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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끝자락… 통영 쪽빛 물결에 ‘풍덩’

입력 : 2019-08-18 18:15:09 수정 : 2019-08-18 19: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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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공사 선정… 바닷가 풍경 일품 / 요트·스노클링까지 ‘물놀이 천국’ / 이순신 장군 숨결 남아있는 제승당 / 한산도 ‘남해의 바람’ 느끼며 질주 / 비진도에서는 할머니 밥상 ‘꿀 맛’
바다 한가운데 뛰어들어 쪽빛 바다를 수영하는 모습

[경남 통영=정희원 기자] 여름의 막바지에 통영을 찾았다. 이순신 장군의 승리가 녹아있는 곳으로 으레 ‘역사 여행지’로 생각되지만, 이번엔 요트를 타고 이곳의 바다를 즐기기로 했다. 한국의 ‘쪽빛’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곳이다. 통영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중 ‘남쪽빛 감성 여행’권역으로 묶일 정도로 아름다운 바닷가 풍경을 자랑한다.

아름다운 파란 바다와 하늘, 섬들을 가까이에서 만끽하는 데에는 요트투어만한 게 없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바다와 섬을 고스란히 즐길 수 있는 말 그대로 ‘스페셜 코스’다.

피서하면 역시 ‘물놀이’다. 이번에는 스노클링 강습부터 섬 투어까지 종일 즐길 수 있는 ‘어드벤처 스노클링’ 코스를 택했다. 아침에 일어나 충무김밥으로 간단히 끼니를 때우고 오전 10시, 통영 해양스포츠센터에서 통크루즈 대표인 오승용 선장을 만나 인사를 나눴다.

 

요트는 날씨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바다를 즐기려면 용왕님의 ‘허락’이 필요하다. 오늘은 태풍이 불 조짐이 보인단다. 원래대로라면 비진도까지 나가 스노클링을 해야 하지만 상황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가볍게 20~30분 거리의 한산도에 들르기로 했다.

새하얀 요트에 탑승해 슬슬 나갈 준비를 한다. 요트에는 2명의 선원이 탑승하는데, 한명은 운전대를 잡고, 다른 사람은 돛을 조절한다. ‘팀웍’이 필요하다. 손님들은 자유로이 요트를 즐기면 된다. 남해의 파도를 느끼며 질주하니 에어컨을 틀지 않아도 바닷바람이 상쾌하다. 요트를 타고 가는 내내 다른 유람선, 여객선, 어선, 요트는 물론 병원선까지 지나간다. 가끔 서로 손을 흔들기도 하며 바닷바람을 즐긴다. 멀미는커녕 상쾌하다. 요트에서 멀미하는 사람은 10명 중 1명이나 될까 말까한다고.

 

한산도에 가는 바닷길목엔 임진왜란 최대의 해전 한산대첩 승전을 기념하는 ‘한산항등표’가 우뚝 서 있다. 거북선 모양의 등대로 용의 머리가 일본 도쿄를 향하고 있단다.

한산도 제승당 전경

한산도에 도착하니 관광객들이 꽤 많다. 이곳은 충무공 이순신을 중심으로 수군의 승전고를 울린 군사적 요충지였다. 한산도 선착장에서 이순신 장군의 사당인 제승당으로 가는 해안길이 무척 아름답다. 광복절 하루 전날, 이곳을 들렀다. 제승당 오른편에는 왜적의 동태를 파악하던 망루인 수루(戍樓)가 있다. 충무공이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하던’ 그 곳이다.

◆쪽빛 바다 한가운데서 ‘첨벙!’

한산도를 한바퀴 돌고 오니 용왕님이 기분이 좋아진 것인지, 태풍이 잦아들고 있었다. 다시 스노클링을 하기로 했다. 오늘의 목적지는 ‘비진도 내항’. 통영에서 남쪽으로 13㎞ 떨어진 곳이다. 요트를 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해변가가 눈에 들어온다. 도착하려나 싶었는데, 오 선장이 갑자기 바다 한가운데 배를 세운다. 맑은 물과 바위섬을 가까이 둔 ‘진짜 스노클링 명소’란다.

