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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인터뷰]박경수의 18년짜리 갈망 “가을야구, 우승 같은 감정 아닐까요?”

입력 : 2020-07-13 11:00:00 수정 : 2020-07-13 15: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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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수원 전영민 기자] “200%로 하다가 다쳐도 후회 없을 것 같아요.”

 

 KT 부주장 박경수(36)는 선수단 군기반장이다. 평소엔 동네 형처럼 한없이 친근한 선배지만 젊은 선수들이 훈련 중 나태한 모습을 보이면 코칭스태프보다 박경수의 외침이 그라운드에 더 먼저 울려 퍼진다. KBO리그 경력만 17년인 최고참 박경수의 경험과 호통은 경기 중에도 선수들이 다시금 마음을 다잡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박경수도 유일하게 약해지는 부분이 있다. 단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가을야구다. 남부럽지 않은 야구사를 겪은 박경수도 10월의 그라운드는 아직도 막연하기만 하다. 지난 2003년 KBO리그에 데뷔한 후 12년 동안 몸담았던 LG에서는 팀의 암흑기를 보냈다. 마지막 해였던 2014년에는 LG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정작 정규시즌에 펄펄 날던 박경수가 부상으로 가을야구 엔트리에서 빠졌다. 자유계약(FA)으로 KT 유니폼을 입은 지난 5년 동안은 하위권만 맴돌았다.

 

 박경수는 “이렇게 오래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한 것도 기록 아니냐”며 특유의 농담으로 아쉬움을 숨기려 하지만 속마음은 정반대다. 5강을 향한 갈망이 팀 내에서 둘째라면 서러울 정도다. 박경수는 18년째 ‘가을야구’라는 일관된 꿈을 꾸고 있다. 부주장으로서, 황혼기를 앞둔 선수로서 현역 생활을 마치기 전에 주장 유한준과 함께 가을야구를 맛보고 싶다는 열망이 가장 크다. 자신이 주장을 맡았던 몇 년간 팀이 하위권에 머물렀다는 자책도 담겨있다.

 박경수는 “KT 소속으로 하위권에서 꼴찌도 계속 해봤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면서 조금씩 더 강팀으로 거듭나는 모습도 보고 있다”며 “우리 팀 KT가 5강에 간다면 진짜 다른 팀이나 남들이 첫 우승을 하는 것 같은 감정이 내게도 차오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그래서일까. 팀이 조금씩 알을 깨는 모습을 보이자 박경수가 18년 동안 속으로 삭혀온 아쉬움이 이제는 기대로 바뀌었다. 유망주였던 후배들이 이제 팀의 주전이 됐고, 박경수는 후배들과의 가을야구를 상상한다. 가을야구는 아직도 막연하지만 의지는 굴뚝같다.

 

 박경수는 “가슴 속에 늘 가을야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선수 생활 중 경험하지 못하더라도 다음 야구인생에서 해보면 되지라는 생각을 하는 편”이라면서도 “은퇴하기 전에 우리 팀이 가을야구를 하면 정말 재미있게, 신나게 할 것 같다. 만약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내 기량의 100%, 아니 200%를 하다가 다쳐도 정말 후회 없을 만큼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T 제공

 

사진설명: 가을야구를 향한 박경수의 갈망은 최고조에 달했다. 사진은 박경수가 세리머니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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