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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박기원 감독, 체력 리스크에도 ‘강행군’ 이유

입력 : 2018-09-18 06:47:24 수정 : 2018-09-18 06:4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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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대한항공이 맥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지 않았다.”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은 다가올 2018~2019시즌 V리그의 강력한 우승 후보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외국인 선수 가스파리니가 건재하고, 세터 한선수를 중심으로 곽승석-정지석 라인이 여전하다. 이번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FA) 자격을 얻는 정지석은 속도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하고 있어 오히려 강력해졌다는 평가다. 여기에 FA 센터 김규민을 영입하면서 진성태-진상헌으로 이어지는 센터라인도 든든하다. 리베로 정민수에 백업 세터 황승빈과 레프트 라이트를 오가며 알토란 활약을 펼칠 김학민까지 백업까지 속이 꽉 찼다.

 

현장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현대캐피탈이 파다르와 전광인을 영입하면서 공격력을 강화했지만, 짜임새를 갖추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강점과 약점이 분명하다”면서 “조직력이나 짜임새에서는 여전히 대한항공이 앞서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체력이다. 주전 선수 대부분이 30대이다. 박기원 감독은 지난 시즌 체력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선수단 체력을 2라운드 막판부터 끌어올렸다. 이는 주효했다. 시즌 초반 부진으로 정규리그 3위에 머물렀지만, 막판 기세가 무서울 정도로 올라섰다. 챔프전 우승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체력 관리는 이번 시즌에도 대한항공의 핵심 키워드이다. 지난 시즌의 시행 착오를 거쳐 더 디테일하게 준비해 왔다.

 

때문에 최근 막을 내린 KOVO컵에서 2진을 주로 활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했다. 아시안게임 차출로 한선수, 곽승석, 정지석 등의 체력이 떨어졌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 역시 그렇게 구상했다. 그런데 대회 직전 구상을 전면 수정했고, 베스트 멤버로 대회를 치렀다. 결과적으로 대한항공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이에 일각에서는 “어차피 떨어질 것이었다면, 주전조에 휴식을 부여했어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가 일어났다. 박기원 감독은 왜 기존 구상을 전면 수정했을까.

팬을 위한 선택이었다. 박기원 감독은 “체력이 1~2주 빠짝 운동한다고 올라오는 것이 아니다. 수개월 프로그램에 따라 훈련 및 관리 해야지 성과가 나온다. 그 개념에서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는 것이 맞다”면서도 “하지만 대한항공이 맥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줘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단발성 대회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사실 대부분 구단이 컵대회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리그 개막을 앞두고 연습게임 개념으로 참가한다. 때문에 외국인 선수를 무리해서 출전시키지 않고, 주축 선수의 출전 시간도 조절한다. 이것을 두고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구단의 색깔이나 감독의 지휘 철학에 따라 선택과 결정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기원 감독은 프로그램을 수정해서라도 ‘디펜딩 챔피언’인 대한항공과 팀을 지지하는 팬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이 구상은 실패했다. 하지만 이 실패는 진한 메시지는 던져준다. 프로는 팬이 있어야 생존한다. 성적지상주의에서 탈피해 팬을 위한 배구를 해야 한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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