계약을 전환하기도 했다. 시즌 내내 기복 없는 활약으로 강원의 준우승을 이끌며, 데뷔 시즌 MVP 후보까지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안았다.
양민혁은 2017년 김민재(당시 전북)에 이어 데뷔 1년 차에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두 번째 선수가 됐다. 강원은 2019년 김지현, 2022년 양현준에 이어 역대 3번째 영플레이어를 배출했다. 강원은 포항(고무열, 김승대, 송민규)과 함께 영플레이어를 가장 많이 배출한 구단이 됐다.
감독상의 영광은 강원의 돌풍을 이끈 윤정환 감독에게 돌아갔다. 감독 7표, 주장 7표, 미디어 89표 등 고른 지지를 받았다.
윤 감독은 2023년 6월 시즌 도중 강원에 부임해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가는 벼랑 끝에서 극적인 잔류를 이끈 데 이어, 묵직한 리더십으로 올 시즌 리그 38경기 19승7무12패로 창단 16년 만에 첫 준우승을 차지했다. 4라운드까지 3무 1패를 거두고, 5라운드 대구전에서 늦은 첫 승 신고를 하는 등 시즌 초반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잇따른 연승 퍼레이드를 펼치며 상승세를 탔다. 시즌 최종전에서 포항을 1-0으로 꺾고 준우승을 확정했다.
K리그1에서 우승 팀 외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한 것은 2020년 포항 김기동 감독(3위) 이후 4년 만이다. K리그 전체로 살펴봐도 2005년 장외룡(인천·준우승), 2010년 박경훈(제주·준우승), 2020년 김기동(포항·3위)에 이어 네 번째다.
한편,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베스트11도 공개됐다. MVP 조현우가 당연히 골키퍼 자리를 지켰다. 수비진에는 이명재(울산), 박승욱(김천), 김기희(울산), 황문기(강원)가 포진했다. 중원에는 안데르손(수원FC), 고승범(울산), 오베르단(포항), 양민혁(강원)이, 전방에는 이동경(김천), 이상헌(강원) 듀오가 트로피를 가져갔다.
시즌 득점왕은 15골의 무고사(인천), 도움왕은 안데르손이 가져갔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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