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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9-19 07:00:00, 수정 2019-09-18 13:04:58

    타이틀 경쟁?…양현종-린드블럼의 품격은 ‘무승부’다

    • [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타이틀 이상의 가치'다.

       

      최저 평균자책점 타이틀의 향방보다 눈길을 끄는 건 KIA 양현종(31)과 두산 조쉬 린드블럼(32)이 만든 과정이다.

       

       2019시즌 종료가 임박했다. 상위권 네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고, 마지막 5위 자리를 두고 NC와 KT가 맞서고 있다. 팀 성적뿐 아니라 개인 성적에서도 타이틀 주인공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유일하게 오리무중인 왕좌는 최저 평균자책점이다. 시즌 중반부터 지켜오던 선두 자리를 내준 린드블럼과 마지막 등판을 마치고 최상단으로 올라선 양현종의 싸움이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정상에는 린드블럼이 서 있었다. 15일 기준 린드블럼의 평균자책점은 2.15이었다. 다승(20승)과 탈삼진(178개) 부문에서도 압도적이었기에 트리플크라운도 가능했다. 승률(0.870)까지 합하면 4관왕은 물론 2019시즌 MVP까지 유력한 후보였다. 그런데 지난 16일 잠실 키움전에서 미끄러졌다.

       

       이튿날 기회를 잡은 양현종은 광주 NC전에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점 2.29로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 마지막 등판이라고 공언한 만큼 양현종이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를 일은 없다. 다시 말해 타이틀의 향방은 린드블럼의 손에 달렸다는 뜻이다. 자기가 내준 자리를 다시 뺏어올 수 있는 기회, 그리고 시즌 최종 등판일까지 팬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다.

       

       그보다 더 눈여겨봐야 할 점은 두 선수가 선의의 경쟁을 이룬 과정에서 보여준 자세다. 두 선수는 각 팀의 에이스답게 승부를 회피하지 않았다. 자신의 기록이나 타이틀보다는 팀을 위했다. 린드블럼은 16일 키움전 7회초까지 2실점으로 호투했다. 8회에도 등판한 건 투구 수가 100구 이하였던 점도 있지만 최근 불펜진의 난조를 고려한 선택이기도 했다. 마무리 이형범이 무너졌고 배영수의 보크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다음 날엔 불펜계투조가 모두 출전해 체력을 소모했다. 불펜진의 체력 소모를 최소화하는 건 에이스의 책무다. 린드블럼은 동료들을 위해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결국 무릎을 꿇었다.

       

       양현종도 마찬가지다. 17일 광주 NC전에서 5회까지 투구를 마쳤을 때 양현종의 투구 수는 65구였다. 올 시즌 양현종의 경기당 평균 투구 수(약 93구)를 감안하면 적어도 두 이닝 정도는 가능했을 페이스였다. 구위나 구속도 좋았기에 평균자책점을 조금 더 낮출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런데 양현종은 6회에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서재응 투수 코치와 사전에 투구 이닝을 협의했고 박흥식 감독 대행과는 올 시즌 마지막 등판임을 합의했다. 잔여 경기에서라도 구단이 젊은 유망주들을 시험하도록 자신의 등판일을 한 차례 양보한 셈이다.

       

       타이틀의 향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두 에이스가 보여준 선의의 경쟁 과정은 무승부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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