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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보는 야구]KT 유한준의 야구에 변화란 없다

입력 : 2019-12-02 17:19:15 수정 : 2019-12-02 18: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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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아름다운 스탯의 대명사 앨버트 푸홀스, 디트로이트 천재타자 미구엘 카브레라, 심지어 몸 관리의 교과서 스즈키 이치로조차 피해갈 수 없던 것이 있다. 나이로 인한 신체능력의 저하와 그에 따른 성적의 하락. 바로 에이징 커브다.

 

 세이버 매트릭스의 대부 빌 제임스가 주장한 에이징 커브 이론에 따르면 타자는 보통 32~33세 전후로 성적이 급격히 하락한다. 때문에 구단들은 30대 중반이 넘어가는 타자에게 큰돈을 투자하기를 꺼린다. 계약을 맺을 당시보다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물론 예외가 존재한다. 지난 11월 19일 38세 타자의 FA 계약이 그 예다. 유한준은 kt와 2년 총액 20억 원에 FA계약을 마쳤다. 무려 39~40세 시즌을 커버하는 계약이다. 구단은 단순 성적 외에도 유한준이 팀 내 최고참이자 주장인 점, 4년간 모범 FA로 준수한 기록을 남긴 점 등을 고려했다. 성적에 대한 기대가 없을 수는 없는 상황에서 kt는 유한준의 노쇠화에 대한 걱정이 없던 것일까.

 

 체력에는 의문부호가 없다. 유한준은 FA 첫 시즌인 2016년부터 4년간 총 503경기(연평균 126경기)에 출전했다. 특히 올해에는 139경기에 나섰다. 본인의 한 시즌 최다 출전 타이 기록이다. 멜 로하스 주니어(142경기)에 이은 팀 내 최다 2위다. 잔부상이 적고 몸 관리를 잘한 유한준이기에 가능한 수치다.

 

 타격지표는 어떨까. 유한준은 2018시즌에 비해 하락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FA계약의 참고 기준이 되는 계약 해 성적과 직전 해 성적을 비교해보자. 경기 출전을 제외하고 전반적인 기록이 하락했다. 홈런과 장타율은 물론 OPS도 1할이 넘게 떨어졌다.

 타자 노쇠화의 세 가지 징조가 있다. 그런데 유한준은 해당되지 않는다. 노쇠화가 시작되면 장타율과 홈런이 급감한다. 수치만 놓고 보면 유한준 또한 파워가 떨어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2018년은 극심한 타고 시즌이었다. 유한준의 올 시즌 성적은 리그 전체 타격지표가 떨어졌기 때문에 자연스레 감소한 측면이 있다. 이는 리그 내 장타율 순위(2018년 21위, 2019년 20위)와 홈런 순위(2018년 29위 2019년 22위)가 올랐음을 확인하면 파악이 가능하다. 유한준의 파워가 감소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속구 대처 능력 역시 여전했다. 보통 나이를 먹으면 동체 시력과 배트 스피드가 저하되기 때문에 빠른 공 대처에 어려움을 겪는데 유한준의 속구 대처 능력은 전혀 특이점이 없다. 오히려 2019시즌 장타율과 OPS가 증가했다. 2년 연속 146km 이상 속구를 상대로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했다.

 땅볼 비율도 변함이 없었다. 선구안과 컨택 등 종합적인 타격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좋은 타구 양산에 어려움을 겪는다. 라인드라이브와 플라이볼의 비율이 줄어들고 땅볼 비중이 늘어나게 된다. 유한준의 타구 비율은 시즌과 관계없이 굉장히 균일했다. 플라이볼과 라인드라이브, 팝업플라이 등 모든 타구 유형의 비율이 일정한 분포를 보였다. 땅볼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고는 보기 어렵다.

 

 데이터를 종합해 볼 때 유한준의 타격 능력에는 노쇠화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2019년 개인 최다 출장 수를 기록했을 정도로 체력과 부상빈도 걱정 또한 없다. kt는 합리적인 선택을 했고, 유한준은 베테랑으로서의 합당한 대우를 받았다. 늘 꾸준했던 유한준의 야구에 변화란 없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KT, 자료 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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