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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의 독한S다이어리] ② IBK기업은행, 패했기에 더 아쉬웠던 행보

입력 : 2018-03-30 14:35:10 수정 : 2018-03-30 17: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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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IBK기업은행의 행보가 마음에 걸린다. 

여자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은 도드람 V리그 2017~2018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 올랐다. 분명 우승 기회를 놓친 것은 아쉬운 대목이지만, 6시즌 연속 챔프전에 올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박수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챔프전에서 보여준 IBK기업은행의 행보와 물러남은 챔프전 통산 3회 우승팀답지 않았다.  

▲IBK기업은행의 운용 아쉬움 

도로공사는 챔프전 3차전을 앞두고 ‘욕심부리지 않겠다’는 말을 했다. 김종민 감독은 “처음으로 돌아가 초심으로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프런트는 그럴 수 없었다. 우승 상황에 대비해 세리머니 준비를 해야 했다. 다만 경기장이 원정인 경기도 화성종합체육관. 홈팀인 IBK기업은행의 협조가 필요하다. 

한 마디로 일사천리로 진행되지 못했다. 도로공사 측은 창단 첫 통합우승인 만큼 세리머니로 종이 꽃가루를 날리고자 요청했지만 IBK기업은행이 곧바로 답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KOVO 규정상 경기 종료 후 세리머니 꽃가루에 대한 제한 규정은 없으며 ‘홈 구단과 협조해 진행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결과적으로 IBK기업은행 측에서 수락하기는 했지만, 상대가 느낀 과정의 아쉬움은 컸다. 배구계 관계자는 “IBK기업은행도 원정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어서, 홈 팀과의 조율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다”며 아쉬운 대목이라고 귀띔했다. 

그렇다면 IBK기업은행의 입장은 어떨까. IBK기업은행 측은 “3차전 전날밤 도로공사 측과 통화를 했다. 다음날 아침에 답변을 준 것”이라며 “도로공사 구단과 우리 구단은 친하다. 그럴 리 있겠느냐”고 오해라고 해명했다. IBK기업은행은 조율 과정에서 구단간의 답변을 주고받은 시간적 문제라고 해명했다. 

또 다른 사건도 있다. 챔프전 3차전 전날 화성종합체육관에선 도로공사의 훈련이 예정돼 있었다. 이때 IBK기업은행의 화성체육관에는 코트 내 히터가 작동되지 않았다고 한다. 체육관 조명도 문제가 있었다 .도로공사 선수단은 추위 속에서 훈련을 했고, 어둠 속에서 짐을 챙겨 체육관을 나왔다.

이 부분에서 IBK기업은행 측은 당시 체육관 담당자와 상황을 확인한 결과, 히터 부분 등 지원을 다 했다고 확인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홈구장을 상대팀이 사용하게 된다면 어느 정도 준비를 해놓고 확인을 거치는 게 예의임을 감안하면 이런 논란 자체가 아쉬운 게 사실이다. 

▲’아름다운 패배’를 위한 행보는?

챔프전 종료 직후 경기장을 찾은 은행 임원들이 어김없이 코트로 내려왔다. 챔프전에서 패한 선수들은 아픈 마음을 달랠 시간도 없이 ‘도열’을 했다. 선수단과 일일이 악수를 하면서 존재감을 알려야 했다. 특히나 이날 화성종합체육관에는 대규모 IBK기업은행 동원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관중 대부분 정장 차림이었으며, IBK기업은행 배지를 달고 있었다. 앞서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1차전에서 김천시민 만원 관중이 경기장을 찾은 것과 사뭇 다른 모습. 물론 도열은 선수단을 위로하는 측면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 다만 굳이 코트 위에서 해야 할 이유는 없다. 

백보 양보해 이것이 은행 구단의 관행이라고 하자.(최근 배구판에는 경기 후 선수 도열과 임원 인사는 사라지는 분위기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모든 선수가 도열해 악수를 하면서도, 도로공사의 우승 시상식에서는 몇몇 선수들만 참석했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은 IBK기업은행의 우승 때 선수단 전원이 참석해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냉혹한 프로세계에 ‘아름다운 패배’가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그렇게 축하를 받았던 IBK기업은행이 패자의 입장에서는 100% 돌려주지 못했다. 물론 고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고의라면 프로의 자격이 없다. 실제로 몇몇 선수는 도핑, 또 몇몇 주요 선수는 아이싱 등 정신없이 바쁜 경기 후를 보냈다. 그렇더라도 작년을 생각하면 이를 의식하면서 일부러라도 참석해 박수를 보내줬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KOVO, 권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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