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의 커피 사랑은 매우 유별나다고 할 수 있다. 휴식을 취할 때나 업무를 볼 때, 학교 과제를 하거나 식사를 마친 후 항상 커피를 찾기 마련이다. 커피 소비량 및 유통량이 많은 한국을 가리켜 커피공화국이라고도 부른다. 문제는 커피를 무분별하게 즐길 경우 불면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커피를 즐겨 마시는 이유 중 하나로 카페인 효능에 의한 각성 효과를 언급할 수 있다. 카페인 섭취 시 졸음 원인인 아데노신 수용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뇌 각성이 이뤄진다. 즉, 중추신경을 자극해 일시적으로 졸음을 쫓는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다.
적정량의 커피를 즐긴다면 집중력 향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카페인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한다면 각성 효과가 두드러져 되레 피로에 시달릴 수 있다. 특히 과량 섭취가 지속되면 카페인 민감도 이상에 따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개인별 카페인 민감도는 카페인 분해 효소의 유전적 능력에 의해 어느 정도 차이를 보인다. 평균적으로 볼 때 성인의 카페인 최대 일일섭취권고량은 400mg 이하라고 알려져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성인의 경우 하루에 커피 4잔 이상을 섭취하면 카페인 최대 일일섭취권고량을 초과할 수 있다.
만약 일일섭취권고량 이상의 커피를 마실 경우 가슴 두근거림, 혈압 상승, 불면증, 신경과민, 빈혈, 위 점막 자극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그 중에서도 불면증은 삶의 질 저하를 일으키는 카페인 부작용으로 악명이 높다.
불면증은 잠을 잘 수 있는 시간, 환경 등이 충분히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잠을 온전히 이루지 못하는 경우다. 잠을 자는 도중 자주 깨어나거나 낮과 밤이 바뀐 일상 역시 불면증 유형으로 꼽힌다.
일상생활 속에서 주간졸림증, 만성피로 등에 시달린다면 카페인 민감도 상승에 따른 수면의 질 저하 여부를 의심해야 한다. 불면증을 진단하기 위해 수면클리닉에 내원하여 설문 및 심리분석, 이학적 검사, 병력 체크, 혈액검사 등의 검사를 시행한다. 이 가운데 정확한 수면장애 진단을 위해 수면다원검사를 고려할 수 있다. 수면다원검사는 불면증과 더불어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기면증, 수면 중 이상행동 등 여러 수면질환 진단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표준 검사로 꼽힌다.
이종우 숨수면클리닉 원장은 "불면증을 극복하기 위해 마시는 커피의 양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침실 등의 수면 위생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지속적으로 반복적인 불면증이 나타나는 환자라면 단기간 약물요법을 고려할 수 있는데 이외에 행동인지치료, 운동 등 기타 체중관리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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