설마 했는데, 오 선장은 “여기서 다이빙하면 됩니다!”라고 외친다. 내가 아는 스노클링이 맞나 고개를 갸우뚱했다. 신혼여행지에서 처음 해본 스노클링도 분명 해변가 가까이에서 했던 기억이다. 바다 한가운데서 점프를 하라니 당황스러웠다. 함께 투어한 다른 관광객들은 전혀 개의치 않고 첨벙! 물에 뛰어든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청량하다. 이내 바다에서 유영을 하거나, 다이빙을 하며 시간을 보내거나, 스노클링을 하며 물고기를 구경하는 등 각자 시간을 보낸다.

보기만 해도 시원한 장면에 더위가 가신다. 구명조끼 등을 챙겨 입고 뛰어든 만큼 수영 초보자들도 문제없다. 원하는 사람에게는 수트·오리발도 빌려준다. 바닷속에 들어가니 문어, 전복까지 다닥다닥 보인다. 인근에서는 해녀들이 해산물을 채취하고 있다.

오승용 선장은 “동남아나 지중해 같은 수중 환경은 아닐지 몰라도 통영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이 있다”며 “평소 사람들로 바글바글한 해변에서 바닷물에 몸만 적시는 정도였다면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외할머니가 차려준 듯한 시골밥상

◆비진도 시골 외할머니댁 밥상 그대로

스노클링을 즐기고 난 뒤 허기가 진다. 요트를 타면 본래 점심으로 충무김밥을 나눠주는데, 이날은 태풍 때문에 스노클링을 못할 줄 알고 챙기지 않았단다. 이때 오승용 선장의 ‘비장의 무기’가 빛을 발한다. 그는 갑자기 어디론가 전화를 하더니 “할머니, 오늘 밥 좀 차려주실 수 있으세요?”라고 한다.

식당이 아닌 일반 가정집에서 할머니가 손수 만들어준 가정식 차림을 맛볼 수 있다는 것. 오 선장은 “어릴 적 시골 외할머니댁에서 밥 먹던 것 기억하세요? 촌집에서 먹는 추억의 맛을 오랜만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내항으로 향한다. 가는 내내 시원한 바람에 축축했던 옷이 금세 마른다. 비진도 내항의 첫 인상은 ‘컬러풀’하다. 코발트빛 바다에 알록달록한 낮은 건물들이 무척 잘 어울린다.

아기자기한 컬러풀 건물들로 가득찬 비진도 입구

소문의 ‘할머니댁’ 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다. 할아버지는 고기를 잡고, 할머니는 이를 요리해 내놓는다. 깻잎무침, 오이나물, 나물무침 등 소박한 반찬이 한가득이다. 매운탕까지 맛깔나다. 이곳 할머니는 요리를 하고, 할아버지는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는다. 생활공간과 부엌이 분리된 시골집이다. 할머니는 많이 먹으라며 웃으며 챙겨준 뒤 부엌을 나간다. 직접 끓여 물통에 내놓은 보리차도 정겹다. 오승용 선장은 이 밥이 맛있어 혼자 오기도 한다고. 식당이 아닌 만큼 혼자서는 맛보기 어려운 ‘특별메뉴’다. 물놀이를 마친 사람들은 한그릇씩 뚝딱 비운다. 마무리는 역시 ‘커피믹스’다.

이후 내항 앞바다에서 다시 스노클링 2차전에 나선다. 물놀이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인증샷도 문제없다. 오승용 선장이 고프로를 들고 사진을 찍어준다. ‘이제 슬슬 돌아오세요’라는 아쉬운 외침에 다시 요트로 향한다. 이제는 집에 갈 시간이다.

◆아름다운 남해바다, 요트로 더 풍족하게 즐기기

스노클링은 9월 중순까지는 즐길 수 있다. 통영의 아름다운 바다를 둘러볼 시기를 놓쳤다고 아쉬워하지 말자. 가을에 접어들면 ‘요트캠핑’도 가능하다. 대매물도 캠핑장에서의 백패킹, 트레킹, 세일링까지 결합했다. 통영에서 매물도까지 요트세일링 후 매물도 해품길을 트레킹한 뒤, 저녁에는 별이 쏟아지는 캠핑장에서 다함께 바비큐 파티를 즐기는 게 골자다. 아침에는 텐트 안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통크루즈의 어드벤처 요트캠핑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테마여행 10선에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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