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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ABOUT 문화연예] ‘대 유튜브 시대’에 대한 고찰

입력 : 2019-12-15 13:32:26 수정 : 2019-12-15 15: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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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대한 기자] 앱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한국인은 지난 8월 한 달 유튜브에 460억분 머문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 앱’으로 불리는 카카오톡과 네이버가 나란히 220억분, 170억분을 기록한 것을 보면 실로 유의미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비단 모바일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만의 이야기일 거란 생각도 들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국내 유튜브 최다 이용 연령층은 ‘50대 이상’이다.

 

혹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처럼 알맹이 없이 시끌벅적한 것은 아니겠느냐는 의심도 든다. 하지만 최근 유튜브 채널 ‘보람튜브’를 운영 중인 6세 유튜버 보람 양의 가족회사 ‘보람패밀리’가 95억원 상당의 강남빌딩을 매입했다는 소식과 연예인들의 유튜브 수익을 전해 들으면 헛다리를 제대로 짚은 것 같다.

 

점점 한국인이 유튜브 사랑하는 이유가 궁금해진다. 여러 해석이 있지만, 한국인은 콘텐츠에 대한 값을 지불하지 않는 문화를 가지고 있어서라는 생각이 든다. 광고를 조금 보더라도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탓에 유튜브가 ‘글로벌 광풍’인 넷플릭스보다 더 큰 성장을 한국에서 이룬 것이 아닐까. 신문사에 재직 중인 나로서도 일본 지방의 지역신문이 여전히 100만 부 넘게 팔린다는 것을 복기하면 더욱 고개가 끄덕여진다. (참고로 우리나라 국내 1위 일간지의 유료 부수는 약 120만 부, 이마저도 제  값을 지불하는 구독자는 몇 안 될 것이다.)

 

어찌 됐건 이런 한국의 ‘유튜브 광풍’ 속에 연예인들도 ‘유튜브 대전’에 참전했다. 일일이 나열하기 어렵다. 정말 많은 연예인이 먹방, 뷰티 등 다양한 콘텐츠로 승부한다. 1인 유튜버(인플루언서)들 역시 유튜브 덕에 연예인급 영향력을 가진다. 그야말로 ‘대 유튜브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들이 엄청난 인기를 누릴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 MCN(유튜브 등)은 방송법상 규율대상이 아닌 이유가 크다. 엄격한 방송법 아래서 편집되기 쉬웠던 이들의 말들은 유튜브에선 고스란히 담길 수 있어 시청자들을 더 환호케 하는 듯하다.

 

그러나 모든 미디어 현상에는 명과 암이 존재하듯 이런 현상에 노파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너무나 ‘자유로운 탓’, 그리고 조회 수는 곧 수익과 직결된다는 대전제 속에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가 눈과 귀를 어지럽힌다. 미간을 찌푸리게 하는 혐오적인 정치 콘텐츠는 물론 ‘가짜 뉴스’도 즐비하다. 아직까지 유튜브에 ‘지구는 평평하다’고 검색하면 여러 개의 콘텐츠가 쏟아진다.

 

일부 인기 유튜버의 논란은 늘상 제기돼 흥미롭지도 않다. 6살 아동에게 10kg에 달하는 대왕문어를 자르지 않고 먹게하는 ‘아동학대’ 논란, 여성혐오와 욕설로 늘 입방아에 오르는 유튜버 A씨, ‘충격’이란 제목을 달고 서로 물어뜯는 소모적인 저격 영상 역시 줄을 잇는다. 최근에는 ‘기생튜브’라고 해서 인기 유튜버의 이슈에 기생해 조회 수를 끄는 유튜버들에 대한 용어까지 등장한 세태를 지켜보면 인간의 왜곡된 욕망이 미디어 소비자들을 병들게 하고 있진 않은지 생각된다.

 

싸이월드도 열풍이 있었다. 비밀 방명록을 남기고, 일촌평을 남겼다. 답문을 받을 수 있을 거란 설레는 마음으로 홈페이지를 ‘플렉스(FLEX)’하게 가꾸기도 했다. 방문 수는 곧 인기의 척도로 ‘투데이’를 조작하는 귀여운 속임수도 써본 적이 있었을 것이다. 이 모든 게 추억으로 남을 수 있었던 건 싸이월드만의 ‘담백함’ 때문이 아니었겠느냐고 짐작하고 싶다. 미래 세대에겐 추억으로 남겨 질 지 모르는 우리의 유튜브를 위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할 때가 아닐까.

 

kimkorea@sportsworldi.com

사진=유튜브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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