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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박혜진을 웃게 만드는 마법 ‘정은 언니’

입력 : 2021-01-18 16:00:00 수정 : 2021-01-18 18: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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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언니, 뭐해? 심심하지 않아?”

 

 코트만 밟으면 무서울 정도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박혜진(31)이 무장 해제되는 순간이 있다. 동료 김정은(34·이상 우리은행)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 박혜진 얼굴에 미소가 만연하다.

 

 박혜진은 위성우 감독이 공인하는 에이스다. 어릴 적부터 막중한 역할을 맡아온 탓인지 논란이 될 한 마디가 없다. 몸 상태, 팀 분위기, 위 감독과 함께 고안한 패턴 등 어떤 질문이 쏟아져도 모범답안을 꺼내놓는다. 개막전서 부상으로 이탈한 뒤 두 달 만에 돌아와 치른 복귀전에서도, 지난 14일 신한은행전서 오랜만에 40분 풀타임을 뛰고도 신중한 답변을 내놓았다. 질의응답 전문가로도 손색없다.

 

 그런데 박혜진이 대답보다 웃음을 먼저 꺼내는 마법의 단어가 있다. 박혜진은 “정은 언니가 저보고 연락 좀 그만하래요”라며 웃음을 겨우 참았다. 김정은은 지난달 28일 하나원큐전서 다친 뒤 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발목 인대는 50~60% 이상 손상됐고, 플레이오프까지 복귀는 불가능하다. 안정을 취해야 하는 기간만 적어도 6주일. 우리은행서 동고동락한 기간만 5년째. 올 시즌 부상으로 홈구장 연습장과 벤치에만 앉아있을 때 가장 위로가 됐던 언니, 누구보다 상실감이 큰 동료에게 박혜진이 거꾸로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박혜진은 “저번에 한 번 원정에서 짐을 싸는데 언니 빈자리가 크게 느껴져서 외로운 느낌이 들더라”면서 “언니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정말 매일같이 연락하고 있다. 이전에 함께 찍었던 사진도 계속 보내면서 언니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등도 묻고 내가 무엇을 하는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등을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진이 과할 정도로 김정은에게 연락하는 이유는 따로 없다. 왕조를 구축한 동료, ‘3광’ 중막내로서 할 도리를 다하는 것. 시즌 초 자신이 지겹도록 들었던 “제발 돌아와. 언니 힘들다”라는 말에 대한 보답이다. 박혜진의 1일1보고에 넉다운된 언니는 그만하라는 뜻도 전했지만 동생의 애교에 담긴 속뜻은 누구보다 잘 안다. 박혜진은 “지금 언니가 힘들었던 만큼만 차라리 지금 잘 쉬고 잘 마음 추슬러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트에 없어도 ‘정은 언니’는 박혜진을 웃게 만든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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