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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세계마스터즈수영대회, 한 편의 ‘드라마’ 속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입력 : 2019-08-19 09:03:42 수정 : 2019-08-19 11: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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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조연은 없었다.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광주세계마스터즈수영대회가 18일 폐회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대회는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사연을 간직한 이들이 ‘수영’을 매개로 광주에 모여 도전하고, 극복하며 서로를 위로하는 장이었다.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이자 우정을 나누는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한계를 극복하려는 장애인, 46년 만에 고국을 방문한 입양아, 93세 고령 참가자, 청각장애인 형제, 쌍둥이 남매의 자원봉사 등 수많은 이야기가 감동을 선사했다.

 

자폐 장애 1급인 이동현 씨는 1000여명의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한 장애인으로 참가해 경영 자유형 100m, 접영 50m, 접영 100m에 출전했다. 세계 각국의 비장애인들과 겨루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시선도 있었지만 “그들과 기록과 순위를 다투겠다는 것이 아니다. 함께 경기하며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고, 비장애인들과 똑같이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당차게 도전했다.

 

1970년대 중후반 한국 신기록을 32차례나 경신하며 한국 여자수영의 간판으로 활약했던 최연숙(60) 씨는 37년 만에 깜짝 복귀했다. 조기 은퇴 후 2년 전 뇌출혈로 쓰러져 지금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그토록 그리던 물로 돌아왔다. 그는 “여러 이유로 내려놓았거나 잃어버렸던 나를 다시 찾아가는 과정이었다”고 밝혔다.

 

6살 때 독일로 입양을 갔다가 대회 참가를 위해 46년 만에 처음으로 귀국한 라인들 심 미리암(52) 씨의 사연도 있었다. 그는 “한국의 부모님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다. 특별히 찾고 싶지도 않다. 다만 내가 태어난 나라에서 아름다운 경험을 했다. 대회가 끝나면 한국 곳곳에서 여행을 즐기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들 뒤에는 또 다른 땀과 열정이 있었다. 쌍둥이 남매 소원호(65) 씨와 동생 소성자 씨는 의기투합해 선수단 청소 자원봉사에 나섰다. 이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땀 흘리는 것을 알게 됐다. 그분들의 헌신이 대회를 치러내는 힘이고 광주의 저력이 아니겠나”라며 환히 웃었다.

 

무대 위에서는 가슴 뭉클한 도전이 펼쳐졌고, 그 뒤에서는 수많은 자원봉사자와 시민 서포터즈, 운영요원들이 헌신했다. 광주세계마스터즈수영선수권대회는 모두가 만들어낸 합작품이었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대회 조직위원회 제공(최연숙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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