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KS) 우승의 기쁨을 대만으로 가져가겠습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출격 준비를 마쳤다. 9일 시작해 24일 결승전을 끝으로 마무리되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WBSC) 프리미어12에 나선다. 8일 오전 결전지 대만으로 출국해 연습경기를 한 차례 치르고 13일 대만전을 시작으로 조별리그에 돌입한다.
한국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대목이 있다. 올 시즌 KBO 리그를 휩쓴 ‘슈퍼스타’ 김도영(KIA)이 국제 무대에서도 활약할 수 있을지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나 다름없는 활약을 펼쳤다. 최연소 및 최소경기 30홈런-30도루를 달성과 함께, 정규시즌 141경기 출전 타율 0.347(544타수 189안타), 38홈런 109타점 40도루라는 위대한 성적표로 마감했다. 가을 무대서도 명품 수비를 자랑하며 반짝였다. 7년 만의 KIA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류 감독이 일찌감치 김도영을 3번 타자 3루수로 기용하겠다고 못 박은 이유다.
연령 제한 없는 성인 대표팀은 처음이다. 태극마크를 달고 뛴 것은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이 처음이었다. 당시 준우승을 일궜으나, 김도영에겐 아쉬움이 남는 대회였다. 4경기 타율이 0.200에 그쳤으며 일본과의 결승전에선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손가락을 다쳐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기도 했기 때문. 이번엔 다른 결과를 예고한다.
다만 현재 ‘합격점’은 아니다. 지난 1일 류 감독은 “(김도영이 있어) 든든하다. 어린 선수가 홈런도 많이 치고, 도루도 많이 한다”면서도 “실책이 많아서 아쉽다”고 했다. 가을이 되니 식어버린 방망이도 문제다. KS에서 타율 0.235(17타수 4안타)로 다소 주춤했다. 대표팀으로 나선 세 차례 평가전에서도 타율 0.125(8타수 1안타)에 그쳤다.
류 감독의 신뢰는 여전하다. 6일 상무전 후반부터 김도영을 지명타자로 돌려 타격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김도영이 좋았던 리듬, 감각을 빨리 찾아야 테이블세터에 비해 안정감이 떨어지는 클린업 트리오에 힘을 더할 수 있다. 이번 대표팀엔 이전과 달리 확실한 ‘4번 타자’가 없다. 고정 타순을 좋아하는 류 감독의 고민이 길어지는 이유다. 그렇기에 3번 타자 김도영이 타격감을 찾아 안정적인 흐름을 끌고 가야 한다.
대표팀에서 좋은 기억도 있다. 고교 3학년 시절이던 2021년 U-23(23세 이하) 야구 월드컵에 참가, 7경기 타율 0.353(17타수 6안타) 4타점 4도루 OPS 0.954로 맹타를 휘두른 바 있다. 김도영이 식은 배트를 다시 타오르게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일본도 김도영을 주목하고 있다. 1일 일본 매체 ‘히가시 스포웹’은 “한국의 떠오르는 스타 김도영이 프리미어12에서 복수를 열망하고 있다”며 “김도영은 지난해 11월 APBC 결승전에서 왼손을 다쳤고, 우승하지 못했던 쓰라린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일본에게) 복수하고 싶은 생각이 강하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한편, 7일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김도영을 포함한 팀 코리아 28명의 최종 명단을 확정해 발표했다. 앞서 3번의 경기를 통해 본 대회 준비를 위한 모의고사를 치르며 옥석 고르기에 나섰다. 앞서 6일까지 대표팀 훈련에 참가했던 총 34명의 선수 가운데 투수 김시훈(NC), 엄상백(KT), 전상현(KIA), 조민석(상무), 포수 한준수(KIA), 내야수 김영웅(삼성) 등 6명이 낙마했다.
▲ 2024 프리미어12 대표팀 명단(28인)
-투수: 정해영, 최지민, 곽도규(이상 KIA), 유영찬, 임찬규(이상 LG), 곽빈, 김택연, 이영하, 최승용(이상 두산), 고영표, 박영현, 소형준(이상 KT), 조병현(SSG), 김서현(한화)
-포수: 박동원(LG), 김형준(NC)
-내야수): 김도영(KIA), 문보경, 신민재(이상 LG), 박성한(SSG), 나승엽(롯데), 김휘집, 김주원(이상 NC), 송성문(키움)
-외야수: 최원준(KIA), 홍창기(LG), 윤동희(롯데), 이주형(키움)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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