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열혈사제’ 안창환 “쏭삭 향한 응원, 더 나은 캐릭터 만들 수 있었죠”(인터뷰①)

입력 : 2019-05-20 19:30:00 수정 : 2019-05-20 11:11:57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배우 안창환이 ‘열혈사제’ 쏭삭 캐릭터를 위한 노력을 돌아봤다.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는 최종화에서 무려 20%의 시청률을 넘기며 호평 속에 종영했다. 나아가 ‘권선징악’의 강렬한 메시지와 함께 “We Will be Back”이라는 통쾌한 자막으로 시즌2를 예고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열혈사제’는 다혈질 가톨릭 사제와 형사가 노(老) 신부 살인 사건으로 만나 공조수사를 시작하는 익스트림 코믹 수사극. 안창환은 극 중 태국 오지 출신의 순박하고 밝은 태국 청년 쏭삭 테카라타나푸라서트(이하 ‘쏭삭’)을 연기했다. 그는 태국 왕실 경호원 출신이라는 엄청난 과거를 숨긴 채 구담구 중국집 배달원으로 온갖 설움을 버텨나갔다. 마침내 구담구 악의 카르텔을 처치하기 위해 정체를 드러낸 쏭삭의 액션신은 무려 23.6%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최근 스포츠월드와 만난 안창환은 “사랑해 주신 여러분 덕에 쏭삭이라는 캐릭터가 더 살아날 수 있었다”면서 시청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또 “6개월 동안 동고동락했던 감독님, 배우들, 스태프분들과 잠시나마 헤어져야 한다는 게 시원섭섭하면서도 그리워질 것 같다. 시청자분들이 과분한 사랑을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인터뷰를 통해 가장 놀랐던 점은 그가 한 번도 태국을 가보지 않은 채 쏭삭 캐릭터를 완성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더 어려웠던 것 같다”는 그가 찾은 방법은 한국에 있는 태국인과의 만남이었다. 친구를 통해 소개받은 태국인을 보고 가장 먼저 생각난 단어는 ‘순수함’이었고, 그 순수함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똘마니 캐릭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그가 또 한번 대표작을 갈아 치웠다. 최고 시청률에 빛나는 최고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한 오랜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했다. 뜨거운 남자 쏭삭 캐릭터를 완성시킨 배우 안창환을 만나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떻게 쏭삭 캐릭터를 만들어나갔나.

 

“예전에 ‘빨래’라는 공연에서 본 외국인 노동자 캐릭터가 먼저 생각났다. 태국인은 없었지만, 외국인 노동자를 떠올리면서 나름대로의 설정을 해나갔다. 태국 아나운서들이 말하는 영상도 찾아보고, 실제로 태국분을 만나보기도 했다. 그분을 만나면서 가장 뇌리에 박혔던 건 '순수함'이었다. 눈이 정말 맑더라.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피부로 와닿았다. 이야기만 들었을 때와는 또 다르더라. 태국 사람을 연기하는 점에 있어서 자유로웠던 이유 중 하나는 국내에 전형적인 태국 사람의 이미지가 없었다는 것 때문이었다. 반면 태국을 직접 갔다오면 더 달라질 것 같다.”

 

-태닝을 해서 만든 피부색이라니 놀랍다.

 

“6개월간 태닝을 했다.(웃음) 처음엔 차라리 따뜻한 지방에 가서 자연스레 태워볼까도 생각했지만 포기했다. 태닝도 단계가 있더라. 나는 중급으로 받았는데, 사람마다 자기 피부에 맞는 단계가 있다고 들었다. 다만 한 번 한다고 색이 유지 되는 게 아니라 이틀만 돼도 색이 돌아온다. 그리고 태닝 로션도 비싸더라.(웃음) 촬영 전날에도 하고 6개월동안 쭉 피부색을 유지하려 애썼다. 인물 설명에 쏭삭이 태국 ‘매홍손’ 출신이라고 써있었다. 그 지방 분들 피부색이 엄청 검다고 들었고, 감독님께서도 피부색 이야기를 계속하셨다. 더 어두워 지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그런 색이 안 나왔다. 사실 태닝도 중독성이 있더라. 그런데 어느날 옷을 입었는데 일상복을 입었더니 너무 촌스러워 보였다.(웃음) 계속 쏭삭 의상만 입고 있다가 정장을 입어도, 티셔츠를 입어도 이상해보였다. 속이 상했다.(웃음) 그래서 단숨에 끊었다.”

