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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날씨 좋은 날’ 산들 “노래할 수 있는 가수여서 좋아요”

입력 : 2019-06-11 09:21:35 수정 : 2019-06-11 09: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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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스물 다섯 청년 산들이 어엿한 뮤지션이 되어 돌아왔다. 

 

지난 3일 발매한 산들의 미니2집 ‘날씨 좋은 날’은 약 3년간의 준비 끝에 탄생한 앨범이다. 이번 앨범이 주목되는 이유는 또 있다. 첫째,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송 캠프’에 참가해 북유럽 작가와 협업한 자작곡을 만들어냈다는 것. 둘째, 히트 작곡가 윤종신이 산들을 위해 작곡한 타이틀곡 ‘날씨 좋은 날’이 수록됐다는 점이다. 

 

앨범 발매를 앞두고 스포츠월드와 만난 산들은 “오랜만에 나오는 앨범이라 너무너무 떨린다. 기대도 많이 된다. 솔로 앨범을 낼 수 있다는 자체 만으로 축복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산들의 솔로 앨범에 앞서 B1A4 3인의 앨범이 준비되고 있었다. 산들은 “신우 형이 갑자기 군대에 가게 돼서 앨범은 안 되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나서 바로 솔로 앨범 준비를 시작했다”고 밝게 웃었다. ‘날씨 좋은 날’ 에는 산들의 자작곡을 포함해 멤버 신우의 자작곡, 공찬과의 듀엣곡 등 B1A4 멤버들의 손길이 닿아있다.

 

산들에게도, B1A4에게도 지난 3년은 순탄치 않은 시간이었다. 그래서 더 고민했고, 그래서 더 공들인 앨범이 탄생할 수 있었다. 스스로가 괜찮지 않아서, 오히려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었다는 그의 진심이 녹아있는 앨범이다. 요즘처럼 ‘날씨 좋은 날’. 산들의 깊은 감성과 청량한 목소리가 리스너들에게 따스한 위로로 다가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콕 집어 윤종신에게 곡을 부탁한 이유는 무엇인가.

 

“(솔로) 1집을 만들 땐 박원 형님의 곡을 많이 듣고 있을 때였다. 그래서 회사에 협업을 문의했고, 박원 형님과 작업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비슷했다. 윤종신 선배님의 곡을 돋고 선배님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욕심을 내서 회사에 부탁드렸다. 그런데 선뜻 수락해 주셔서 감사했다. 사실 선배님의 번호도 잘 모르고 개인적으로 연락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꼭 선배님의 곡을 받고 싶었고, 만일 받는다면 ‘무조건 타이틀’이라고 생각했다. 

 

“(수록곡) ‘괜찮아요’는 1년 전에 이미 써놨던 노래다. 가장 괜찮지 않을 때, 내가 괜찮지 않으니까 썼던 곡이다. 나는 정말 밝은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내가 괜찮지 않을 때 이렇게까지 힘들구나.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까 오지랖이 생기더라. ‘괜찮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내가 그 당시 듣고 싶었던 말이기도 하다. 이번 앨범의 큰 틀이 해준 것이 ‘위로’와 ‘힐링’이다. 그 시기에 윤종신 선배님의 ‘오르막길’을 정말 많이 들었다. 듣다보니 윤종신 선배님에게 꼭 곡을 받아 부르고 싶었다.”

 

-녹음 비하인드 스토리도 궁금하다. 

 

“윤종신 선님민이 가이드를 보내주신 뒤에 하루동안 노래를 미친듯이 연습하고, 내 목소리로 다시 가이드를 녹음해 보내드렸다. 가사에 대한 해석을 하기 전에 내 목소리로 느낌만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랬더니 선배님께서 한 번 만났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선배님의 작업실에 가서 노래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셨다. 요즘 미세먼지가 많지 않나. ‘날씨 좋은 날’은 미세먼지 없는 귀한 날에 문득 예전에 만났던 연인을 떠올리는 내용이다. 이렇게 날씨 좋은 날에 우리가 항상 같이 있었는데, 회상하며 하나하나 정리해 간다. 너도 잘 살아줬으면 좋겠다, 나도 잘 살겠다고 이야기하는 곡이다. 선배님께서 그 사람의 마음을 잘 연기해줬으면 좋겠다고 차근차근 설명해주셨다. 원래는 혼자 공부하듯 해야하는데 가사를 쓴 선배님의 설명을 직접 들을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5분이 넘는 노래다. 마치 대서사시 같은 느낌이랄까.(웃음) 내가 너무 해보고 싶었던 ‘웅장한’ 느낌의 곡이었다. ‘날씨 좋은 날’을 처음 듣는데 딱 그 느낌이었다. 잘 부르고 싶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

