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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길버트 그레이프'가 전하는 애틋한 가족애…비만 치료에 주변 관심이 필요한 이유

입력 : 2019-03-06 03:00:00 수정 : 2019-03-05 19:3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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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존재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1인가구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지난달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1인가구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전체 가구의 28.6%나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부와 미혼 자녀로 구성된 핵가족의 비중을 넘어서는 수치다.

이제는 ‘핵가족화’가 ‘개인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정을 공유하고 때로는 아픔도 보듬어줄 수 있는 가족의 존재가 옅어지고 개인이 점점 고립돼가는 것은 아닌지 마음 한 켠이 무거워졌다. 가족의 애틋함을 그린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를 다시 꺼내보게 된 이유도 그 때문이다.

미국 아이오와주의 소도시 엔도라에 살고 있는 청년 길버트(조니 뎁 분)는 폭식증에 걸린 어머니와 정신지체를 앓는 동생 어니(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 그리고 누나, 여동생을 돌본다. 철저히 가족을 위해서만 살던 길버트의 인생은 자동차 고장으로 우연히 엔도라에 머물게 된 베키(줄리엣 루이스 분)를 만나며 변곡점을 맡는다. 길버트는 자유로운 삶을 사는 베키와 함께하길 원하지만 보살핌이 필요한 어머니와 동생이 눈에 밟혀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동생도 문제이지만 길버트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어머니다. 200㎏이 넘는 몸무게로 인해 걷기조차 어려운 그의 어머니는 동네에서 ‘고래 아줌마’로 조롱받을 정도로 심한 비만을 앓고 있다. 제 스스로 거동조차 버거워 지팡이에 의지해 한 발짝 움직일 때마다 전신에 고통을 호소하는 어머니의 존재는 길버트를 포함한 모든 가족구성원을 슬프게 만든다.

실제로 비만은 정신·육체적으로 큰 고통을 주는 질환이다. 갖가지 성인병 발병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늘어난 몸무게가 척추와 관절을 눌러 큰 부담을 안겨주기 때문에 디스크(추간판) 질환과 관절염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버트는 원망의 화살을 어머니에게 돌리지 않는다. 오히려 길버트는 소원을 묻는 베키의 질문에 “어머니가 에어로빅 레슨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대답한다. 자신의 처지보다 항상 가족의 건강을 위하는 길버트의 간절한 바람이 단적으로 나타나는 대목이다.

비만 치료에는 식이조절이 필수적이다. 열량을 조절하면서도 사골이나 뼈째 먹는 생선, 우유 등 칼슘이 많은 음식을 주로 섭취하고 과일과 채소를 통해 비타민과 섬유질을 보충해줘야 한다. 그러나 혼자서 식사를 꾸준히 관리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비만을 포함한 모든 질환을 치료하는데 있어 가족 혹은 주변인들의 꾸준한 관심이 큰 도움이 되는 이유다.

점차 개인화 돼가는 사회 속에서 가족도 챙기기 어려운 것을 타인에게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지나친 요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이의 도움 없이 혼자 건강을 지키는 것은 어렵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오늘부터라도 가족과 가까운 지인들의 건강은 어떤지 걱정하는 마음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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