 

-왕실 경호원 출신의 반전은 미리 알고 있었나.

 

“처음엔 인물 소개에도 ‘왕실경호원 출신’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그러다 중간에 사라졌다. 반전이 미리보기에 있으면 안되니까(웃음) 애초에 왕실경호원 출신이라는 설명이 있었을 때도 반전 있는 인물이라는 생각은 못했다. 출신이 그래도 끝까지 참는 역할이라 생각했다. 쏭삭이 라이징문 앞에서 거대학 악당을 물리칠 거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단지 감독님이 발차기를 연습하라고 하셨으니 액션은 나오겠구나 생각했다. 무에타이를 짧게 배워서 왕실 경호원을 할 만큼은 아니었다. 내가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주위의 시선 덕분이다. 쏭삭을 바라보는 시선과 반응들이 더 나은 캐릭터를 만들어 준 것 같아 감사하다. 주변에서 칭찬을 많이 해주면 더 기분 좋아지고 더 진중해지는 것 같다. 그리고 내 역할에 대해 더 고민해보게 된다.”

 

-긴 오디션 과정을 거쳤다고 들었다. 재미난 에피소드는 없었나.

 

“첫 오디션을 봤을 땐 후덕했다.(웃음) 감독님께서 2kg 정도만 빼보라고 하셨는데, 다른 작품을 촬영하고 있어서 못 뺐다. 다음 오디션에 갔는데 감독님께서 물으시더라. ‘노력하긴 했는데 안 됐다’고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했다. 쏭삭이 되고 나서 독기를 뿜고 뺐다. 8kg은 뺀 것 같다. 살 빠져도 티가 잘 안 나는 편인데, 빼고 나니 확실히 불쌍해 보이긴 하더라.(웃음) 먹는 걸 조절하고 운동을 만힝 했더니 몸이 아프더라. 두 번 정도 아프다보니 살이 다 빠졌다.(웃음)”

 

-쏭삭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모자는 어떻게 탄생했나

 

“어떻게 하면 태국 사람처럼 보일 수 있을까 고민했다. 사실 그 모자는 공연할 때 연출님께서 주신 모자다. 한번 썼다니 좋아서 달라고 졸랐다. 흔쾌히 주시더라.(웃음) 삭발하고 다닐 때라 머리가 너무 추웠다. 그런 생각도 있었다. 태국인이 생활하기에 한국은 춥지 않을까. 머리를 따뜻하게 해볼까 해서 첫 리딩 때 모자를 쓰고 갔는데, 감독님께서 괜찮을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다행히 쏭삭이라는 인물과 잘 어울린 것 같다. 성당 미사 때 딱 한 신 안썼다. 미사 때는 쓰면 안 된다고 하더라.(웃음)”

 

-김남길을 향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

 

“주변 사람들을 위로해 줄 수 있는 따듯한 분이었다. 남길이 형에게 그런 마음을 너무 많이 받았다. 형이 차근차근 올라와서 그런지 밑에 있는 후배들의 마음을 너무 잘 알시더라. 본인이 아픈데도 오히려 후배들을 먼저 챙겨주신다. 솔직함 속에 따뜻한 알맹이들이 있다. 김남길이라는 사람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배우 활동을 하면서 롤모델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을 통해 인간적으로도, 배우로도 김남길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남길이 형처럼 경험이 쌓이고 후배들이 생기게 된다면 과연 나는 형처럼 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다. 지금으로서는 못 할 것 같다. 이상하다.(웃음) 형의 매력에 푹 빠진 것 같다.”(인터뷰 ②에서 계속)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