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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포커스] 증여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입력 : 2020-07-14 03:02:00 수정 : 2020-07-14 18: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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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에서 자동차 부품 제조업을 운영하는 A씨(69세)는 최근 깊은 고민이 있다. 아내의 병세가 생각보다 심각해서다. 유명하다는 병원에 다녀봐도 의사들의 대답은 모두 똑같이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것이다. A씨는 4~5년 전에 증여세를 부담하면서까지 서울 마곡에 있는 아파트를 아내에게 선물할 만큼 부부간의 정(精)도 애틋하였다. 그런데 얼마 전 자녀들이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라 상속을 받으면 상속세 부담이 크니, 지금 당장 증여를 해달라고 했다. A씨는 자녀들이 야속하기도 했지만, 세금이 많이 나온다고 하니 고민 중이다. 아내 명의의 재산은 마곡의 아파트를 포함하여 30억정도 된다.

부(富)를 무상으로 승계시키는 방법은 타계 전과 후를 구분해 증여와 상속이 있고, 각각 증여세와 상속세가 부과된다. 상속세와 증여세는 부과되는 대상이 본질적으로 같기 때문에 적용되는 단계별 누진 세율이 같다. 세율은 최저 10%에서 최고 50%인데, 재산 가액이 커질수록 세율도 증가하는 구조이다. 이러한 세율구조에서 가장 쉬운 상속세 절세방법이 증여이다. 왜냐하면 상속세는 기본적으로 돌아가시는 분의 재산을 모두 합산하여 과세하므로 적용되는 세율이 높을 수밖에 없고, 재산을 안분하여 사전적으로 미리미리 증여하면 적용되는 세율이 낮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정욱 KB국민은행 중소기업고객부 공인회계사

그러면 위 사례에서도 증여가 유용할까?

이와 관련하여 맨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상속세 합산과세이다. 세법에서는 상속 전 10년 내 피상속인이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은 상속재산에 합산하여 상속세를 정산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러므로 위 사례와 같이 타계가 얼마 남지 않는 경우에는 증여한다고 해서 적용되는 세율구간을 낮추어 절세를 도모하기는 어렵다.

두 번째로 고려할 것은 배우자상속공제이다. 배우자상속공제는 30억원을 한도로 하여 배우자가 실제 상속받은 금액과 법정상속분 중 적은 금액을 상속재산에서 공제해준다. 예를 들어 A씨 아내의 상속재산이 30억원이고 자녀가 2인이라고 하면, A씨는 법정상속지분대로 상속받는다면 약 12억 8천만원을 공제 받을 수 있다.

유의해야 하는 점이 있다. 위 사례에서 A씨의 아내가 자녀들에게 재산을 모두 증여하는 경우에는 해당 재산은 모두 상속재산에 합산해 상속세를 계산하지만, A씨가 상속받을 재산이 없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배우자상속공제를 받을 수 없다. 다만, 세법에서는 배우자가 존재하는 데 상속받은 금액이 없으면 5억원을 공제해주고 있다.

세 번째로 고려할 것은 상속대상 재산의 가치상승 여부이다. 상속 전 10년 내 증여재산이 있는 경우 상속재산에 합산되는 가액은 증여 시점의 가액이다. 그러므로 증여 이후 상속이 개시되는 시점까지 가치가 폭등한다면 사전 증여를 고민해보아야 한다.

그러면 A씨의 경우는 사전증여가 유리할까? 먼저, 아내의 전체 상속재산가액을 추정한 뒤 배우자상속공제를 최대로 받을 경우 세액과 자녀들에게 증여해 줄 경우에 부담할 상속세를 비교해보아야 한다. 이때 추가로 A씨가 배우자상속공제를 위해 상속받은 재산이 향후 A씨의 타계로 인하여 재차 상속이나 증여될 경우의 세액까지 포함하여 계산해 보아야 한다. 의사결정에 따라 세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으니 주변의 조력을 얻어서라도 반드시 세부담액을 확인하고 결정해야 한다.

 

최정욱 KB국민은행 중소기업고객부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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