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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와 무승의 괴리감?…‘좋은 약은 입에 쓰다’

입력 : 2019-10-17 07:00:00 수정 : 2019-10-17 10:5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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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써도 먹어. 그래야 몸에 좋아.’

 

 프로농구 모비스는 매년 우승 유력 후보 1순위다. 지난 시즌 압도적인 경기력은 물론 팀의 상징과도 같은 수비에 속도까지 입혔다. 이른바 ‘모벤저스’라고까지 불리며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비시즌 동안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수년간 다져온 호흡이 모비스를 지탱하는 힘이었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 역시 나무랄 데 없었다. 주축 선수들이 모두 국가대표팀에 이름을 올릴 정도다.

 

 올 시즌엔 처음부터 쓴맛을 보고 있다. 16일까지 세 경기를 치른 가운데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결과보다 좋지 않은 건 과정도 아닌 시작점이다. 시작부터 주전들이 줄부상으로 이탈했다.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고 팀에 합류한 이대성은 무릎에 통증이 있다. 한 경기만을 소화하고 코트를 밟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MVP를 수상했을 정도로 팀 내 역할이 많은데 그 존재가 없다. 팔꿈치 부상을 털고 돌아온 함지훈 역시 복귀한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고, 비시즌에 FA로 영입한 김상규는 어깨가 좋지 않다. 복귀 시점도 불분명하다.

 

 그나마 양동근과 라건아가 건재한데 이면엔 위험부담이 있다. 양동근은 경기당 평균 10.7득점 3.3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양동근이 해야 할 역할, 그리고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서도 제 몫을 다하고 있다. 라건아 역시 팀의 공격 첫 번째 옵션으로 거듭 상대 골밑을 파고들고 있다. 문제는 두 선수의 체력이다. 양동근은 만 38세다. 젊은 선수들보다 체력을 회복하는 속도가 최소 두 배는 더 소요된다. 라건아는 비시즌 휴식이 없었다. 대표팀 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온 탓에 온몸에 피로물질이 누적돼 있다. 만약 양동근과 라건아마저 사소한 부상으로 이탈하면 팀은 붕괴다.

 

 모비스에겐 어느 때보다 잔인한 가을이지만 분명 깨우쳐야 할 교훈이 있다. 모비스 역시 ‘팀’이라는 점이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아 아무리 출중하다 해도 다섯 명이 그려내는 합을 이길 순 없다. 제아무리 1만 가지 수를 그려가며 앞을 내다보는 유재학 감독이 있다 해도 팀으로 움직여야만 모비스만의 ‘막고 뛰는’ 농구가 가능하다. 다른 팀에 비해 선수층이 두터운 점도 모비스만의 장점이지만 주축들이 다 빠진 상황에선 어느 팀보다 전력이 약하다. 언제까지고 지금의 주축 선수들에게만 기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모비스는 최근 몇 년간 느껴보지 못했던 씁쓸한 맛을 지금에서야 느끼고 있다. 모비스는 ‘좋은 약이 입에 쓰다’라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받았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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