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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희의 눈] 펭수에게 귀를 기울여 보자

입력 : 2019-12-08 15:29:21 수정 : 2019-12-08 15:2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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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방송사에서는 유쾌한 소식이 들린다. 방송사에서 탄생시킨 한 캐릭터가 방송사의 벽을 허물고 출연하고 있는가 하면 팬클럽까지 만들어지며 광고시장까지 섭렵 중이다. 바로 EBS에서 탄생시킨 ‘펭수’의 이야기다.

 

이 캐릭터의 행보가 묘하다. 기존 교양 어린이 대상 채널의 한계를 뛰어넘어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중이고 방송, 라디오, 매체 인터뷰를 가리지 않고 등장한다. 유튜브 구독자 100만 명을 가볍게 뛰어넘었고, 카카오 이모티콘은 최단기간 최다 판매 기록을 세운 것은 물론이며 광고 섭외 1순위이며 방송에서도 그에 대한 섭외 전화가 끊이지 않고 몸값이 치솟고 있다고 한다. 한 취업 포털사이트가 선정한 올해를 빛낸 인물에도 가수 송가인, 방탄소년단과 함께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펭수 굿즈도 이달부터 쏟아진다. EBS는 문구 용품과 사무용품, 생활용품 등 캐릭터 상품 출시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야말로 슈퍼스타급 행보다. 매주 생방송이 있어 EBS를 찾는 나지만 그동안 로비에서 맞아준 방귀 대장 뿡뿡이와 뽀로로는 온데간데없고 펭수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모습만 봐도 그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겠다.

 

그의 어록마저도 현재 진행 중이다. 그의 허를 찌르는 말들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고 있다. 예를 들어 “사장님이 친구 같아야 회사도 잘 된다.”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고 어른이고 어린이고 중요한 게 아닙니다. 이해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면 되는 거 에요.” “부정적인 사람들은 도움 안 되니 긍정적인 사람들과 얘기해라.” “다 잘할 순 없다. 하나 잘못 한다고 너무 속상해하지 말라. 잘하는 게 분명히 있을 거다. 그걸 더 잘하면 된다.” 라는 말들은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앞에서 대놓고 할 수 없는 말들을 내뱉으며 공감과 통쾌함을 주고 있다. 

 

이런 당돌함은 일명 꼰대질이라 불리는 행동들을 간단하고 재미있는 말로 솔직하게 표현해 주며 때론 풍자도 해주고 있다. 방송사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펭수의 인기는 결국 콘텐츠의 부재로 고민하고 있을 방송사에 유튜브와 지상파방송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안을 제시한 신의 한 수로 봐도 무방하다. 정체되어 있던 방송사의 콘텐츠 고민을 한 방에 날려주는 물꼬를 터준 셈이 된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뽀로로나 BTS처럼 스타가 되고 싶어서 남극에서 왔다는 이 친구. “내가 힘든데, 힘내라고 하면 힘이 납니까? 힘내라는 말보다 ‘사랑해’라고 해주고 싶습니다. 여러분들 사랑합니다.” 라고 말하는 이 친구가 너무 기특하다 느낀 것이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해결되는 것 없이 답답함을 주는 정치 관련 뉴스를 보며 골치를 썩이느니 남극 에서온 10살짜리 연습생이 선사해 주는 건강한 웃음에 올겨울 귀를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

 

개그맨 황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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