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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12-01 18:15:33, 수정 2019-12-01 18:45:36

    황금빛 물든 남도 바닷길… 아직도 가을이네

    감성여행 떠나기 좋은 순천·보성 / 축구장 700개 규모 순천만습지 / 갈대 군락지 국내 최대 크기 자랑 / 별미 ‘짱뚱어탕’은 해장에 최고 / 소설 ‘태백산맥’의 주배경 벌교읍 / 7~80년대 독특한 분위기 매력적
    • 순천만습지에는 축구장 700개 규모의 갈대밭이 드넓게 퍼져 있다.

      [순천·보성=정희원 기자] 쌀쌀한 바람이 코끝에 차갑게 느껴지는 요즘, 빨리 가버린 듯한 가을이 아쉽다면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중 하나인 ‘남도 바닷길’을 찾아보자. 드넓게 펼쳐진 갈대, 그 자체로 문학인 옛 거리에 이르기까지 서정적인 감성여행을 떠날 수 있다. 남도의 ‘맛있는 한상’은 덤이다.

      ◆순천, 황금빛 갈대부터 로맨틱 일몰까지

      11월 중순의 순천은 가을이 아직 머물러 있는 듯 날씨가 푹했다. 하늘하늘 갈대가 일렁이고, 흑두루미와 철새들이 쉬었다 가는 순천만습지 갈대군락지로 향한다. 군락지 입구에서부터 시야 가득 황금빛 갈대가 반긴다. 이곳은 540만㎡, 축구장 700개 규모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 갈대군락지다.

      갈대밭을 거닐며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

      갈대숲에는 데크길이 산책로처럼 이어져 있어 둘러보기 좋다. 곳곳에서 인증샷을 남기려는 관광객이 보인다. 곳곳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눈을 감고 잠시 여유를 즐겨보자. 갈대군락의 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순천만습지를 둘러보는 또 다른 방법은 생태체험선을 이용하는 것이다.

      여유가 있다면 생태선을 타고 ‘버드워칭’을 하는 것도 좋다. 청둥오리 가족들과 희귀종 새들, 운이 좋으면 흑두루미를 만나볼 수 있다. 새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장면이 정겹다.

       

      순천만습지를 한눈에 담고 싶다면 갈대밭길을 따라 용산전망대로 향하면 된다. 멋진 전망을 자랑하는 ‘일몰 명소’인데, 산길을 따라 1.3㎞ 걸어올라가야 한다. 오르막길이 만만찮아 난이도가 있는 편이다. 숨은 차지만 ‘뷰’가 정말 멋지다. 순천만의 S자 곡선 갯골, 넓은 갈대밭, 갯벌이 한눈에 들어온다.

      작은 어촌마을인 와온마을은 이제 일몰명소로 자리잡았다.

      좀더 편안하게 일몰을 보고 싶다면 순천만습지에서 약 15~20분 정도 떨어진 한가로운 어촌마을인 ‘와온해변’(와온마을)으로 향해보자. 고 박완서 작가가 ‘봄꽃보다 아름답다’고 감탄한 개펄이 기다린다. 드넓은 개펄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일몰에 ‘해가 와서 쉬고 간다’는 말이 어울린다. 해변에 도착하니 이미 사진찍기에 한창인 가족·연인들이 많다. 보라색, 남색, 주황빛으로 물드는 해변에서 남기는 실루엣이 무척 예쁘다. ‘인생샷 성지’로 불릴 만하다.
       

      순천의 별미 ‘짱뚱어탕’

      ▶맛집 노트 대대선창집 ‘짱뚱어탕’

      순천에 왔다면 별미인 ‘짱뚱어’를 챙겨 먹자. 특히 초겨울에 먹는 짱뚱어는 스태미너 증진에 최고다. 겨울잠을 자기 전에 영양분을 비축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가장 맛이 좋다. 청정 갯벌이 자꾸 줄면서 ‘귀한 몸’이 됐는데, 습지가 있는 순천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순천에서는 짱뚱어탕에 고기를 그대로 내지 않고, 갈아서 끓여 올린다. 해장하는 데에도 그만이다. 고기를 가는 것은 아무래도 ‘고기가 독특하게 생겨서’란다.
       

      벌교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보성여관

      ◆벌교, 번화했던 옛 거리 펼쳐지네

      보성군 벌교읍은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주 무대다. 벌교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태백산맥길’을 한바퀴 돌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조그만 읍내라 도보투어로도 손색없다. 골목골목에 보이는 일식 목조주택, 국내 70~80년대 감성이 서린 간판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책에 흥미가 없는 사람도 그 자체로 벌교의 매력에 빠지기 쉽다.

       

      보성여관은 한옥과 일식 목조가옥이 혼합된 여관이다.

      요즘 벌교여행의 중심은 1935년 개관돼 2004년 등록문화재 제132호로 지정된 ‘보성여관’이다. 한옥과 일식이 혼합된 일본식 여관으로 뛰어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현재 근·현대 벌교역사문화의 아이코닉한 존재로 꼽힌다. 입장료 1000원을 내면 내부를 둘러볼 수 있고, 7개의 객실이 운영 중인 만큼 숙박도 가능하다.

       

      보성여관 2층에는 일본식 다다미가 깔린 방이 보존돼 있다.

      벌교는 일제강점기 시절 번창한 상업도시이자 교통의 요충지였다. 배가 드나들며 선착장으로 일본인들이 자주 왕래했던 만큼 여관 등도 활발히 운영됐다. 보성여관을 지나 일제 강점기 은행역할을 하던 벌교금융조합, 부용교(소화다리) 등을 둘러볼 수 있다. 곳곳에 개성있는 카페들도 만나볼 수 있다.

      벌교 꼬막정식

      ▶맛집노트 정도가 ‘꼬막정식’

      겨울철 별미 ‘벌교 꼬막’을 빼놓을 수 없다. 보성여관 맞은편 ‘정도가’를 찾아 꼬막정식을 맛볼 것을 추천한다. 통꼬막·양념꼬막·꼬막전 등이 한가득 나온다. 남도답게 밑반찬이 푸짐할뿐 아니라, 맛까지 있다. 특히 별미로 선보인, 된장을 베이스로 만든 ‘된장 스튜’도 인상깊다.

      소설 태백산맥 속 ‘술도가’의 배경인 ‘정도가’. 과거에 술을 담그던 항아리가 그대로 보존돼 있다.

      이곳은 실제 일제강점기부터 3대에 걸쳐 술도가였는데, 현재는 꼬막요리집으로 운영된다. 태백산맥 속 주인공인 정하섭의 본가로 등장하는 실제 무대다. 식당 안마당도 둘러볼 수 있도록 했는데, 당시 사용하던 오래된 고가구, 술을 만들던 대형 옹기항아리가 보관돼 있어 눈길을 끈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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