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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디 에어’ 좁은 좌석, 척추피로 증후군 주의 [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입력 : 2019-12-10 18:29:27 수정 : 2019-12-10 18:2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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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되니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 쌓인 일들은 잠시 접어두고 비행기를 타고 낯선 곳에서 나만의 시간을 갖는 상상을 한다. 어딘지 이질적인 분위기를 주는 공항이지만, 그 낯섦이 여행의 설렘을 증폭시킨다.

하지만 현실은 상상과 다르다. 오늘도 진료실을 떠나기 어렵고, 달력에 빼곡히 적혀 있는 외부 일정은 혼자만의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이같은 생각이 머리에 맴돌 즈음 영화 ‘인 디 에어’를 다시 찾게 됐다.

자생한방병원장

이제 곧 새해가 밝으니 거의 10년 전에 개봉한 영화다. 영화는 미국 최고의 해고 전문가 라이언 빙햄(조지 클루니 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빙햄은 1년에 322일을 여행하는, 56만㎞를 하늘에서 보내는 인물이다. 떠날 수 없기에 오히려 집을 더 낯설어 하는 이를 동경하는 마음에 옛 영화를 찾게 된 것이 아닐까.

공항은 빙햄에게 가장 익숙한 공간이다. 여정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효율적으로 짐을 싸고, 지구상에서 공항 시스템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처럼 간결하게 움직이다. 공항 직원도 익숙한 듯 빙햄에게 밝은 인사를 건넨다. 그 모습이 굉장히 스마트하게 느껴졌다.

사실 빙햄의 일상은 평범한 사람에게는 지옥 같은 일정이지만, 그의 가치관과는 딱 맞아 떨어진다. 부업으로 강연을 하는 그는 강연장에서 “삶의 가장 무거운 부분은 인간 관계죠. 다 들고 다닐 필요는 없어요”라고 말하며 자신에게 인간 관계란 ‘짐’일 뿐이라는 이야기를 청중에게 던진다.

생각해보면 잠시 혼자이고 싶은 마음에 여행이라는 핑계를 꺼낸 것일 수도 있다. 비행기를 타는 일도 썩 내키지 않는다. 답답한 기내의 좁은 좌석에 오래 앉을 생각을 해보면 한숨이 푹푹 나온다. 허리도 아프고, 목도 뻐근해진다.

일반적으로 ‘척추피로 증후군’으로 불리는 이 증상은 장시간 이동 중 불편한 자세로 오래 앉아있을 경우 척추에 부담이 가해져 생긴다. 방치할 경우 추간판탈출증(디스크)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되도록 좌석에서 자주 일어나 몸을 스트레칭을 하고 의자에 엉덩이를 깊숙이 넣어 허리를 곧게 펴줘야 하지만 실제로 실천해 본 적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비행기 여행이 특기인 빙햄의 노하우를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 이 정도의 정보만으로도 비행의 피로를 줄일 수 있다.

이 독특한 직업의 남자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홀로 떠나는 여행에 대한 욕구를 억제할 수 있었다. 가끔은 다 내려놓고 혼자 있고 싶지만, 결국엔 사랑하는 이들의 품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연말이라 혼자 떠나고 싶었는데, 영화 한 편으로 연말을 함께 보내고 싶어졌다. 여행 생각을 접었으니 따뜻하게 연말을 마무리할 방법을 고민해야겠다. 가족과 지인, 매일 마주 하는 환자들에게 올 한해는 어땠는지 대화를 나누며 더 나은 내년을 위한 준비를 해나가야겠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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