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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포커스] 허망한 결말…비룡은 끝내 승천하지 못했다

입력 : 2019-10-17 22:03:35 수정 : 2019-10-17 23: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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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김용학 기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선수단이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6회초 1사 만루 상황서 배영섭의 병살타로 득점 기회를 날리자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김용학 기자 yhkim@sportsworldi.com 2019.10.17.

 

[스포츠월드=고척돔 이혜진 기자] SK의 가을드라마가 허망하게 막을 내렸다.

 

끝내 승천하지 못한 비룡이다. SK는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3차전에서 1-10 완패를 당했다. 이로써 SK는 시리즈 전적 3패라는 씁쓸함을 남긴 채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날갯짓 한 번 제대로 해보지 않고 물러나게 된 셈이다. SK가 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5차례(2003년, 2009년, 2011년 2012년, 2018년) 플레이오프에선 승률 100% 자랑한 바 있다.

 

SK의 최대 약점은 타격이었다. 올 시즌 SK의 팀 타율은 0.262(7위)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팀 가운데 가장 낮았다. 시즌 초부터 적신호가 감지됐다. 새 공인구 도입을 앞두고 대대적인 타격 폼 변화를 꾀한 것이 화를 불렀다. SK가 자랑하던 화끈한 ‘장타’ 또한 실종됐다.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이가 8명에서 5명으로 줄었으며, 30홈런 고지를 밟은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지난 4월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을 단행했지만, 제자리로 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무거운 방망이에서 시작된 작은 틈이 결국에는 전체를 집어삼켰다. ‘반드시’ 막아야한다는 부담이 투수들의 어깨를 짓눌렀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3점차 정도면 홈런 한 방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지만, 올해는 점수가 벌어지면 불안감이 감돌았다. 마운드가 무너지면 도무지 방도가 없었다. SK가 시즌 막바지 급강하는 과정을 보면 명확하다. 9월 1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95(8위)로 흔들렸고, 승차 없이 상대전적에서 밀린 세상 가장 초라한 2위가 됐다.

 

그리고 벤치는 드리우는 그늘을 걷어내지 못했다. 정규시즌 팀 분위기가 가장 정점에 있을 때 맛봤던 승리공식을 고수했고, 이는 통할 리 없었다. 시즌 막판 패배공식을 답습하는 듯했다. 부진한 주축 선수들을 계속해서 밀어붙이는 것도 비슷한 그림이었다. 키움보다 2명이나 많은 야수들을 엔트리에 포함시켰음에도 이를 잘 활용하지 못했다. 김재현, 채현우 등 대주자들은 몸만 풀다 끝나는 일이 허다했고, 허도환, 이현석 등 백업 포수들은 이름만 남아있었다. 

 

‘파이팅’이라는 외침은 이제 공허하다. 어쨌든 SK는 1위에서 2위, 그리고 3위로 밀려났다. 이게 현실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고, 심리적인 요인 등에서도 한 수 아래였다. 아무리 막강한 선발진을 구축하고 있어도 패배의식으로 가득한 팀 흐름 속에선 결코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몸소 증명했다. 마지막까지 ‘반전’을 기다렸던, ‘가을 DNA’를 의심하지 않았던 팬들의 가슴에도 강한 상처가 남았다. SK의 올 가을은 유독 춥고 쓸쓸하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인천 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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