 

-듣는 순간 ‘윤종신’이 떠오르는 곡이다. 창법도 작곡가에 맞춘 건가.

 

“나도 몰랐는데, 조금 비슷한 부분들이 있었다. 노래를 부르다보니 선배님이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소리가 이렇게 나는지 파악이 되더라. 선배님과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겹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듣는 분들이 윤종신 선배님의 느낌이 많이 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내 나름대로의 감성과 느낌을 많이 넣으려고 했고, 창법이 바뀐 건 없다. 선배님처럼 (창법을) 바꾸려 한 건 아니고, 앨범 전체적으로 소리를 조금 더 부드럽게 내려고 노력했다. 예전 같았으면 더 투박한 소리가 나왔을 것 같다. 이번엔 더 부드럽게 내고자 노력했다.”

 

-‘송 캠프’ 참여는 어떻게 이뤄졌나

 

“뮤직비디오 촬영 일정이 나왔는데, 마침 베를린에서 송 캠프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여 신청을 했다. ‘송 캠프’가 낯선 분들도 많을 거다. 사실 나도 잘 몰랐었다. 모닥불 피우고 통기타를 치면서 하는 건 줄 알았다.(웃음) 그런데 도심 중앙의 폐공장에 녹음실을 만들어두고 삼삼오오 방에 들어가 곡을 쓰는 환경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그림이 아니었다. 정말 현대적인 하얀 방에서, 서로 말도 잘 안 통하는 사람들끼리 바디랭기지로 곡을 썼다. 정말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새로운 느낌의 곡을 쓸 수 있는 기회였고, 그렇게 탄생한 곡이 ‘이 사람’이다. 타이틀곡 ‘날씨 좋은 날’ 뮤직비디오 레퍼런스가 영화 ‘비포 선라이즈’였다. 감독님께서 영화를 꼭 보고오라고 하셔서 미리 봤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서 시리즈를 다 봤다. 감상에 젖어있는 상태에서 사랑에 대해 직설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상대방은 나에게 ‘우리 사랑을 끝내자’고 하지만 남자는 ‘너 없이는 살 수 없다, 함께하자’라고 말하며 서로 부딪히는 그런 내용이다. 영화의 감성을 살려 이별과 만남의 이야기를 쓰고자 했고, 베를린 느낌도 추가됐다. 내 평소 느낌과 전혀 다른 신선한 노래가 나왔다.”

 

-신우의 자작곡 ‘사선’은 어떤 곡인가.

 

“신우형이 곡을 쓰면 항상 가이드 녹음을 부탁했다. 당시엔 ‘사선’ 벌스만 나와있던 상태였는데, 벌스만 듣고 내게 달라고 이야기했다. 가사가 너무 신우형스러웠다. 아닌 건 아니라고 하는 말이 고집불통 신우형 같았다.(웃음) 바로 옆에서 10년간 형을 지켜본 동생으로서 내가 표현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신우 형이 군대 간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가서 녹음부터 하자고 했다.(웃음) 그렇게 탄생한 곡이다. 가사가 너무 좋은 게 신우형의 모습만 들어간 건 아니고, 자기 자신을 채찍질하고 자책하는 부분들도 있다. 도망가고 싶기도 하겠지만, 그러지 말라고 스스로에게 이야기하는 말들을 들으면 힐링이 될 거다.” 

 

-‘괜찮아요’를 쓸 당시의 상황은 어땠었나.

