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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엿보기]송민섭의 ‘1인 응원단’…이강철과 KT는 열혈 구독자

입력 : 2020-08-07 11:05:40 수정 : 2020-08-07 18: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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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고척돔 전영민 기자] 2020시즌 경기 출전은 51경기. 선발 출전은 6일 고척 키움전 한 차례. 주로 대수비나 대주자로 그라운드를 밟는데 최근에는 그마저도 마땅치 않다. 팀의 주전 중견수는 배정대. 양쪽 코너에는 멜 로하스 주니어와 조용호가 있다. 백업은 지난해 주전 중견수였던 김민혁이다. 외야 세 자리에 송민섭(29·KT)이 비집고 들어가기에는 좁은 틈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이강철 KT 감독은 송민섭을 “없으면 안 되는 존재”라고 말한다.

 

 송민섭은 지난해 KT의 알짜배기였다. 지난해까지 공인구 반발계수가 낮아지면서 담장을 넘어야 하는 타구가 뻗지 않자 외야 수비가 중요해진 것. 이강철 감독은 송민섭의 수비 범위를 높게 평가하고 활용도를 높였다. 경기 후반부에 송민섭을 대수비로 넣어 외야 수비를 강화한 적이 많았다. 그렇게 쌓은 출전 경기 수만 104경기였다. 올해 배정대가 리그 대표 중견수로 성장하고 타구들이 예년보다 뻗으면서 송민섭의 자리는 다시 좁아졌다.

 그라운드에 설 자리는 좁지만 더그아웃은 송민섭 세상이다. 관중석에 응원단이 있다면 KT 더그아웃에는 송민섭이 있다고 비유할 정도. 송민섭 만큼 떠드는 선수도, 움직이는 선수도 없다. 송민섭의 존재 자체가 KT 더그아웃의 분위기인 것. 실제로 로하스가 홈런을 치고 돌아오면 맨 마지막에 둘만의 세리머니를 하는 역할, 수비를 마친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동료에게 하이브파이브하는 역할,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 목청이 터져라 소리 지르는 역할도 모두 송민섭 몫이다. 1인 응원단이 따로 없다.

 

 2년째 송민섭을 지켜본 이 감독은 열혈 구독자다. 감독으로서 플레이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다가도 송민섭의 활기찬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기 때문. 언제나 열정 가득한 송민섭은 이 감독에게 자양강장제와도 같다. 이 감독은 “자리가 애매해서 민섭이를 한 번 2군에 내린 적이 있었는데 없으니까 그 공백이 너무 아쉽게 느껴지더라. 시합을 많이 뛰지 못해도 분위기 메이킹은 정말 잘한다”면서 “아무리 대수비라고 해도 타석에 거의 안 들어가면 힘들다. 그런데 민섭이는 수비를 나가면 정말 열심히 하고 안에서는 분위기도 잘 만든다”고 말했다.

 

 송민섭은 ‘벤치 워머’다. 그라운드를 밟는 시간보다 벤치에 앉아있는 시간이 더 많다. 그런데 존재감은 강백호나 로하스에 비해도 밀리지 않는다. 막내도 섣불리 할 수 없는 더그아웃 응원단장, 수치화할 수 없는 송민섭의 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고척돔 김두홍 기자, 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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