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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민의 별책부록]시장님, 잠실야구장 다른 ‘흔적’도 지워주셔야죠

입력 : 2021-04-14 13:15:25 수정 : 2021-04-14 13: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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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지난 13일 프로야구 KT-두산전이 열린 잠실야구장. 1, 3루 옆에 새로 설치된 띠 전광판 옆 부분과 외야 현수막에 새겨진 ‘I.SEOUL.U’(아이서울유) 브랜드 로고가 개시에 앞서 가려졌다. 오세훈(50) 신임 서울시장이 4·7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오 시장의 흔적 지우기는 예상했던 바다. ‘I.SEOUL.U’(아이서울유) 브랜드는 고 박원순 전 시장이 2015년 해외 홍보를 위해 만든 브랜드다. 호불호가 갈렸던 로고라는 점을 떠나 당파 논리에 의해 좌우되는 정치권 생리를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 가능한 일이다. 또 이날은 ‘서울특별시 행정포털’ 페이지 상하단에 표기되던 ‘I.SEOUL.U’ 로고도 자취를 감췄다.

 

 그런데 오 시장이 잊지 말아야 할 다른 흔적이 있다. 잠실야구장 원정팀 복도벽에 쌓인 흉터들이다. 프로생활 내내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한 후 올해 KBO리그에 합류한 추신수는 시범경기 기간 잠실야구장을 처음 경험한 뒤 경악했다. 원정팀이 머물 공간이 부족해 복도에 짐을 풀어놓는 것을 보고 “원정팀용 실내 배팅케이지가 없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선수들 치료 공간도 부족하고, 뜨거운 물을 받을 곳도 없다”고 했다. 미국과 한국의 야구 환경에 대한 단순 투정이 아니었다. 지난 2006년 오 시장이 첫 번째 시장직을 할 때에도 원정팀 복도에는 스파이크와 가방 등에 긁힌 자국이 선명했다.

 

 이번에는 지켜야만 하는 약속도 있다. 오 시장은 이번 보궐선거 전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잠실야구장 인프라 개선 관련 요청 사항을 전달받았다. 정지택 KBO 총재가 직접 나서 야구장 개보수를 언급한 일 자체가 야구계에서 이슈가 됐다. 당시 오 시장은 서울시 야구 인프라 개선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며 잠실구장 신축 계획 등에 대한 세부적인 입장을 전했다.

 

 서울시장이 바뀌자마자 공공시설에서 전 시장의 흔적이 지워졌다. 일주일도 채 걸리지 않았다. 과한 시설이용료를 내고 해당 시설을 이용 중인 프로야구 선수들은 여전히 복도에 짐을 쌓아두고 있다. 정치인의 공약이, 서울시장의 약속이 말에 그치지 않는다면 잠실야구장도 이제 바뀔 때가 됐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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