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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전여빈, 이제 가족 앞에서 당당한 이유

입력 : 2020-01-29 08:00:00 수정 : 2020-01-29 09: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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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재원 기자] “내 길이 아닌가 싶었어요.”

 

딱 서른 살까지였다. 전여빈이 배우로 승부를 보려고 정해놓은 기한이었다. 20대부터 배우 경력을 쌓았지만 대중의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가시밭길이 계속됐고 목전까지 포기라는 말이 나오려는 찰나였다. 

 

“밥벌이를 해야 하는데 연기로는 생활을 지킬 수 없으니까 회한까지 들었어요. 30살까지 도전해보고 안 되면 내가 또 좋아할 만한 일을 찾아보려고 했어요.” 

 

그런데 정확히 서른살이었던 2018년, 독립영화 ‘죄 많은 소녀’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 결과 부산국제영화제, 부일영화상, 춘사영화제, 올해의영화상 등 주요 영화시상식에서 연이어 상복이 터졌다. 이후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 ‘낙원의 밤’을 비롯해 드라마 tvN ‘라이브’, JTBC ‘멜로가 체질’ 등 여러 작품의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다져가고 있다. 

 

“‘죄 많은 소녀’가 좋은 호응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일 년에도 천여편의 독립영화가 나오잖아요. 그리고 평은 보신 분들이 해주시는 거기 때문에 (이러한 반응을) 예상치 못했어요. 저에게 좋은 기회랑 좋은 운들이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 출연한 영화 ‘해치지않아’도 눈길을 끌고 있다. 할리우드 대작인 ‘나쁜녀석들: 포에버’와 ‘닥터 두리틀’까지 누르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작품은 망하기 일보 직전의 동물원 동산파크에 야심 차게 원장으로 부임하게 된 변호사 태수와 팔려간 동물 대신 동물로 근무하게 된 직원들의 기상천외한 미션을 그린 내용이다. 극 중 동산파크의 사육사였던 전여빈은 나무늘보 탈을 쓸고 동물인 척 연기하는 파격적인 캐릭터다. 꾸미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로 담백한 웃음뿐만 아니라 의미까지 잡았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마치 놀이터에서 노는 기분이 들었으니까요. 이번 작품을 통해 상업 영화 주연을 처음 해봤어요. 돈을 받으면서 하는데, 일이 재미있어서 돈을 받으면 안 될 거 같았어요.”

 

 

실제 동물원의 동물들은 정적이다. 하지만 영화 속 동산파크만은 예외다. 사람들이 동물인 척 연기하는 만큼 동물이 콜라를 마시거나 하는 등의 눈에 띄는 행동을 보여준다. 이에 전여빈은 실제처럼 제작된 전신 동물 탈을 써야 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털 슈트를 입었을 때 완성도가 좋아야 할 거 같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감독님이 외국에서 찍은 동물인 척하는 몰래카메라를 보여주면서 학습을 시켜주셨어요. 단 한 번도 동물원에서 동물을 진짜로 만나본 적이 없어요. 호랑이는 잠만 자고 있었죠.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재미있는 소재가 손재곤 감독님을 만나면 다른 결로 풀어나갈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이제 가족 앞에서 당당하다. 다른 직업을 알아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가족들에게 극장의 큰 스크린으로 연기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일이다. 

 

“가족들이 의미 있는 웃음을 전달하는 작품에 참여한 제가 자랑스럽다고 해주셨어요. 또 동료들은 그동안 봐왔던 역할과 다른 면모를 보여줘서 좋았다고 했어요. 겉으로는 덤덤한 척했지만 속으로는 너무 감사했죠.”

 

그는 시종일관 성심성의껏 대화를 이어나갔다. 자신이 출연했던 작품 얘기가 나올 때면 애정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산전수전 끝에 궤도에 진입해서일까. 이제 승승장구할 일만 남았다. 해맑게 웃고 있는 얼굴 뒤에는 환한 빛이 드리웠다.

 

“연달아 작품을 해왔는데 또 현장에 가고 싶어요. 과거엔 하고 싶어도 기회를 얻는 게 어려웠거든요. 한 발 한 발 우직히 나가면서 하늘이 도와줘서 이렇게 저에게 온 기회를 잘 꾸려나가고 싶어요.”

 

jkim@sportsworldi.com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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