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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길진과 세상만사] 168. 단단함과 부드러움의 조화

입력 : 2018-01-02 19:08:09 수정 : 2018-01-02 1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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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소니를 비롯하여 일본 전자업계가 세계 하드웨어 시장을 석권했을 때 미국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일본이 하드웨어에 강세를 보여도 소프트웨어의 뒷받침이 없으면 관련업계의 승패는 금방 결정되기 때문. 결국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앞세운 미국은 수 년 만에 시장을 장악했다. 반면 일본 하드웨어의 메카였던 소니는 매출 급락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소니의 매출 하락은 일본 전자업계에 큰 충격을 주었고, 아직까지 예전의 명성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기계적인 것이 아니더라도 세상 모든 것에는 단단함과 부드러움이 함께 있어야 하고, 더 나아가 부드러움이 단단함을 컨트롤 할 수 있어야 한다. 전자책이 등장했을 때만 해도 종이책의 미래는 불투명해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출판시장에서 전자책이 대세를 이룰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지금 전자책과 종이책은 저마다의 시장을 확보한 채 공존하고 있다. 경쟁관계가 아니라 상생하고 있는 것이다.

영혼 세계도 마찬가지다. 하드웨어적으로는 영혼 세계를 증명할 수 없다. 일단 형상이 없기 때문이다. 크게 보면 영혼 증명은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님에도 그동안 온갖 최첨단 기계를 동원해 밝히려 했다. 적외선 카메라부터 음파 측정기 등 영혼이 자주 출몰한다는 곳에 설치한 장치들은 첩보 영화를 연상시킬 정도다. 그러나 영혼은 이런 하드웨어의 발달과 전혀 무관해 보인다. 오히려 최첨단 장치가 영혼을 찍었다는 기록보다 일반인들이 우연히 찍은 영혼 사진들이 더 많다. 사실 인간은 매일 디지털 카메라와 핸드폰 카메라로 영혼을 찍고 있다. 결국 인간 자신이 영혼이라는 얘기다. 사람은 육체와 영혼으로 구성되어 있는데도 이를 간과한 채 영혼 사진만을 찍으려 하니 이게 될 말인가.

영혼을 증명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다름 아닌 바로 인간을 먼저 증명하는 것이다. 인간이 존재할 수 없다면 당연히 영혼도 없다. 그러니 인간 존재의 이유를 밝힌다면 영혼이 증명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를 간과하고 최첨단 장비를 동원해 영혼을 증명하려드니 영계도 이를 거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기에도 한계는 있다. 존재 자체를 사진이나 필름에 담을 수는 있지만 과학적으로 증명하려면 사진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영혼의 증명은 하드웨어만 갖췄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이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영혼 소프트웨어가 필수적이다. 영혼을 직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만들어진 뒤에야 이 모든 것이 가능해진다. 구명시식 또한 이런 영혼 소프트웨어의 원형 중 하나다.

구명시식 후 마치 키가 크듯 영혼도 성장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곤 한다. 육체는 나이가 들면 줄어들어도 영혼의 키만큼은 부쩍 자라는 희귀한 현상이 발생한다. 요즘 인간의 키를 늘리는 의학기술이 많이 발달했지만 인간의 키에는 한계가 있다. 뼈는 늘릴 수 있지만 문제는 근육이다. 의학적으로 뼈를 지탱하는 근육은 운동을 통해서만 키울 수 있다. 뼈가 하드웨어라면 근육은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다.

이는 진심으로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반성해 삶의 지혜를 깨달은 사람들만이 누리는 혜택이다. 혹자는 기적을 바라고, 또는 조상으로부터 좋은 운을 받기 위해 구명시식을 올린다고 하지만 정작 구명시식의 가장 큰 기적은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데 있다. 그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인간의 하드웨어는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사라진다. 반대로 영혼은 성장할수록 빛나고 아름다워진다. 즉 인간의 하드웨어가 세월이 흐름에 따라 소멸하는 듯 보여도 영적인 성숙은 더 크게 일어나는 것이다. 영혼을 성장시키는 기적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음을 비우고 명상을 하고, 인생을 관조하며 삶을 성찰해 인간의 본성을 노래한 시를 가까이 한다면 스스로 새로운 내적 성장을 맞게 될 것이다. 시인의 노래도 결국은 영혼 소프트웨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hooam.com/ whoiam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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