 

“당시 재계약을 비롯해 여러가지 상황이 있었다. 내가 ‘괜찮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래도 괜찮아지려 노력했다. 일부러 노력하기 보단 서서히 괜찮아졌던 것 같다. 그런 시기에 든 생각이다. 내가 힘드니까, 지금 내가 이렇게 힘든데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겠나 하는 생각. 그들을 위로할 수 있는 곡을 쓰고 싶었다. 그게 ‘괜찮아요’다. 전체적으로 위로, 힐링의 느낌을 담은 곡이면 좋겠다 싶었다.”

 

-무엇이 가장 힘들게 느껴졌나.

 

“항상 보던 사람들이 이제 항상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겠구나. 당연하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되는 과정이 낯설었다. 사람이 살다보면 이런 일도 있을 수 있구나 싶어 마음을 내려놓게 됐다. 모든 일이 내 계획대로 이뤄지는 게 아니구나, 모든 일에 마음 쓰지 말아야겠다, 조금 내려놓는 방법도 배웠다.”

 

-지금은 어떤가.

 

“사실은 정말 안 괜찮았다. 나도 이렇게 안 괜찮을지 몰랐다.(웃음) 내 인생엔 굴곡이 없을 줄 알았다. 너무 편하게만 살아왔나 생각을 할 정도였다. 가사를 써도 정말 평범했다. 그런 나에게 큰 굴곡이 생기니까..너무 슬프긴 했지만 마냥 싫지많은 않은 기분이었다. 곡 작업을 하면서 조금은 성숙해진 내 모습을 보면서 음악이랑 더 가까워지는 느낌도 들었다. 그러면서 치유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지금은, 너무 괜찮다.”

 

-이번 앨범을 스스로 평가하자면.

 

“앨범이 완성되고 나면 조금 아쉽기도 해야 앞으로 더 멋있는 앨범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지만, 나는 지금 너무 뿌듯하다.(웃음) 이번 앨범의 수록된 여섯 곡 모두 다른 느낌의 곡이다. 그게 나에게 정말 큰 도전이었다. 한 앨범에 비슷한 느낌의 곡들이 수록된다면 그렇게 괴롭진 않을거다. 반면 여섯 곡이 다 다르면 (힘들다). 웃다가 울다가 화도 냈다가 감정들이 왔다갔다. 소리고 크게 썼다가, 작게 썼다가 정말 많은 생각을 해야한다. 결과물도 나쁘지 않게 잘 나왔다. 그래서 완성된 앨범이 더 뿌듯한 것 같다. ”

 

-대중에겐 어떤 평가를 받고 싶나.

 

“나는 기대를 많이 하는 편이다. 이번 앨범도 내가 작업했으니 더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웃음) 김칫국을 많이 마시는 편이고, 그럴수록 스트레스도 더 많이 받는다. 뿌듯하고 내가 좋았으니 우선 만족스럽다. 많은 분들이 노래를 듣고 ‘아, 이런 노래도 있구나’ ‘산들이 이런 식으로도 노래할 수 있구나’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예전에 비해 조금은 달라졌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가수로 보이기 바란다. 지금도 계속 발전하고 있는 가수로서 나온 앨범이니까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가수 산들의 고민이 있다면.

 

“내가 계속 가수를 할 수 있을까. 노래를 할 수 있을까. 가장 어려운 고민이다. 할 수 있겠지, 할 수 있을거야. 막연하게 생각하긴 했다. 이후엔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까, 어떤 노래를 만들어야할까 고민했다. 가만히 있으면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이번 앨범을 작업하며 그런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다. 이번 앨범에 대해서는 큰 걱정이 없었다. 후회하고 싶진 않았다. 대신 이 다음은 뭘까 고민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고민인 것도 같다.(웃음) 사람들 앞에서 내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다는 자체가 축복이다. 가수를 하면서 뮤지컬 배우, 라디오 DJ, 방송 출연을 할 수 있다는 모든 것에 감사하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쓴 노래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는 거다. 약간 징그럽긴 하지만 ‘넌 혼자가 아니야’라는 이야길 노래로 듣는다면 은근 힘이 된다. 그런 노래를 할 수 있는 가수여서 좋다. 앞으로도 그렇게 활동하고 싶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W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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