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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민의 별책부록] NC의 4번째 과잉대응

입력 : 2020-04-10 18:00:00 수정 : 2020-04-10 18: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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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사이 발열 증세로 훈련 취소만 네 차례
모두 음성 판정, 과잉대응이 역으로 선수단 지켜

[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부족할 바에 넘치는 게 낫다.

 

 프로야구 NC는 구단 내 발열 증상자가 발생해 벌써 네 차례나 훈련을 중단했다. 할리우드 액션 같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생각하면 ‘설마’는 없다. 선수단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NC의 선도적인 과잉대응이다.

 

 1월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 확산되기 시작했을 때 KBO리그 열 개 구단은 방역과 예방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선수단 내부에서 마스크 공수 대작전이 펼쳐졌고, 인천공항 출국장에서는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해 서로 알아보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하면서도 공식 인터뷰도 서면으로 대체할 정도로 신경을 쏟았다. 국내에서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도 야구단에서는 단 한 명도 양성 판정을 받지 않았다. 모두가 합심해 KBO리그를 지켰다.

 

 NC는 한 달 사이 네 차례나 훈련을 중단했다. 협력업체 직원이 발열 증세로 인근 진료소에서 검사를 받는 동안 이틀 동안 훈련을 중단한 게 시작이었다. 프런트 직원, 코치 등 직책을 불문하고 출입구의 열 감지센서를 통과하지 못해 야구단 전체가 짐을 쌌다. 선수들이 창원NC파크로 출근하기도 전에 자택 대기령을 내린 적도 있고, 구장에서 사복을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선수들을 돌려보낸 적도 있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컨디션을 조절하기 힘들다”라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자산인 몸을 관리하기 쉽지 않으니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다.

 

 그런데 선수들을 살린 것은 NC의 과잉대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미열이라도 열이 나면 무조건 선별진료소를 방문하기를 권고했다. 복통을 호소하고 기침까지 동반한다면 곧장 감염 위험군으로 분류했다. 만약 한 명이라도 양성 판정을 받는다면 해당 확진자는 물론 선수, 팀까지 ‘2020시즌을 망친 악당’으로 낙인찍힌다. 구단과 리그가 벌어들일 수익에 눈이 멀기보다 공통의 가치를 지키자는 판단이었다.

 

 헐리우드 액션으로 보일지라도 NC는 과잉대응으로 선수단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조금이라도 해가 될 만한 요소가 눈에 띄면 방치하지 않고 싹부터 잘랐다. 똑같이 대응하고 있는 타 구단들에 비해 횟수가 많다는 점이 불안하게 보일 수는 있어도 큰 문제로 이어지지도 않았다. 미열을 예방할 수도 없는 노릇. 한 번이 아닌 수차례 훈련 취소를 반복한 것도 다른 팀에 비해 조심성이 떨어진다기보다 더 철저하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는 ‘과유불급’이 통하지 않는다. 철저하게 예방하고, 작은 사안에도 위태로운 상황을 가정해 대비해야 한다. 실제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 세계보건기구(WHO)의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중국 내 비상사태지만, 국제적인 보건 비상사태는 아니다"라며 즉각 대응하지 않았다. 그 결과 전 세계 확산을 막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대응이 과하게 보여도 모자라는 것보다는 낫다. 아직 코로나19는 끝나지 않았다. NC의 선도적 과잉대응은 그래서 의미가 크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N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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