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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남편 찬스'...한국 낭자 이끄는 외조의 힘

입력 : 2020-08-03 13:44:14 수정 : 2020-08-03 19: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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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국 여자프로골프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담 캐디들의 국내 입국이 어려워지면서 한국 낭자들이 주최 측이 제안한 하우스캐디 대신 남편에게 캐디백을 맡기기 시작했다. 이른바 ‘남편 찬스’가 해외 무대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골프여제 박인비는 오는 20일부터 사흘간 영국에서 열리는 AIG 여자오픈(전 브리티여자오픈)에 나선다. 이번에도 캐디백은 호주인 브래드 비처 캐디 대신 남편 남기혁 프로가 담당한다. 지난 2일 막을 내린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도 박인비의 옆에는 계속 남 프로가 있었다. 이보미 역시 오는 5일부터 막을 올리는 오렌지라이프 챔피언스트로비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남편 이완(배우)에게 캐디백을 맡길 예정이다.

 

 코로나19가 한국 낭자들의 캐디를 바꾸고 있다. 프로에게 캐디는 거리와 방향, 샷 강도 등 민감한 요소를 함께할 수 있는 동반자다. 샷 하나에 그저 타수 하나가 걸린 것이 아니라 라운드, 대회 전체 심리를 좌우할 수 있는 요소다. 그래서 프로는 익숙한 캐디와 오래 동행하는 것을 선호한다.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출수록 선수의 성향과 특성에 맞는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 주관적인 판단보다 객관적인 판단도 가능해 큰 비용을 들이더라도 전담 캐디와 동행한다.

 유일한 예외는 가족이다. 코로나19라는 특수성을 상쇄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다. 누구보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하는 만큼 정서적 유대도 깊다.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샷이나 코스에 대한 아쉬움도 그 자리에서 함께 털어낼 수 있다. 게다가 남 프로는 지난 1999년 한국프로골프(KPGA) 프로로 입문해 2008년까지 투어에서 활동한 실력파. 이보미에 따르면 배우 이완은 핸디캡 9 정도의 실력이다. 연습라운딩과 4라운드 모두 동행하면서 살뜰한 조언을 건넬 수 있을 정도다.

 

 금전적인 부분도 이득이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스타 캐디가 아니어도 세계 챔피언격인 한국 낭자들의 샷을 이해하고 코스 공략을 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실력이 밑바탕이다. 당연히 실력이 좋으면 연봉도 상승. 세계무대를 누비는 한국 낭자들의 캐디들은 대부분 억대 연봉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가족이 캐디백을 멘다면 지출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남편의 외조에 금술도 살리고 금전적인 부분도 일정 부분 세이브할 수 있는 것. 한국 낭자들은 ‘남편 찬스’로 코로나19 사태를 정면돌파하고 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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