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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기생충‘ 속 ‘봉테일’이 숨겨둔 의미는?

입력 : 2019-06-17 11:13:14 수정 : 2019-06-17 11: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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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대한 기자] 지난달 칸 황금종려상을 받으면서 한국 영화의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은 ‘기생충’이 1000만 관객을 향해 달리고 있다. 이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작품성을 이미 인정받은 것을 넘어 대중성까지 자랑하고 있다.

 

‘기생충’의 성공 속에는 이른바 ‘봉테일‘이라 불리는 봉준호 감독의 ‘소름돋는‘ 비유와 은유가 크게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무심코 지나쳤던 소재 속에 흥미로운 의미를 담고 있는 경우가 다수. 관객 각자의 관점에서 풀어낸 해석으로도 더욱 입소문을 끌고 있다. 이에 영화의 인기척도인 ‘N차 관람’까지 이어지고 있는 ‘기생충’의 숨겨진 의미를 파헤쳐봤다.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 역)네 장남 기우(최우식 역)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 사장(이선균 역)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들의 희망은 점점 욕심으로 번져가고 글로벌 IT기업의 대표인 박 사장 집에서 기택 가족은 하나둘씩 잠식해간다.

 

‘기생충’은 인물을 통한 비유와 은유가 한편으로는 관객들로부터 찝찝함을 남기게 한다. 기택 네는 박 사장 네가 캠핑을 간 틈을 타 박 사장 집에서 술 파티를 벌인다. 비가 와서 캠핑이 취소돼 박 사장 네는 집으로 돌아오는데 기택 네는 몰아쳐서 술과 쓰레기들을 정리한다. 박 사장 네가 문을 열었을 때 기우는 수많은 계단을 바퀴벌레와 흡사한 모양새로 엎드려 올라간다. 벌레가 움직이는 듯한 ‘파파팍’ 소리까지 더해지며 기택 네의 삶을 바퀴벌레와 연결시킨다.

 

특히 문광(이정은 역)-근세(박명훈 역) 부부를 통해 은유가 잘 드러난다. 근세는 사채업자에 쫓겨 박 사장 네 지하실로 숨어들었다. 그래서인지 그는 박 사장을 병적으로 신봉하는 인물. “원래 여기서 태어난 듯하다”는 대사까지 하며 자유를 잃은 사회주의자를 대변한다. 반면 문광의 북한 아나운서 성대모사 장면에서는 문광이 돈을 최고로 여기며 자본주의를 찬양하는 것으로 빗댄다. 양립할 수 없는 두 사상을 동시에 떠올리게 하며 현시대를 은유하고 있다.

 

소재를 통한 ‘봉테일’도 이 영화의 묘미다. 기택 네는 도입부에서 과자와 저렴한 ‘맥주’인 저가맥주를 마신다. 그러다 기택 네가 박 사장 네에 잠식해가며 어느새 수입맥주로 변모한다. 후반부에는 양주까지 마시며 술이라는 일상적인 소재로 기택 네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카메라의 무빙’ 역시 디테일이 살아있다. ‘기생충’은 유독 상·하로 움직이는 장면이 연속적으로 사용됐다. 이 영화에서 상·하의 카메라 워킹은 부자와 가난한 자들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쓰였다. 또한 박 사장 부부가 소파 장면에서 쾌락을 즐길 때 소파 아래 숨어 있던 기택 네의 상황을 위아래로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찝찝한 기운을 심는다. 이처럼 ‘기생충‘ 속 숨은 의미는 영화 기저에 깔려있다. 관객들 역시 관람 후 자발적으로 의미를 해석하고 다시 ‘N차관람’하며 영화의 재미를 배가하고 있다.

 

kimkorea@sportsworldi.com

 

사진=기생충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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