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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희의 눈] 90년생이 온다

입력 : 2019-12-15 09:26:16 수정 : 2019-12-15 10: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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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생이 온다.”

 

요즘 방송이나 언론에서 도배되는 말이다. 90년대 초반생들이 사회로 진출하면서 윗세대 직장인들은 자신의 세대와 다른 개성을 가진 이들을 어떻게 감당하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11월 책 '90년 대생이 온다'가 출간되면서 일부 기업서는 이를 필독서로 지정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왜 우리는 그들을 특별한 존재로 보려 하는 것인가. 사실 그들과 기성세대는 다를 바는 없다. 기성세대도 당연히 20대가 있었고 인터넷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N세대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 이것의 이유는 오로지 직장생활 내의 행동에서 찾아볼 필요가 있겠다. 예전에는 직장이 개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 생각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참고 견디는 것이 직장에서의 미덕이며 당연히 감내해야 하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요새 20대는 내 행복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조직의 불공정한 상황들을 개선하려는 시도 보다는 오히려 그냥 안 맞는 사람이 빠져나와 다른 곳으로 이직하면 된다고 생각하니 과거에는 불합리함을 참는 일이 당연했지만, 요새는 이런 일이 있다면 바로 퇴사나 이직을 생각한다. 

 

기성세대들은 이것을 끈기가 없다고 비난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흔히 말해 그들이 하는 꼰대 짓을 참지 않고 부정해 버리면 ‘우리 때는 안 그랬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것은 아닌가. 기성세대는 이들이 ‘자기중심적이고 사회 공동체에 관심이 없다’고 비판하지만, 과거 세대보다 가치관이 뚜렷하고 자기주장이 분명하고, 합리적이라는 말로 바뀌어 해석될 수 있다. 우리는 그냥 내 생각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을 무례하다는 표현을 쓰며 그들을 ‘90년대생’이라고 총칭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이런 식으로 새롭게 사회로 진출하려는 ‘90년대생’들을 우리가 개인주의성향, 워라벨 중시 등의 단어로 오히려 소통을 단절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모 기업에서 발표한 밀레니얼 세대 관리의 어려움을 느낀 이유 중에 36,4%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불이익에 민감함’, 이 대답을 한 사람들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 불이익에 민감한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가. 그저 편 가르기 심리가 작용해 내 편이 아닌 사람을 다른 사람이라고 규정지어 세대 간의 갈등을 조장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볼 때이다.

 

개그맨 황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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