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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무비] ‘사바하’의 발견, 신예 이재인 소름 돋는 존재감

입력 : 2019-02-19 08:21:26 수정 : 2019-02-19 08: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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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경우 기자] "정말 어딘가에 진짜가 있을까?" 

 

영화 ‘사바하’에서 박목사(이정재)는 자신에게 비슷한 질문을 반복한다. 122분 러닝타임 내내 영화는 칠흑같이 어두운 세상을 더듬어 간다. 영화에 등장하는 종교적 내용들은 허구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 영화에서 배우 이재인의 존재감은 ‘진짜’다. 소녀는 관객을 공포로 이끌고 번민하게 하다가 구원의 손길을 내민다. ‘검은 사제들’의 박소담, ‘곡성’의 김환희, 그리고 지난해 ‘마녀’에 등장한 김다미의 연기가 좋았다면 이제 ‘사바하’를 봐야 할 차례다. 

 

이재인은 누구인가? 영화의 시작과 함께 나오는 내레이션부터 심상치 않다. 말린 먹태처럼 바삭바삭 하지만 끈적한 호소력을 겸비한 독특한 목소리다. 오싹함과 연민을 불러오는 깊은 눈빛과 표정, 뒷모습을 보인 채 그냥 서 있기만 해도 메시지가 전달 되는 무서운 연기력이 놀랍다. 2004년생 원숭이띠, 만 15세 이재인은 어른도 하기 어렵다는 1인 2역, 금화와 ‘그것‘을 삭발까지 감행하며 스크린에 완벽하게 녹여낸다. 함께 출연한 모든 배우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연기력은 어느날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 물론 아역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영화는 사바하가 9번째, 출연한 드라마만 해도 무려 11편에 달한다. 

 

이재인을 만나려면 일단 영화에 집중하자. 장재현 감독은 전작 '검은 사제들'로 역대급 공포를 영화팬들에게 선물한 인물. “너희가 미워서 왔다”라는 명대사는 지금도 종종 회자될 정도다. 이번 작품 역시 무섭고 또 무섭다. 염소가 울고 굿판이 벌어지고 시커먼 뱀이 나오는 도입부가 일단 관객을 압도한다.

 

장감독은 본인의 관심사인 ‘종교’와 그 속에 깃든 ‘인간’이라는 화두를 이번 작품을 통해 더 깊이 파고들었다. 전작이 가톨릭 구마 사제와 부마자라는 캐릭터가 서사를 이끌고 갔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불교와 미륵신앙, 근대 이후 이 땅에 뿌리내린 종교들을 꽉꽉 눌러 담은 독특한 서사가 캐릭터를 끌고 간다. 감독과 주연 배우는 “종교 영화가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치지만 이 영화의 ‘재미’를 담당하는 것은 종교가 갖고 있는 신비주의적 속성이다. 영화는 이런 장르적 요소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다. 장재현 감독이 3년을 넘게 ‘피를 토하고 뼈를 갈아 넣은’ 결과물의 완성도는 차고 넘칠 정도다. 촬영, 음악, 미술, 세트, 편집 등 모든 부분에서 잘 다듬어진 모습을 보여준다. 이정재-박정민 투톱에 ‘대세’ 진선규가 가세하고 유지태, 정진영, 이다윗 등이 진용을 꾸린 출연진 역시 빈 틈을 찾아보기 어렵다. 20일 개봉. 15세 관람가. kwju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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